전체기사

2026.03.20 (금)

  • 맑음동두천 10.3℃
  • 맑음강릉 14.5℃
  • 맑음서울 11.0℃
  • 맑음대전 10.8℃
  • 맑음대구 13.6℃
  • 맑음울산 13.6℃
  • 맑음광주 13.0℃
  • 맑음부산 14.9℃
  • 맑음고창 11.5℃
  • 구름많음제주 12.8℃
  • 맑음강화 9.7℃
  • 맑음보은 10.8℃
  • 맑음금산 12.2℃
  • 맑음강진군 14.3℃
  • 맑음경주시 14.7℃
  • 맑음거제 14.4℃
기상청 제공

건강/스포츠

링의 왕자가 다시 살아난다

URL복사
흑백TV 한대로 동네 주민들을 화합의 장을 만들었던 60년대와 70년대. 프로레슬링은 인기 스포츠 가운데 하나였다. 프로레슬링 하는 날 TV가 있는 다방과 음식점이 특수를 누리고 시골에선 마을 이장이 TV가 있는 집으로 동네사람들을 모으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작은 흑백TV 앞에서 동네 잔치분위기를 연출하던 주민들은 삿갓과 곰방대가 그려진 가운을 입은 ‘박치기왕’ 김일이 비치면 너나 할 것 없이 환호성을 질렀다. 백드롭의 명수인 장영철, 검정타이즈를 입고 가공할 태권당수를 날린 천규덕과 재일동포스타 여건부가 그 배고팠던 그 시절 우리들의 영웅이었다. 자이언트 바바와 안토니오 이노키 등 일본의 라이벌들과 펼친 명승부는 아직까지 많은 이의 뇌리에 남아있다.
반칙으로 일관하는 일본 선수들을 통쾌하게 제압하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배고픔도 잊었고 고달픔과 시름도 잊었다. 이튿날이면 꼬마들이 김일의 박치기를 흉내 내면서 저들끼리 부딪쳐 눈물, 콧물을 쏙 빼기도 했다.
정상에서 급격히 추락한 프로레슬링
원로 프로레슬러 장영철이 지난 8월 세상을 떠났다. 장영철의 73년 인생은 ‘백드롭’의 명수라는 호칭으로 대한민국 남녀노소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고 ‘영웅’이라 불리며 생애 최고의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장영철은 1965년 11월, ‘사각의 링’ 폭력사태를 해명하던 중 ‘프로레슬링은 쇼’라고 말했고 이는 곧 언론에 대서특필됐다.(하지만 이것은 장씨가 프로레슬링의 경기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와전 된 것이 언론에 보도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가 해명에 나섰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한 번 돌아선 팬들은 냉정했고, 프로레슬링은 급격한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 후 김일을 중심으로 역발산, 여건부, 이왕표 등이 재건에 나섰지만 헛수고였다. 이 후에 WWF가 학생들을 중심으로 점점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한국 프로레슬링까지 열기가 뻗친 것은 아니었다. 장충체육관의 수많은 인파 속에서 진행되던 화려한 경기가 시골의 한 체육관에서나 조촐히 치러지는 이벤트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한편, 장영철은 한 번의 실수로 40년 이상 치욕의 세월을 감내해야 하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후배들조차 그를 따돌릴 정도였다. 한 시대를 함께 풍미했던 ‘박치기왕’ 김일과는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지냈고 팬들의 차가운 시선 역시 그에게는 날카로운 화살이 되었다.
21년 만에 공중파 생중계
그러던 중 2000년 프로레슬링을 소재로 한 김지은 감독의 <반칙왕>이 극장가에서 인기를 끌며 사람들은 조금씩 프로레슬링에 관심을 보였다. PC통신을 통해 동호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들은 경기장에서 이왕표와 노지심, 역발산을 응원했다.
또, 기존의 한국프로레슬링협회에 이어 지난 2003년에는 신한국프로레슬링협회가 창단됐다. 신한국프로레슬링협회는 국제적인 레슬러들을 초청한 프로레슬링 대회를 성사시키며 팬들의 관심을 유도했고 결국 21년만의 공중파 생중계를 이뤄냈다. 음지에 묻힐 뻔한 한국 프로레슬링이 다시 고개를 드는 순간이었다.
또, 올해부터 전용체육관과 프로레슬링 역사관을 짓고 한국과 중국, 일본을 연계하는 ‘팬 아시아리그’까지 창설키로 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절반의 성공’
하지만 프로레슬링의 옛 명성을 되돌리기엔 아직 많은 것이 부족하다. 우선 스타플레이어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아무리 재미를 추구한다 하더라도 링에 오를 선수가 없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또,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경기에 관중도 오지 않을 것이란 건 명확한 사실이다. 현재 협회 차원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대회를 통해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하면서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스타감은 발굴되지 않은 상태다.
또한, ‘엔터테이먼트 요소’를 조금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예전과 달리 팬들은 프로레슬링이 하나의 쇼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WWE는 이름에 ‘엔터테인먼트(Entertaiment)’를 명시해 스스로 쇼임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WE가 인기 있는 이유는 레슬러들의 갈등관계가 꼼꼼한 각본 속에 잘 짜여져 있고 따라서 그만큼 긴박감과 박진감을 더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WWE는 한 경기의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로 인해 전개될 새로운 상황들이 팬들의 호기심을 부추기게 만든다. 자기만의 독특한 색깔을 보여주는 레슬러들의 쇼맨쉽도 프로레슬링의 재미를 한층 더 배가 시킨다.
때문에 한국 프로레슬링도 대중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선수들의 발굴 뿐 아니라 치밀한 각본을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요소를 완벽하게 갖춘, 정말 재미있는 스포츠 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물론 프로레슬링의 발전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도 많다. ‘프로레슬링은 가짜’라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더군다나 최근 이종격투기가 인기를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프로레슬링이 예전의 명성을 회복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3D 종목’이라는 점, 그로인한 선수의 부족과 시설의 미비함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비관적인 그들의 예견처럼, 섣불리 프로레슬링이 예전의 폭발적인 인기를 다시 찾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제 화려한 부활을 위해 첫 걸음을 디딘 것뿐이지만 오늘도 사각의 링에서는 여전히 그들의 땀과 노력으로 멋진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언젠가 피니쉬 기술이 작렬하는 순간 수 만명의 관중들의 환호와 환성 속에서 그동안의 고통을 잊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비록 환경은 열악하지만 그들의 꿈이 알차게 영글어 가고 있기에 프로레슬링 부활의 꿈이 불가능한 프로젝트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 프로레슬링이 또 다른 전설을 만들어내고 말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CJ프레시웨이 '푸드 솔루션 페어 2026' 개최..."O2O 기반 식자재 유통 혁신 모델 제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CJ프레시웨는 B2B(기업간거래) 식음산업 박람회인 '푸드 솔루션 페어 2026'을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O2O 기반 식자재 유통 모델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CJ프레시웨이는'푸드 솔루션 페어 2026'의 사전등록 관람객 수가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솔루션 페어 2026'의 사전등록 관람객 수가 행사 일주일 전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120% 증가했고, 외식 프랜차이즈 관계자, 개인 사업자 등 산업 종사자 중심으로 신청이 크게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푸드 솔루션 페어는 식자재 상품 전시와 플랫폼 서비스 체험, 푸드 비즈니스 솔루션 제안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외식·급식 사업자들은 현장에서 식자재 유통과 푸드서비스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살펴보고,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흐름을 체감했다. 특히 CJ프레시웨이가 지난달 지분 투자한 플랫폼 기업 ‘마켓보로’의 온라인 식자재 오픈마켓 ‘식봄’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식자재 유통 혁신 모델을 선보이며 큰 관심을 모았다. 식봄은 외식 사업

정치

더보기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 서울특별시장 출마 선언...“기성 정치인들과 연계된 사업 전수조사”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이 서울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김정철 최고위원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짧지 않은 고민 끝에 저는 서울특별시장 선거에 출마한다. 청산, 심판, 적폐, 종식. 화려한 말들로 장식된 서울의 정치 속에서 정작 시민의 삶은 단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며 “서울은 여전히 청년이 떠나고 삶을 지탱하기 힘들며 가난한 사람이 꿈꾸기 어려운 도시다. 정치는 요란했지만 시민의 삶은 바뀌지 않았다. 김정철이 바꿔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다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낼 저력이 있는 도시다. 제가 그 기적을 다시 시작하겠다. 서울을 다시 성장의 도시로 만들겠다. 적극적인 규제 혁파를 통해 뉴딜 수준의 산업 유치와 개발을 시작하겠다”며 “그동안 산업 성장의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서울특별시)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은 각각 '바이오 연구 및 교육특구', 'K-Culture 관광특구', '시니어 헬스케어특구'로 탈바꿈시켜 서울 북동부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정철 최고위원은 “중랑천은 수변 감성의 거점으로 개발하겠다. 성수동에서 (경기도) 의정부(시) 경계까지 자전거와 러닝 전용 하이웨이

경제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자세 가져라...단 한 방울의 석유라도 더 확보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 중동 상황에 대해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자세를 갖고 단 한 방울의 석유라도 더 확보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중동 전황의 불투명성이 확대되면서 원유와 일부 핵심 원자재에 대한 보다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수급 관리 대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지금은 단 한 방울의 석유라도 더 확보하고, 안정적인 공급선을 개척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시기에 비서실장께서 UAE(United Arab Emirates,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해 원유 2400만 배럴을 확보하고 우리나라에 원유를 최우선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이끌어 낸 것은 매우 큰 성과다”라며 “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와 모든 정부 부처는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점을 엄중한 자세로 가져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대해선 “민생 전반에 대해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사실상 ‘전쟁 추경'이라고 할 이번 추경도 민생 경제의 충격을 덜고 경기 회복의 동력을 계속 살려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편성해야 될 것이다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도한 듯한 제작 연출은 ‘과유불급’이었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된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4’가 큰 인기를 끌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매회 참가자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과 화려한 무대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 속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연 프로그램의 연출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특히 한 여성 참가자의 이야기는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는 결승 무대에서 탑5를 가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2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최종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얻어 순위를 뒤집고 결국 ‘진’의 자리에 올랐다. 실력 있는 가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분명 당연한 결과였고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평가도 나왔다. 우승 자체보다 방송이 보여준 연출 방식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이 참가자는 이미 예선전부터 뛰어난 가창력과 안정된 무대매너로 주목을 받아왔다. 예선 1회전에서 ‘진’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고, 무대마다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며 심사위원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10년 차 가수였지만 그동안 큰 기회를 얻지 못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