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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의 복제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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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임을 증명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너와 다르다’는 점이 내가 살아 있는 증거가 되는 것이라면 나와 똑같은 사람이 나타난다면 어떻게 될까? 포르투갈의 역사에서 인간과 사회, 문명에 대한 통찰력 있는 작품을 펴내고 있는 노벨상 수상작가 주제 사라마구는 자신과 똑같은 대상과 마주하게 되는 도플갱어라는 모티프를 가지고 그 특유의 이야기 실력을 뽐내며 우리에게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무엇 때문에 나인가’를 묻는다.

비디오에 자신이 등장하다
인구 500만의 대도시에서 평범하고 평범한 중학교 역사교사 테르툴리아노 막시모 아폰소는 어느 날 동료교사의 추천으로 비디오 한편을 빌려보다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본다. 자신의 5년 전 모습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평범할 수 없게 된 막시모는 그 단역배우에 대한 집요한 추적을 벌이게 되고 그 배우가 어디 사는지, 그의 본명이 무엇인지 알아내 결국엔 배우와 그 부인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막시모는 어머니 앞에서 자신의 비밀과 고민을 털어놓으며 짓누르던 불안감을 벗어나고 여자친구 마리아와의 결혼을 결심한 반면, 배우인 안토니오 클라로는 자신의 삶을 침범한 막시모에 대한 복수로 마리아 앞에서 막시모의 행세를 하며 그녀를 범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막시모는 아무것도 모르는 마리아를 속여 클라로에 대한 정보를 캐낸 바 있기에 어쩔 수 없이 그의 계획에 끌려가다가 자신도 클라로 행세를 하며 그의 부인 헬레나에게 똑같은 일을 저지른다.

익명성과 몰개성
마르케스, 보르헤스와 함께 20세기 세계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사라마구는 환상적 리얼리즘 안에서도 개인과 역사, 현실과 허구를 가로지르며 우화적 비유와 신랄한 풍자, 경계 없는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해 왔다. 여든넷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왕성한 그의 창작 활동은 세계의 수많은 작가를 고무하고 독자를 매료시키며 작가정신의 살아있는 표본으로 불리고 있다.
이 소설에서도 사라마구는 특유의 감각으로 현대 대도시의 익명성과 자본주의가 가져오는 몰개성을 개인의 죽음으로 은유하고 있다. 남들과 달라 보이기 위해 유행을 따르면서 비슷해지는 사람들, 복제인간들처럼 비슷해지는 성형수술 미인들, 정견 없는 정치인들…. 우리 또한 개성과 개인의 죽음을 수도 없이 목격하고 산다. 생물학적 죽음은 아니더라도 사회적 문화적 정치학적 죽음을 말이다. 내가 너와 다른 점을 찾을 수 없는 수많은 도플갱어들이 서로에게 죽음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 사라마구의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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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로 세우는 경제적 철학과 실행 전략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부의 메신저’를 펴냈다. ‘부의 메신저’는 정은영 저자의 치열하고도 생생한 생존의 기록이자,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경제 전략을 담아낸 책이다. 보험설계사, 자산관리사, 분식점 운영자, 디벨로퍼 투자자 등 다방면의 실전 경험을 통해 저자는 ‘돈에도 무게가 있다’는 교훈을 얻었고, 그 무게를 이겨낼 수 있는 경제적 습관과 태도를 독자에게 제안한다. 특히 부동산과 주식 투자, 수익 파이프라인 구축, 연금 설계 등 현실에 기반한 조언은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실천 지침으로서 힘을 가진다. 남편의 희귀 난치병 진단, 권고사직, 어린 두 아이의 양육. 인생의 봄날을 맞이할 나이인 서른두 살에 저자 정은영에게 닥친 현실은 혹한 그 자체였다. 하지만 저자는 ‘죽으려니 살길이 보이더라’며 삶을 포기하는 대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붙들고 살아남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18년이 지난 지금, 그는 무일푼의 여성 가장에서 20억 자산을 일군 현실 속 ‘부의 메신저’로 거듭났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며, 단순한 자산 증식이 아니라 ‘진짜 부자’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로 나아간다. ‘사랑해야 진짜 부자다’라는 제목처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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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국민이 선택한 이재명 정부 경제 현안 해결 정책에 중점 둬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지난 6.3 조기대선에서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벌써 2주가 지나갔다. 6.3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 50%가 넘을 것이라는 예측에는 빗나갔지만 49.42%의 득표로 41.15%를 얻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1천728만표를 얻어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많은 득표로 당선된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득표의 배경으로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은데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 경북지역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7% 포인트 정도 더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보수진영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이라는 본헤드 플레이는 잘못된 것이고 나라를 거의 망쳐버린 윤 전 대통령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선거가 끝난 후 이재명 대통령의 향후 직무수행에 여론조사 결과 70% 정도가 ‘이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할 것’이라고 응답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6월 둘째 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이 앞으로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는지, 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