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0 (토)

  • 흐림동두천 7.6℃
  • 구름많음강릉 14.9℃
  • 구름많음서울 8.6℃
  • 박무대전 10.6℃
  • 연무대구 13.3℃
  • 맑음울산 17.3℃
  • 박무광주 11.7℃
  • 구름조금부산 17.0℃
  • 흐림고창 9.9℃
  • 흐림제주 16.2℃
  • 구름많음강화 7.4℃
  • 흐림보은 9.2℃
  • 흐림금산 12.9℃
  • 흐림강진군 14.1℃
  • 맑음경주시 16.3℃
  • 구름조금거제 15.8℃
기상청 제공

커버스토리

“사회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

  • 등록 2006.10.10 17:10:10
URL복사

서울대와 학벌문제를 이야기하면 빠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바로 전남대 철학과 김상봉 교수다. 김 교수는 서울대 개방과 국공립대 통폐합 안으로 학벌문제 해결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인사다. 학벌문제에 대한 문제제기, 서울대 개방을 목마르게 주장하고 있는 그를 전남대에서 만났다.

한국 사회에서 학벌의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오랜 시간 있어왔다. 한국 사회에서 학벌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
어느 사회나 사회적 불평등을 만들어가는 장치는 있다. 한국에서는 그 장치가 바로 학벌이다. 한국에서 학벌이 만들어진 것은 조선시대 사대부가 사회를 지배한 전통에서 찾을 수 있다. 또, 식민지배 시대 때부터 저장의지를 출세에 대한 욕구로 바꾸기 위해 일제가 의도적으로 만들어 놓은 측면도 강하다.

학벌문제의 정점에는 언제나 서울대가 있다. 왜 서울대가 인가? 한국의 학벌문제를 놓고 서울대에만 돌을 던질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서울대는 특혜에 의해 성장해온 학교다. 어떤 사립대, 국공립대도 서울대의 지위와는 비교할 수 없다. 오죽하면 서울대 설치령이 따로 있지 않나? 서울대는 학생 선발을 비롯한 유무형의 특혜를 수 십년 동안 받아왔다. 정부에서 학생들이 서울대를 선호할 수 밖에 없는 조건을 만들어 준거다. 마치 재벌들이 정부의 특혜를 받으며 문어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과 비슷하다.

서울대를 개방하자는 주장을 오랫동안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이 주장은 내가 아니라 서울대 장회익 교수가 처음 주장했다. 서울대 개방론은 한마디로 이대로 서울대와 다른 대학이 경쟁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이야기다. 국립대를 통폐합하고 서울대 학부는 개방하는 것이 대안이다. 국립대 통폐합은 거점 국립대를 평준화하고 키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대를 제외한 거점 국립대가 이미 평준화되어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구체적으로 보면, 서울대 학부 과정에서 추가로 이수한 학점은 소속 학교의 학점 취득으로 인정된다. 이는 국내외 다른 대학에서 취득한 학점과 마찬가지로 ‘타교 이수 학점’으로 인정됨을 말한다. 현재 10개 국립대학 및 몇몇 사립대학끼리는 이미 학점교환제도를 취하고 있으므로 현실적으로도 실효성이 높다.이에 따라 대학자체가 국립대 중심으로 가야하고 예외적으로 사립대가 존재하는 구조를 만들어야한다. 1/4이 국립대, 3/4이 사립대인 현실을 정반대로 바꾸자는 것이다. 공공성, 운영의 어려움, 민주성 등을 따져서 사립대들이 자연히 국립대로 편입되게끔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민감한 이야기지만 부실사립대, 부도덕한 사립대가 넘쳐나지 않나?

이에 따른 장치에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
공직자지역할당제, 고시할당제 등이 필요하다. 그래야 지역균형이 이뤄진다. 졸업 후 부와 권력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철저하게 서울, 서울대 중심으로 가는 것이 문제 아닌가? 공직을 지방으로 분산시킨다면 굳이 서울로 대학을 다닐 이유가 없어진다. 공직사회가 이 제도를 시행한다면 민간 기업은 따라오게 되어있다. 민간 기업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등의 방식으로 지역할당제를 유도할 수도 있다. 지방대학을 나와도 공직에 나갈 수 있고, 판검사가 될 수 있는데 누가 굳이 서울대를 가겠는가? 그런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아무것도 안하면서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지 말라

서울대 학부가 개방되면 서울대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서울대 폐지가 아니라 개방이다. 서울대학교는 지금까지 축적해 놓은 학문적인 성과를 국민에게 개방해야 한다. 그 후에 자체 학부생을 선발하여 학벌권력을 구축해 가는 대신, 서울대학교의 교육 기능은 대학원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명문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인가?
아니다. 한 개의 대학이 독점하는 것이 문제지. 명문대 자체는 있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인위적으로 명문대학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문제라는 이야기다.

서울대가 개방되고 서울대 학벌의 독점적 지위가 사라진다고 해서 이미 사회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서울대 학연의 그물이 사라지겠는가? 장기적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서울대가 허물어지면 학벌도 자연히 무너진다. 고교평준화의 예를 보지 않았나. 고교평준화가 실시된 후에 소위 명문 고교 학벌도 자연스럽게 무너진 경험이 있다.

서울대가 가지는 학벌의 지위를 연세대, 고대가 이어 받게 되지 않겠냐는 지적이 많다.
지방 거점 국립대의 등록금을 동결하고 국가에서 지원을 해주면 학생들이 연세대, 고려대를 가겠는가? 지방 국립대를 가겠는가? 굳이 연고대를 갈 이유가 없어지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그래서 지방 국립대를 키워야한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하면서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지 말라. 이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한 번에 바꾸겠는가?

2008년 서울대 입시안에 대한 논란이 많다. 서울대의 발표 안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논술이라는 이름의 본고사 부활을 골자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가 안팎의 비난에 직면하자 추진하고 있는 지역할당제는 큰 의미가 없다. 지역을 할당해서 신입생을 뽑아도 서울대의 권력 독점은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대의 입시안은 한국 사회의 불행을 전혀 고치지 못하는 안이다. 수십만의 수험생들이 애를 쓰고 있는 이 불행한 일을 하루 빨리 없애야 하지 않겠는가?

서울대 개방, 학벌권력 해체는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이 사회 전체와 싸워야 할지도 모를 만큼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서울대 권력이 기득권을 스스로 내놓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쉽지 않다. 지금까지 말했던 것 모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제 곧 업그레이드 된 저항과 문제 제기가 나올 것이다. 출산률이 왜 낮은가? 아이를 낳아서 키우기 어렵기 때문에 낳지 않는 것이다. 이것도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사회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은 없어져야한다. 서울대 문제도 마찬가지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