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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문화예술을 ‘천년의 소리’로 재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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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개개인 경력이 있듯이 나라와 민족에도 독특한 역사 문화가 있다. 우리도 5천년 역사 문화가 살아 있다. 그런데 사람 의 이력은 대부분 자신의 기억 속에 살아 숨 쉰다. 하지만 나라와 민족의 역사는 역사적 사료와 문화 예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수천년 역사가 글자나 기호로 남아 있는 사례는 흔하지 않다. 그래서 역사기록을 뛰어넘는 것들은 원시인들이 사용하던 도구나 흔적을 가지고 그들의 삶을 추정한다. 그러나 조상들의 역사적 사료는 보존 상태가 온전하지 않아 고고학적 접근에 한계가 많다.
역사적 유형사료를 보완하기에 아주 좋은 것이 무형문화예술이다. 문화예술 폭은 아주 다양하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기치로 내걸고 징과 북, 꽹과리와 피리를 신나게 부는 사물놀이가 대표적이다. 탈춤이나 불교계 승무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무형문화예술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작과 함께 대부분 소리로 꾸며져 있음을 잘 알 수가 있다. ‘둥∼둥∼’ 북소리가 그렇고 ‘얼쑤∼’ 하는 판소리 추임새가 그렇다. 경기 민요, 남도 민요, 가야금 병창, 삼도 풍물가락들이 모두 소리로 꾸며져 있다.
우리 고유의 소리에는 한(恨)이 서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산사의 ‘풍경소리’는 세속의 한을 날려 보낼 듯 심오한 기분을 준다. 신라 성덕대왕 신종에서 나오는 ‘에밀레∼’소리는 장인(匠人)의 애환이 서려 있다. 민요 ‘아리랑’에서도 민족의 한이 느껴진다. 좀 더 기품 있는 소리를 조선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에서 접할 수가 있다. 배 젓는 소리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하며 표현한 우아한 시심은 오늘까지도 유배지에서 마음을 비운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고려 망국의 한을 담은 ‘어즈버∼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라는 길재의 가락도 자주 읊조려지는 명시이다.
소리를 중심으로 역사 문화를 되살려 고수입을 올리는 관광 선진국들이 많다. 하와이는 훌라춤과 함께 ‘알로하오에(나의 사랑을 그대에게)’라는 노래 가락으로 자기 인구의 7배를 끌어들이고 있다. 괌-사이판의 차모로 족이 춤과 함께 ‘하파데이(안녕하세요)’를 외치는 소리도 손꼽히고 뉴질랜드 마오리족 외침도 인상이 깊다.
유럽과 남미 국가들은 소리와 축제를 연결시켜 역사 문화를 재현하거나 관광 상품화하려고 힘을 쏟고 있다. 독일에서는 맥주파티로, 프랑스에서는 와인축제로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서는 요들축제로 눈길을 끈다. 알프스 소녀의 전통의상으로 즉석 무대를 꾸미는 솜씨를 보면 찬사가 절로 나온다.
수백 년 동안 관광선진국으로 달려온 그들을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또 뒤늦었다고 안타까워할 까닭도 없다. 우리에게는 5천년이상 간직해 온 소리 자원이 많다. 신비에 싸인 종소리가 그렇고, 징소리와 북소리가 그렇다. 과학의 발달은 소리의 폭을 더욱 환상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사물놀이는 오케스트라를 연상시킨다.
우리나라 전통의 소리에서 놀라운 소리와 화음을 내는 악기도 많다. 사물놀이 외에도 거문고와 가야금은 아주 특색 있고 우아한 소리를 내는 악기다. 거문고는 고구려 왕산악이 만든 6줄 현악기이고, 가야금은 가야의 우륵이 창안한 12줄 현악기다. 이들 전통 현악기들은 청아한 음색을 자랑해 민족의 얼과 혼을 전해 준다. 바이올린-비올라-첼로가 현악 3중주를 이루듯 우리의 음악과 소리를 혼합하면 멋지고 우아한 화음이 가능하다. 전통에 얽매여 우리 악기의 도약과 소리 발전을 묶어두거나 매어둘 필요는 없다. 전통에 뿌리를 두되 과감한 연구와 개선 방안도 시도해야 한다.
우리는 21세기 세계화 시대를 맞고 있다. 그러면서도 5천 년 전 단군신화를 소리로 듣고 싶다. 고구려 을지문덕장군과 백제의 3천 궁녀, 신라 설화를 ‘천년의 소리’로 재현하고 싶다. 그것이 민족 자산이요 자랑이 된다. 후손들에게도 큰 자부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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