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10 (수)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특집

그들은 왜 개고기를 반대하나?

  • 등록 2006.08.18 09:08:08
URL복사

태풍을 동반한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폭염의 한가운데 위치한 복날, 한국 사람들은 쇠한 기력을 보충하려고자 이른바 보양식을 찾는데 그중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보신탕. 개고기다. 개고기는 성인병의 발생 원인인 콜레스테롤이 적어 비만과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주며, 소화가 잘되는 아미노산 성분과 지방질이 풍부해 체력 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해도 여름철 보신탕을 즐겨 먹는 측과 이를 반대하는 동물애호가들 사이에 승패 없는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어김없이 동물 애호 단체들은 ‘개고기 금지 법안’ 제정을 요구하며 뙤약볕 아래서 보신탕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에 본지는 동물자유연대를 찾아 보신탕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들어보았다. 행당동에 위치한 동물자유연대는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모습. 집 앞에서 벨을 누르기 전에 지독한 냄새가 풍겨온다. 집 안으로 발을 들여놓으니 역시 강아지 10여 마리가 제 세상인 것처럼 뛰어놀고 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강아지들은 동물자유연대가 진행한 '구출작전'의 결과.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와 개고기에 대한 갑론을박을 벌이는 중에도 그 강아지들은 민망스럽게도 꼭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동물자유연대는 어떤 단체인가?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동물에 대한 정책을 연구하거나 대국민 캠페인, 사진전, 동물인형극 등을 통해 국민들의 의식을 바꾸는 활동을 하고 있다. 유치원 등을 방문해 교육하는 일도 한다. 다행이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동물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다.

동물자유에 대해 알리는 건가? 인권의 개념도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는 한국에서 동물의 자유를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어렵다.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가진 것을 포기해야한다. 다른 시민운동은 결과적으로 인간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나? 환경운동도 환경보호를 통해 인간의 이익을 얻기 위한 운동이다. 그러나 동물운동은 인간의 이익을 철저하게 포기해야한다. 그래서 받아들이기 힘들고, 인식을 바꾸기 힘들다.

나는 개인적으로 개고기를 즐기지는 않지만 굳이 피하지도 않는다. 왜 개고기를 먹는 것을 반대하는가?
우선, 원칙적으로 모든 동물의 소비를 줄이자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 인간의 식욕을 위해 하고 있는 살생은 줄이는 것이 좋다. 그 중에 개가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기 때문에 개고기 문제가 많이 나오는 것뿐이다. 개고기는 정서상의 문제다. 개는 반려동물이다. 옆에 두고 키우면서 잡아먹는다? 이게 정서상 맞지 않는 거다. 개는 사람과 정서상 교감이 있는 동물이다.

적어도 나는 개와 교감을 느끼지 않으며, 또 대부분의 사람이 교감을 느낀 개를 먹지는 않는다. 식탁위에 놓인 개고기가 나와 교감을 느낀 '바둑이'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식탁 위의 개고기를 보면서 자꾸 '바둑이'를 생각하니까 정서상 충돌이 생기는 것 아닌가?
개는 철저하게 인간친화적인 동물이다. 모든 개는 소중하다. 개고기가 우리 집에서 키우던 개가 아니라고 해서 개라는 속성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소, 돼지와 개는 달라... 개와 교감을 나누는 것은 보편적”
우리가 먹는 개고기는 식용개로 알고 있다. 애완용개와 식용개는 분리되어있지 않나?
아니다. 식용개, 애완개라는 구분을 왜 하나? 결국 인간이 편의상 구분을 해놓은 것 아닌가.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죄책감을 떨쳐버리기 위해 만들어놓은 이야기일 뿐이다. '이 개는 식용개라서 괜찮아' 라고 스스로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이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그렇다고 개라는 속성이 변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우리가 소위 똥개만 먹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옆 강아지를 가르키며) 저 강아지도 개고기 집에서 구출해 나온 것이다. (한눈에 똥개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돼지나 소, 닭을 먹는 것과, 개를 먹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런데 소와 닭을 키우면서 그들과 정서적 교감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개과 교감을 나누는 것은 보편적인 일이다. 그래서 국민적 정서가 다른 동물에 비해 커질 수 밖에 없다. 인간 친화적 정서에 비춰 볼 때, 개는 먹기 '거북한' 동물이다. 사람들이 개는 안 되고 다른 동물은 괜찮나? 생선은 되는거냐? 고 묻는데, 보통 고통과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척추동물을 동물로 본다.

개와의 교감을 내내 강조하는 것 같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나타나는 인간 소외 현상이 개과의 교감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이것도 문제인 것 같다. 인간은 인간과 교감을 나눠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까 동물을 찾는다는 지적이다.
개를 키우면서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이것이 보편적 정서다. 예를 들어 우울증을 앓고 있고,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개를 통해서 그것을 치유할 수도 있다. 개의 눈을 본 적이 있나? 그 눈을 바라보다 보면 개과 정서적 교감을 느낄 수있을 것이다. 가장 가까이 있는 동물이며, 가족의 역할을 해주는 개…이렇게 느끼는 것이 세계적으로 보편적 정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개를 좋아하는 것과 산업화는 크게 관련이 없다. 물론 산업이 발달할수록 동물이용률이 높아지며 이에 따라 동물애호가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우리보다 못 사는 필리핀, 대만 등의 나라도 개고기를 금지하고 있다. 인식의 차이라는 이야기다.

“개고기 문제는 문화적 상대주의와 다르다”
그렇다면 ‘다름’의 차이를 존중해 줄 수는 없나? 내가 당신에게 “개고기를 드실래요”라고 말한다면 엄청난 실례가 된다. 그것은 당신의 기호이기 때문이다. 당신도 다른 사람들이 개고기를 먹는 기호를 존중할 수는 없는 것인가? 프랑스 여배우 브리짓도 바르도가 비난을 받는 이유도 이 같은 상대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개고기는 문화적 상대주의로 말할 수 없는 문제다. 비윤리적인 것을 상대적인 차이로 이해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리고 브리짓도 바르도의 경우 한국의 정치인들이 이를 이용한 측면이 있다. 그녀가 개고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이를 문화주권 침해로 맞받아친 것이다. 국민들은 이에 카타르시스를 느꼈겠지.(웃음)

개고기를 먹는 것이 비윤리적인 것은 아니지 않나?
비윤리적인 것은 아니지만 나쁜 관습인 것은 사실이다. 변화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나쁜 관습은 마음먹으면 바꿀 수 있다. 그러나 갈등이 생기면서 오기 때문에 더욱 그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사람들이 개고기를 얼마나 즐기고 있다고 보는가?
자체적으로 조사를 했는데, 개고기를 먹는 사람은 25%였다. 그런데 그중에 1달에 한두번, 일주일에 한 두번 이상 개고기를 먹는 사람은 5%밖에 되지 않았다. 나머지는 일년에 한두번 개고기를 먹는다고 답했다. 이를 개고기를 먹는다고 볼 수 있나? 한마디로 개고기를 즐겨먹는 사람은 국민의 5%도 안 된다는 것이다. 나머지는 안 먹거나 먹어도 상황 상 어쩔 수 없이 먹는 것으로 봐야한다.

나는 일년에 한두번 먹지만 억지로 먹진 않는다.(웃음) 이제 정책 이야기를 해보자. 이 문제에 대해 한국정부는 아무런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들의 의견이 양분되어 있으니까 먼저 합의를 봐라는 식이다. 동물운동 단체들은 정부에 개고기금지법을 요구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개고기를 아예 금지하는 법안이 필요하다. 필리핀과 대만은 이미 99년 이 법을 제정해서 시행중이다.

차라리 합법화해서 양성화하는 것이 좋지 않나? 예를 들면 자가도축을 금지한다던가… 지금처럼 법의 테두리 밖에서 계속 개를 먹는 것이 더 좋지 않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개고기가 더욱 산업화 될 것이다. 지금도 130만 마리가 식용으로 쓰이고 있는데... 그리고 자가 도축을 안 하면 문제가 해결되나? 잔인하지 않은 도축은 없다. 게다가 지금까지 개를 먹어왔던 습성은 갑자기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합법화는 이 같은 습성에 정당성을 부여할 뿐이다. 개를 어떻게 죽이는지 알고 있나?

때려죽이거나, 요즘은 전기로 죽인다고 들었는데.
맞다. 전기로 죽인다. 그런데 피를 뽑지 않으면 육질이 좋지 않다고 해서 산채로 피를 뽑는거다. 사인이 전기충격이 아니라 방혈이라는 이야기다. 언제까지 이처럼 잔인한 살육을 계속할 것인가?

이렇게 인터뷰는 평행선을 달렸다. 그는 “개는 인간과 정서적 교감이 있는 동물이기 때문에 먹지 말아야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이를 많은 사람들에게 관철시키고 싶어했다. 또, 그 이유에 대해 “거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집(사무실)을 나오는데 강아지가 또 발끝에 걸린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美 ICE 구금된 한국인들, 10일 오전 석방·오후 전세기 출발할 듯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국 이민당국의 대규모 단속으로 구금돼 있는 한국인들이 10일(현지시간) 오후 현지에서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구금된 한국인들은 현지시간으로 10일 오후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전세기로 오를 예정이다. 이륙시간은 현지시간 오후 2시반 전후가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시각으로는 11일 오후 전세기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금 시설에서 공항까지는 약 428㎞로, 차로 약 4시간 30분을 이동해야 한다. 구금된 한국인들의 귀국을 위한 대한항공 전세기는 한국시간으로 10일 출국한다. 정부 신속대응팀 소속 조기중 주미대사관 총영사는 9일 미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을 방문한 뒤 취재진에 "행정적, 기술적인 사안들을 계속 미국 협조를 받아 준비 중에 있다"며 "우리 국민들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귀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인들이 현지에서 사법처리되지 않는 조건 하에 석방 직후 자진출국하는 형식의 세부 협의를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앞서 ICE는 지난 4일 조지아주 엘러벨 현대차-LG에너지


사회

더보기
배우 이선균 수사정보 유출한 경찰 혐의 일부 부인
(사진=뉴시스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숨진 배우 이선균씨의 수사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경찰관이 첫 재판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11단독 김샛별 판사는 10일 공무상 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인천경찰청 소속 A(30대 경위)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A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따른 사실관계는 인정한다"면서도 "공무상 비밀누설의 점은 판례에 의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판사는 "의견서를 봤는데 상상적 경합의 유죄를 인정하는 데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법정형이 더 높다"며 "일부 유죄가 (인정)되는 이상 (선고) 결과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은데 법리적으로 다투는 부분에 실질적 실익이 있느냐"고 물었다. 또 파지를 촬영했기 때문에 공무상 비밀이 아니라는 취지의 의견과 관련해 "수사자와 사건 내용이 적힌 용지를 촬영한 것으로 비밀문서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행위가) 소문에 대한 사실을 명백히 확인시켜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A씨 측 변호인은 "차일 기일에 입장을 정리해서 밝히겠다"고 했다. A씨는 이날 "직업이

문화

더보기
이앤아이앙상블, 콘서트 ‘보이지 않는 것 - 내 안의 소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이앤아이앙상블이 오는 9월 27일(토) 오후 7시 30분 문아트그라운드 실버스크린홀에서 세 번째 정기콘서트 ‘보이지 않는 것 - 내 안의 소리’를 개최한다. 이앤아이앙상블은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공연에서 500석 규모 객석을 전석 매진시키면서 주목받았으며, 올해는 한정된 50석 규모의 공간에서 더욱 밀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소리’를 주제로 음악, 마임, 영상이 결합된 다층적 무대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은 연주자들의 호흡과 움직임, 무언의 퍼포먼스, 대형 스크린의 영상미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공연의 완성에 직접 참여하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이앤아이앙상블은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동시에 자신들이 직접 작곡한 음악으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자작곡은 매 공연마다 높은 호응을 얻으며 ‘이앤아이앙상블만의 색깔’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창작 작업을 통해 모던 팝 클래식이라는 독창적 장르를 개척하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함께 아우르는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이앤아이앙상블 바이올린 박진희, 기타 김도윤, 첼로 김혜영, 건반 이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