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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그들은 왜 개고기를 반대하나?

  • 등록 2006.08.18 0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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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을 동반한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폭염의 한가운데 위치한 복날, 한국 사람들은 쇠한 기력을 보충하려고자 이른바 보양식을 찾는데 그중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보신탕. 개고기다. 개고기는 성인병의 발생 원인인 콜레스테롤이 적어 비만과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주며, 소화가 잘되는 아미노산 성분과 지방질이 풍부해 체력 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해도 여름철 보신탕을 즐겨 먹는 측과 이를 반대하는 동물애호가들 사이에 승패 없는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어김없이 동물 애호 단체들은 ‘개고기 금지 법안’ 제정을 요구하며 뙤약볕 아래서 보신탕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에 본지는 동물자유연대를 찾아 보신탕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들어보았다. 행당동에 위치한 동물자유연대는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모습. 집 앞에서 벨을 누르기 전에 지독한 냄새가 풍겨온다. 집 안으로 발을 들여놓으니 역시 강아지 10여 마리가 제 세상인 것처럼 뛰어놀고 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강아지들은 동물자유연대가 진행한 '구출작전'의 결과.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와 개고기에 대한 갑론을박을 벌이는 중에도 그 강아지들은 민망스럽게도 꼭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동물자유연대는 어떤 단체인가?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동물에 대한 정책을 연구하거나 대국민 캠페인, 사진전, 동물인형극 등을 통해 국민들의 의식을 바꾸는 활동을 하고 있다. 유치원 등을 방문해 교육하는 일도 한다. 다행이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동물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다.

동물자유에 대해 알리는 건가? 인권의 개념도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는 한국에서 동물의 자유를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어렵다.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가진 것을 포기해야한다. 다른 시민운동은 결과적으로 인간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나? 환경운동도 환경보호를 통해 인간의 이익을 얻기 위한 운동이다. 그러나 동물운동은 인간의 이익을 철저하게 포기해야한다. 그래서 받아들이기 힘들고, 인식을 바꾸기 힘들다.

나는 개인적으로 개고기를 즐기지는 않지만 굳이 피하지도 않는다. 왜 개고기를 먹는 것을 반대하는가?
우선, 원칙적으로 모든 동물의 소비를 줄이자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 인간의 식욕을 위해 하고 있는 살생은 줄이는 것이 좋다. 그 중에 개가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기 때문에 개고기 문제가 많이 나오는 것뿐이다. 개고기는 정서상의 문제다. 개는 반려동물이다. 옆에 두고 키우면서 잡아먹는다? 이게 정서상 맞지 않는 거다. 개는 사람과 정서상 교감이 있는 동물이다.

적어도 나는 개와 교감을 느끼지 않으며, 또 대부분의 사람이 교감을 느낀 개를 먹지는 않는다. 식탁위에 놓인 개고기가 나와 교감을 느낀 '바둑이'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식탁 위의 개고기를 보면서 자꾸 '바둑이'를 생각하니까 정서상 충돌이 생기는 것 아닌가?
개는 철저하게 인간친화적인 동물이다. 모든 개는 소중하다. 개고기가 우리 집에서 키우던 개가 아니라고 해서 개라는 속성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소, 돼지와 개는 달라... 개와 교감을 나누는 것은 보편적”
우리가 먹는 개고기는 식용개로 알고 있다. 애완용개와 식용개는 분리되어있지 않나?
아니다. 식용개, 애완개라는 구분을 왜 하나? 결국 인간이 편의상 구분을 해놓은 것 아닌가.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죄책감을 떨쳐버리기 위해 만들어놓은 이야기일 뿐이다. '이 개는 식용개라서 괜찮아' 라고 스스로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이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그렇다고 개라는 속성이 변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우리가 소위 똥개만 먹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옆 강아지를 가르키며) 저 강아지도 개고기 집에서 구출해 나온 것이다. (한눈에 똥개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돼지나 소, 닭을 먹는 것과, 개를 먹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런데 소와 닭을 키우면서 그들과 정서적 교감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개과 교감을 나누는 것은 보편적인 일이다. 그래서 국민적 정서가 다른 동물에 비해 커질 수 밖에 없다. 인간 친화적 정서에 비춰 볼 때, 개는 먹기 '거북한' 동물이다. 사람들이 개는 안 되고 다른 동물은 괜찮나? 생선은 되는거냐? 고 묻는데, 보통 고통과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척추동물을 동물로 본다.

개와의 교감을 내내 강조하는 것 같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나타나는 인간 소외 현상이 개과의 교감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이것도 문제인 것 같다. 인간은 인간과 교감을 나눠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까 동물을 찾는다는 지적이다.
개를 키우면서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이것이 보편적 정서다. 예를 들어 우울증을 앓고 있고,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개를 통해서 그것을 치유할 수도 있다. 개의 눈을 본 적이 있나? 그 눈을 바라보다 보면 개과 정서적 교감을 느낄 수있을 것이다. 가장 가까이 있는 동물이며, 가족의 역할을 해주는 개…이렇게 느끼는 것이 세계적으로 보편적 정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개를 좋아하는 것과 산업화는 크게 관련이 없다. 물론 산업이 발달할수록 동물이용률이 높아지며 이에 따라 동물애호가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우리보다 못 사는 필리핀, 대만 등의 나라도 개고기를 금지하고 있다. 인식의 차이라는 이야기다.

“개고기 문제는 문화적 상대주의와 다르다”
그렇다면 ‘다름’의 차이를 존중해 줄 수는 없나? 내가 당신에게 “개고기를 드실래요”라고 말한다면 엄청난 실례가 된다. 그것은 당신의 기호이기 때문이다. 당신도 다른 사람들이 개고기를 먹는 기호를 존중할 수는 없는 것인가? 프랑스 여배우 브리짓도 바르도가 비난을 받는 이유도 이 같은 상대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개고기는 문화적 상대주의로 말할 수 없는 문제다. 비윤리적인 것을 상대적인 차이로 이해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리고 브리짓도 바르도의 경우 한국의 정치인들이 이를 이용한 측면이 있다. 그녀가 개고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이를 문화주권 침해로 맞받아친 것이다. 국민들은 이에 카타르시스를 느꼈겠지.(웃음)

개고기를 먹는 것이 비윤리적인 것은 아니지 않나?
비윤리적인 것은 아니지만 나쁜 관습인 것은 사실이다. 변화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나쁜 관습은 마음먹으면 바꿀 수 있다. 그러나 갈등이 생기면서 오기 때문에 더욱 그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사람들이 개고기를 얼마나 즐기고 있다고 보는가?
자체적으로 조사를 했는데, 개고기를 먹는 사람은 25%였다. 그런데 그중에 1달에 한두번, 일주일에 한 두번 이상 개고기를 먹는 사람은 5%밖에 되지 않았다. 나머지는 일년에 한두번 개고기를 먹는다고 답했다. 이를 개고기를 먹는다고 볼 수 있나? 한마디로 개고기를 즐겨먹는 사람은 국민의 5%도 안 된다는 것이다. 나머지는 안 먹거나 먹어도 상황 상 어쩔 수 없이 먹는 것으로 봐야한다.

나는 일년에 한두번 먹지만 억지로 먹진 않는다.(웃음) 이제 정책 이야기를 해보자. 이 문제에 대해 한국정부는 아무런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들의 의견이 양분되어 있으니까 먼저 합의를 봐라는 식이다. 동물운동 단체들은 정부에 개고기금지법을 요구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개고기를 아예 금지하는 법안이 필요하다. 필리핀과 대만은 이미 99년 이 법을 제정해서 시행중이다.

차라리 합법화해서 양성화하는 것이 좋지 않나? 예를 들면 자가도축을 금지한다던가… 지금처럼 법의 테두리 밖에서 계속 개를 먹는 것이 더 좋지 않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개고기가 더욱 산업화 될 것이다. 지금도 130만 마리가 식용으로 쓰이고 있는데... 그리고 자가 도축을 안 하면 문제가 해결되나? 잔인하지 않은 도축은 없다. 게다가 지금까지 개를 먹어왔던 습성은 갑자기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합법화는 이 같은 습성에 정당성을 부여할 뿐이다. 개를 어떻게 죽이는지 알고 있나?

때려죽이거나, 요즘은 전기로 죽인다고 들었는데.
맞다. 전기로 죽인다. 그런데 피를 뽑지 않으면 육질이 좋지 않다고 해서 산채로 피를 뽑는거다. 사인이 전기충격이 아니라 방혈이라는 이야기다. 언제까지 이처럼 잔인한 살육을 계속할 것인가?

이렇게 인터뷰는 평행선을 달렸다. 그는 “개는 인간과 정서적 교감이 있는 동물이기 때문에 먹지 말아야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이를 많은 사람들에게 관철시키고 싶어했다. 또, 그 이유에 대해 “거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집(사무실)을 나오는데 강아지가 또 발끝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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