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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유값 폭탄’, 불나는데 기름 부은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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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동차 운전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기름값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휘발유가격이 1,600원대, 경유가격이 1,300원대를 육박하는 실정에 한숨만 나온다. 유지비가 적게 들 줄 알고 휘발유차보다 비싸게 구입했던 경유차의 매력은 떨어지고, 생계형 운전자들은 당장 먹고 살 걱정에 눈앞이 캄캄하다. 원유가 상승에 따른 가격요인도 있지만, 정부의 ‘개념 없는’ 세금 인상이라는 비난이 퍼붓고 있다. 서민을 위한 정부는 정작, 서민들의 고충은 듣지 못한 채 원론적인 입장만을 되풀이하며 뒷짐을 지고 있다.

경유가 인상 내년 목표치인 85%에 근접… “해도 너무 해”
주유소 가격비교사이트인 오일프라이스워치(www.oilprice watch.com)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휘발유가는 리터당 최고 1799원, 최저가는 1439원으로, 경유가 최고는 1472원, 최저가는 1159원으로 표기돼 있었다. 이는 최고의 경유 가격이 최저의 휘발유 가격보다도 무려 33원이 비싼 곳이 있다는 얘기다.
지난 2004년 리터당 820원대였던 경유값은 최근 1400원대까지 올랐다. 이는 정부가 올해 목표로 한 휘발유 가격대비 80% 수준을 훌쩍 넘어서 내년 목표치인 85% 수준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 2000년, 2005년 두 차례에 걸친 에너지세제 개편안을 통해 경유의 소비억제를 위해 경유에 붙는 유류세를 단계적으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가 대비 경유가는 지난 2003년 57%에서 2004년 64%, 2005년 75%까지 올랐다. 그런데 최근 세금인상으로 경유가가 84%에 육박하면서 내년 목표치에 올라선 것이다. 이에 대해 경유가 상승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것 아니냐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심각한 문제는 경유가 인상이 바로 이처럼 서민 경제와도 직결된다는 점이다. 영세사업자나 자영업자 서민층에서 경유를 특히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형화물차와 전세버스 운전자들은 사업용 자동차와 달리 유가보전을 전혀 받지 못한 채 유가인상에 따른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경유차의 30~40%정도는 1톤 소형 트럭 등 서민들의 생계수단이다.
소형화물차로 생계를 이어가는 영세 자영업자 등 서민들은 사상최고의 경유값으로 울분을 참지 못한다. 트럭운전으로 개인화물을 운송하는 최진철 씨(44세)는 3년전 리터당 700원이던 경유값이 최근 1300원대로 두 배 가까이 뛰면서 생계유지가 막막해졌다. “이른 새벽부터 뛰어봤자 기름값을 제하고 나면 사실상 인건비는커녕 밥 먹고 살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한 푼이라도 연료비를 아끼기 위해 디젤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을 이용하던 운전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들어 몇 년 동안 자동차업체들은 RV차량은 물론 아반테나 프라이드 등 승용차까지 디젤엔진을 선보이면서 경유차 판매량이 급증했다.

유지비 부담에 경유차 샀던 운전자 오히려 손해
5년 전 휘발유차를 타다가 기름값 부담으로 큰 맘 먹고 경유차를 샀던 김태훈 씨(33세)는 “경유값이 휘발유값에 맞먹는 정도의 가격으로 오르는 바람에 오히려 손해를 봤다”면서 “아침에 눈을 뜨면 오르는 경유값으로 요즘은 불편해도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불만을 터트린다.
실제로 휘발유 대비 경유값이 84%에 육박하면서 디젤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연간 유류비는 경유값이 리터당 800원이던 2003년에 비해 72.9%나 상승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KWMA)가 석유공사와 교통안전 공단 등 각종 자료를 근거로 디젤과 휘발유 차량의 1년간 차량 유지비와 유류비를 조사한 결과, 경유차량은 연간 유류비 부담액이 4년 전에 비해 50~100만원 증가한데 비해, 휘발유 차량은 2000cc이하 모델의 경우 추가 부담액이 50만원 이하로 증가율도 21~22%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인 디젤 SUV차량인 스포티지 2.0은 연간 유지비가 현재 166만원으로 4년 전에 비해 70만원 증가했으며, 배기량이 2000cc가 넘는 렉트턴, 쏘렌토, 싼타페 등 중에는 100만원 이상 증가한 모델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값에 비해 경유값이 크게 낮아 IMF 이후 RV, SUV차량의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정부에서 경유값을 크게 올려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 차량은 초기 구입비용이 비싼 대신 유지비가 적어 고유가 시대 인기 차종으로 주목받았으나 작년부터 디젤과 휘발유 차량의 자동차 세금이 동일해지고 경유값도 계속 오르고 있어 최근 들어 판매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주유소의 평균 경유값은 2005년 1월 리터당 900원대에서 최근 1300원을 넘어섰다. 1년 반 만에 45% 가까이 오른 셈이다. 경유차 가격이 휘발유차보다 비싸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굳이 경유차를 선택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정부의 오락가락 경유정책… 사실은 ‘세수 확보’ 목적?
경유값 인상은 최근 재경부가 경유와 관련된 세금을 대폭 인상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한국석유공사가 전국 주유소 980곳을 표본 조사한 ‘국내유가조사’에 따르면 7월 셋째주(17~21일), 경유판매가격은 경유관련 세금인상전인 6월 넷째주(26~30일) 리터당 1250.67원에서 1274.10원으로 52.43원이나 크게 올랐다. 정부는 “에너지 세제개편과 유가 보조금 인상에 따라 불가피하게 세율을 올렸다”는 설명이지만, 당장 생계문제가 걸린 서민들의 입장에선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그래도 지난 5년간 경유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른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경유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데도 정부는 세금을 거두는 데만 신경 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경제전문가는 “정부가 작년에 국제원유가격이 배럴당 35달러를 넘어서면 유류세를 인하한다고 했지만 이를 어겼다”면서 “정부가 유가상승을 세금 거두는 기회를 생각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에도 경유에 붙는 교통세를 추가 인상한다는 방침이다(리터당 404원에서 454원으로).
이에 대해 정부는 “현실적인 방안을 찾기 어렵다”며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 사실 정부는 경유정책에 대해 일관성을 갖지 못하고 갈팡질팡 해왔다. 환경부와 환경단체의 반대를 무릅쓰고 디젤승용차 시판을 허용하더니, 이후엔 경유차가 급격히 늘어날 것을 우려해 경유값을 대폭 올렸다. 당초 기대했던 자동차 내수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디젤 보급에는 정작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경유가격과 관련된 일련의 정책들은 사실상 ‘관련 세수 확보’라는 논리가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환경논리를 동원했지만 세금이 싼 디젤차가 급격히 늘어날 것을 우려해 경유값을 대폭 올렸고, 면세인 바이오디젤도 공급이 늘면 세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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