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박근혜’는 이재오인가, 강재섭인가. 한나라당이 7월11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당 대표직을 놓고 치열한 전쟁에 돌입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바톤을 이어 받을 당 대표 뿐 아니다. 최고위원 4석을 놓고 벌이는 경쟁은 순위에서 결코 밀리지 않을 여성후보 전여옥 의원의 출마와 끝장 토론까지 불사하며 단일화를 이뤄낸 중도 소장파 후보 권영세 의원의 가세로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요즘 기사 거리는 한나라당에 다 있다?‘소문난 잔치’니 얼마나 요란할까. 옛말 틀릴게 없을 정도로 요즘 한나라당에 쏠린 여론은 후끈한 찜찔방에 다름 아니다. 싹쓸이 하다시피한 지방선거. 여전히 지글거리는 여당에 달라질 것 없는 ‘찌지리’경기전망이 하반기에도 예상되면서 제도권 교육에 반기 든 대안학교처럼 ‘뜨는 한나라당’기대감이 곳곳서 실감날 정도다.
후끈 달아오른 당권 경쟁의 선두엔 이재오 원내대표와 강재섭 전 원내대표 양강전이 자리잡고 있다. 이명박계로 알려진 이재오(서울 은평구을) 의원은 현직 원내대표 프리미엄을 지방선거기간 내내 톡톡히 봤다.
박근혜 대표 피습이후 당 대표를 대신해 선거지원이란 미명아래 꽤 단단한 표다지기 작업을 해놨다는 평가다. 3선의원으로 민중당 사무총장, 한나라당 원내총무,이명박 서울시장 직무인수위원장과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두루 역임한 이 의원은 중도 소장파와의 연대설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 의원과의 양강접전이 예상되는 5선의 강재섭(대구 서구)의원은 민정계로 거슬러 올라갈만큼 TK골수로 손꼽힌다. 기조실장,대변인,원내총무,국회법사위원장을 비롯해 당 부총재,최고위원,원내대표를 두루 역임한 바 있는데다 원내대표 시절 당의 ‘구원투수’로 활동하면서 세를 확보한 바 있어 이 의원과 만만찮은 표대결이 예상된다.
죽기살기 전여옥 경계령?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규택,이방호,전여옥 의원과 강창희 전의원. 충청권 단일후보로 강 전 의원이 입지를 다지면서 마지막 자민련 주자 김학원 의원이 일단 한발짝 뒤로 물러섰으나 중도 소장파 단일후보 권영세와 출마를 저울질중인 정형근 의원이 가세할 경우 당권후보는 최소 8명으로 모아질 전망이다.사실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 비해 한나라당 전대가 더 후끈 달아오른 이유는 출마후보 숫자로는 크게 갈릴게 없다. 문제는 따논 당상처럼 최고위원에 골인할 여성 최고위원 전여옥 의원이 만만찮은 득표가 예상될만큼 ‘쎄다’는 것.
초선,여성,비례대표라는 소위 ‘3악재’와 무관하게 전 의원은 5명의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에서 상위권 진입이 벌써부터 점쳐진다.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향한 거침없던 그의 독설이 이미 충분히 인상적이었던데다 대표, 최고위원 경선출마에 즈음 “죽기를 각오하고 대선의 지뢰밭을 앞장서 나갈 것”이라며 “피흘리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가시덤불을 헤칠 것”이라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그 섬뜩한 각오에 오싹한 경계의 ‘싸이렌’이 울린 상태.
강창희, 충청권 업고 ‘골인’?
한나라당 전대의 또다른 시선집중은 강창희 전 의원의 골인 여부다. 대전 출신으로 5선경력의 강 전 의원은 일단 김학원 의원과의 단일화 과정에서 세를 다져논 상태인데다 과거 박근혜 전대표의 사부로 불릴만큼 박 전 대표와 보이지 않는 친분이 쌓인 인물.
지난 대전시장 선거에서 염홍철 현시장을 누르고 한나라당 후보가 쾌거를 이뤄낸데도 한 몫을 다했다는 평가와 함께 본인 스스로가 “이번에 당대표 최고위원에 들지 않으면 정계은퇴도 불사하겠다”는 신념이어서 한나라당 강재섭,강삼재 등으로 이뤄진 ‘트리오 강’ 맏형 강 의원의 성공여부는 적지 않은 관심꺼리중 하나로 주목된다. 하지만 이번 전대의 그중 관심꺼리는 단연코 미래모임 단일후보가 얼마만큼의 파괴력을 갖고 당원들속에 파고들 것인가에 모아지는게 사실.
권영세 '힘’받으면 5인구도 ‘보이네’
일찌감치부터 미래모임 단일후보는 남경필,권영세,임태희중 누가돼도 최고위원에 골인할 것이라는 예견이 뒤따랐을 만큼 당내 영향력이 커져버린 소장파와 관련 홍준표 의원은 “들일하고 왔더니 먹을 만한건 다 소장파가 챙기고 없더라”는 푸념마저 털어놀 정도였으나 막판 중도파의 통합으로 반전된 권영세 의원 선출로 일단 골인 여부가 주목되는 상태.
쉽게 점칠 수도 있는 전대. 하지만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향한 시선집중은 시간이 갈수록 압박감이 더해간다. 소문난 잔치라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일까. ‘소문난 잔치치고 먹을게 없다’는 또 한번의 실망을 확인시키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