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20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 협상과정이 매끄러웠으면 좋겠다며 갈등을 빚고 있는 현 상황에 우려를 드러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양쪽 지지층들의 동의와 축복 속에서 단일후보가 선출되고 그 힘을 바탕으로 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협상이)좀 더 매끄럽게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과정 자체는 양쪽 지지층이 힘을 모으는 과정이 돼야한다"며 "단순히 단일화의 결과만 중시하고 서로 경쟁적으로 옛날 구정치의 모습을 보이면 그 결과 단일후보가 선출돼도 그 사람은 국민의 마음을 얻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지지층이 설령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승복하고 밀어줄 수 있는 과정이 돼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든든한 지지기반으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게 되고 향후 국정운영도 순탄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또 "만약에 제가 단일후보로 선택된다면 저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다양한 국민의 지지를 모아서 선거를 치르겠다"며 "선거에서 이기면 민주당은 당연히 국정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서 국정운영의 든든한 지지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경쟁에서 질 경우를 놓고는 "저는 질 거라고 생각 안 한다"면서도 "만약 그런 일이 있더라도 저는 계속 정치인으로서 정치가 바뀌어야 민생이 해결될 수 있다는 절박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단일화가 권력 나눠먹기라는 지적에는 "단일화에 대해 비난하시는 분들은 어쩌면 단일화 결과가 무섭기에 그러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공통된 목적을 이루려하지만 혼자서는 힘이 약할 때에는 힘을 합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국민의 뜻에 따라 합치는 게 도리인지 단순한 야합인지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고 응수했다.
안 후보는 당선 후 대통령 4년 중임제 도입과정에서 임기를 단축해야할 경우 국민의 의사에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개헌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면 그리고 국민의 열망이 많다면 그때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대통령 임기를 줄이는 문제는 당연히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선 개헌 이전에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다"며 "먼저 할 수 있는 일들을 최선을 다해 이루고 그것으로 민생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해, 임기 초반에 개헌을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경우 내실을 중시해야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안 후보는 "남북정상회담은 시기를 정해서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그 과정 중에 정상회담으로 풀어야하는 커다란 문제가 있을 때 회담을 해서 더 개선된 부분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정상회담을 이벤트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계기로 모든 국제정세를 풀 수 있는 단계로 봐야한다"며 "시기를 못박는 것은 오히려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것이기에 적절치 않다. 남북정상회담은 내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저부담 저복지' 국가에서 '중부담 중복지' 국가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안 후보는 "현재 우리나라는 저부담 저복지 국가다. 세금을 적게 내고 복지도 아주 적은 수준"이라며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중부담 중복지 국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부담 중복지 국가로 가려면 보편적 증세는 꼭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만약에 내년부터 증세하자면 국민이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며 급속한 증세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 막바지에는 조동화 시인의 시 '나 하나 꽃 피어'를 읊어 눈길을 끌었다.
안 후보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마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시구를 언급했다.
그는 이어 "국민을 믿는다"며 "함께 꽃 피우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