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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현대밑 빠진독에 물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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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 빠진 독에 물붓기, 언제까지…


정부와 채권금융기관의 현대건설 살리기


현대의 앞날이 갈수록
혼미하기만 하다. 지난 3월 21일, 현대그룹의 정신적 지주였던 정주영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라 사태는 더욱 복잡해 보인다. 더욱이 이번
현대사태의 주범은 정 명예회장이 땀으로 일군 대표적 기업인 현대건설이어서 씁쓸한 분위기마저 자아낸다. 정 부와 채권단은 현대건설에 총 3조원이
넘는 막대한 금액을 들여가며 또다시 현대 살리기에 나섰고, 이를 보는 주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등 현대건설 정상화에 많은 우려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실규모 더 커질 수도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3일 삼일회계법인에서 발표한 현대건설의 회계감
사 결과를 배포했다. 보고에 따르면 현재 현대건설의 당기순손실은 3조원에 이르고 있고, 자
본조정에 따른 자기자본 감소(0.7조원)로 인해 자기자본이 완전히 잠식되어 있는 상태다. 여
기에는 외환위기 이후의 경기불황을 비롯하여 건설경기의 장기 침체, 업체간 과당경쟁, 수주
부진 및 분양부진 등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00년도의 유동성 위기에 다른 차
입이자율 상승, 자체조달 Cost 상승, 이로 인한 신용하락 및 지급보증 여력 축소로 수주가
부진해지고 채산성이 약화된 것 등 복합적인 사항들이 경영악화의 길을 걷게 한 것으로 분
석된다.


삼일회계법인의 이번 감사는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서 현대건설의 부실규모는 얼
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얼마 전 영화회계법인에서 실시한 실사는 자산규모를
평가할때 현재가와 시가로 산정하는 것에 비해 감사는 재평가를 거친 장부가만 자산가액으
로 산정하다. 일반적으로 현재가나 시가는 장부가에 비해 낮게 마련이다. 따라서 현대건설의
부실규모는 훨씬 더 막대한 양으로 발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민 고통분담 언제까지


정부와 채권단은 이렇게 위험한 부담을 감수하면서 또다시 현대건설 살리기에 나섰다. 산업,
외환, 한빛, 조흥 등 현대건설의 주요 채권금융기관들은 지난 달 30일 긴급자금 3천900억원
을 지원하여 출자전환 시기까지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했다. 현대건설에서 밝힌 은행별 지원
자금은 산업은행 1,300억원, 외환은행 1,040억원, 한빛은행 468억원, 조흥은행 312억원 등이
다. 문제는 현대에 자금을 지원하는 은행에 있다. 현대의 주요 채권은행들인 산업은행, 수출
입은행 등은 정부의 국책은행들이고 외환, 한빛, 조흥 은행 등도 정부가 대주주인 은행들이
다. 결국 현대를 살리기 위한 자금은 이러한 금융기관에게 전가되는 것이고, 금융기관의 부
실을 막기위한 막대한 공적자금이 정부로부터 유입될 수 밖에 없다. 정부의 공적 자금은 국
민의 혈세로 이루어진 돈이다. 결국 모든 부담은 국민에게 떠안겨지는 것과 같다.


자금지원이 끝인가


지난 3일
금융감독위원회는 현대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보다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해주는 편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만약 현대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 우, 협력업체 3,000여사의 부실과 함께 금융기관들의 충당금 등 줄잡아 10조원 정도의 손실 이 난다는 것이다. 반면에
출자전환을 하면 약 2,800억원의 손실을 보게되어 손실을 약 9조 7,000억원 가까이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문제는 손익의 계산과
이에 따른 지원만 이 아니다. 다른 기업들의 예와는 달리 유독 현대에게만 자금지원이 이루어져 부실기업의 퇴출을 막는 등, 형평성 문제와 특혜
의혹등이 불거져 나오는 것이다. 물론 우리경제가 현대 건설이라는 대기업의 부도를 감당할 만한 여력이 부족하고 대외신임도 측면에서도 퇴출이 주는
부작용이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건설 살리기에 무조건적인 자금지 원만이 최우선은 아니다. 회생에 따른 충분한 점검과 전제들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실경영에 대한 철저한 책임 추궁이다. 현대건설 측에서는 기업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정몽헌 회장의 경영 참가를 주장해 왔다. 그러나 경영부실을 초래하게 한 대
주주와 경영진의 경영권 박탈은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구분짓는 중요한 작업이며 이들의 불
법행위도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 이제까지 대우를 비롯한 한보, 기아 등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부실기업의 경우 뒤에서 불법행위를 일삼아 회사의 위기를 자초한 대주주
와 경영진들이 있었다. 지난 달 30일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정몽헌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
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러한 반응은 환영할 만한 것이지만, 여기서 그치
는 것이 아니라 이들에 대한 철저한 민·형사상의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외부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에 대한 특별감리도 이루어져야 한다. 현대건설의 부실은 당
기에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동안의 경영악화와 부실요인들을 눈감아 주다가, 이제와서
엄격한 심사와 깨끗한 회계감사를 천명하는 것은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해보려는 의도가 깔
려 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정부는 일관성있는 구조조정 정책을 시행하여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 부실기업의 과감한 퇴 출을 감행하더라도 철저한 조사와 원칙하에 이루어
지도록 해야만 우유부단한 모습을 떨쳐 내고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재벌 및 가신(?)에 의한 경영체제 바뀌어야


민주노동당 이선근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집행위원장 / 재벌대책위원장


각종
특혜의혹과 형평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채권단은 현대건설에 대한 자금지원을 결정했다. 대기업 및 재벌문제와 경제민주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민주노동당 이선근위원 장을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정부와 채권금융기관의 현대건설 지원책에 대한 견해는.


- 이번의 현대건설 문제는 비단 건설쪽의 문제만이 아닌 현대그룹 전체의 문제라고 봐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재벌정책이란 것을 찾아보기
힘들죠. 초반에 흔들릴 때부터 출자전환 등을 통한 지원과 부실경영인에 대한 경영권 몰수 등이 선행되었어야 합니다. 지금의 상황 은 순서가 바뀌어도
한참 바뀌었습니다.


현대건설이 지금과 같은 위기를 맞게 된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 문제는 재벌체제에 있습니다. 전체 주식의 3∼4%를 소유한 사람이 남은 95% 이상의 지 분을 자기 마음대로 지배하고 있다는 얘기죠.
그들은 일개 주주이지 오너가 아닙니다. 이로 인해 중요한 의사의 결정이 중앙으로 집중되면서 기업의 경영에 대한 점검이 불가능하게 됩 니다.
결국은 무리한 투자로 빚더미 경영을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 주위의 가신들도 마찬 가지 문제입니다. 정부도 정몽헌 회장을 비롯한 부실책임
경영진들에게 물러나야 한다는 원 칙만 강조할 뿐, 이를 보완할 행정적 체계는 마련하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부와 채권단이 현대건설에 자금지원을 계속하는 이유는.


- 우리사회에 깊이 뿌리박힌 정경유착의 폐해라고 볼 수 있죠. 현대건설은 우리나라의 간판 기업입니다. 정부로서는 현대의 부도를 감당할
수 없는거죠. 전체적이고 장기적인 경제발전 계획이 잡혀 있지 않은 부작용입니다. 외국에 대한 대외 신임도가 떨어지게 된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하겠죠.


현대건설은 계속되는 지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휘청거리고 있다. 이번의 출자전환으로 정 상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 지금의 경영구조로는 회생이 어렵다고 봅니다. 부실책임이 있는 총수와 주위의 가신들이 물러 나야죠. 이제부터는 노동자와 종업원의 경영참가,
즉 자율경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정부는 기업에 대한 직접적 지원이 아니라 자율경영을 위한 제도적·법적인 장치와 행정적 기반을 쌓아야 할 것입니다.


현대건설에 대한 출자전환 결정은 곧 국민의 부담이다. 이에 대한 바람직한 해결책은.


- 정부와 채권단은 기업에 대한 직접적 지원을 중단해야 합니다. 아까도 밀씀드렸듯이 정회 장 일가의 소유주식은 3∼4%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법인의 소유이죠. 이 주식을 채권단이 부채와 맞바꾸고,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도 노동자들의 자율경영을 위한 기금으로 조성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부채가 줄고 공적자금의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죠.






장진원 기자 jwjang@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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