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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 한우값 왜 안싸지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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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원 소가 2천400만원 짜리로 둔갑?

소값 폭락으로 한우 농가는 울상이라던데 왜 한우 가격은 여전히 비싼 걸까. 소비자들은 한우농가의 절규가 현실에 와 닿지 않는다. 복잡한 유통구조가 한우농가와 소비자의 거리를 멀리 만든다. 유통구조가 어떻길래, 현재 가격은 어떤지 알아봤다.

◆소값 40% 폭락, 한우가격 하락은 10% 안팎 불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설을 2주 앞둔 지난 6일 기준 한우 등심(1등급ㆍ1kg) 소비자가격은 5만8천380원으로 지난해 1월20일(설 2주전) 7만4천134원에 비해 22%나 떨어졌다. 반면 대형마트의 경우 일부 제품을 제외하면 한우 소비자 가격의 할인폭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대형마트 3사가 내놓은 대표적인 한우선물세트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대부분 10% 안팎의 할인율을 보였을 뿐이다. 이마트 한우 혼합세트는 지난해 10만8천원에서 9만5천원으로 12% 하락했다. 홈플러스의 냉장등심정육혼합세트도 지난해 19만9천원에서 16만9천원으로 15.1% 가격이 내렸다.

백화점도 사정은 비슷했다. 롯데백화점의 대표 한우 제품은 28만원으로 2만원(7%) 가격이 떨어졌고,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40만원에 판매하던 '정성갈비' 세트를 올해는 37만원에 내놨다. 백화점에서는 오히려 가격이 동결되거나 오른 경우도 있다. 롯데백화점에서 한정판매되는 '울릉 칡소 세트'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가격 변동이 없다. 신세계백화점에서 판매되는 명품 한우 1호 세트는 지난해 40만원에서 올해 42만원으로 가격이 오히려 오른 것도 있었다.

한우값 하락이 소비자 체감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복잡한 유통구조 탓이다. 국내 한우 유통은 '농가→산지수집상→우시장→도매상→도축ㆍ해체→가공업자→수집상→정육점→소비자' 등 총 9단계를 거쳐 이뤄진다. 유통구조가 복잡할수록 비용과 마진이 추가되면서 소비자 가격 하락율은 낮아지는 것이다.

한우값은 2010년 1월 한우 암소 600㎏ 성우(成牛) 기준 591만1천원에서 지난해 12월 362만9천원(농협·농수산물유통공사 자료)으로 40%나 떨어졌다. 등심 100g 가격도 2010년 1월 7천223원에서 지난해 12월 6천136원으로 16% 떨어졌다.

하지만 소비자 밥상에 오르는 한우값은 크게 내리지 않아 체감하기 어렵다. 소 한 마리가 유통되는 과정을 들여다보자. 전국의 한우 평균가격은 600kg짜리 1마리가 400만원대다. 도축가공 과정을 거치면 고기와 뼈 등 400kg이 나오고 도매상에 kg당 1만 3천원에 팔리고 운송과 가공, 소매상을 거쳐 최종단계에서 kg당 6만원이 넘는 가격에 매매된다. 애초 400만원짜리 소가 2천400만원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농식품부 통계를 보면, 쇠고기의 유통마진은 2010년 40.9%, 2009년 37.5%, 2008년 41.1% 2007년 37.1%로 평균 유통마진은 40% 정도다. 미국의 유통마진(USTR자료) 2010년도 53.6%, 2009년 57.5% 2008년 54.5%보다 낮은 수준이다.

◆복잡한 유통구조 4~5단계로 축소하면 ‘반값 한우’ 가능

하지만 여기에 고기값의 1.5%인 도축비와 운송비까지 더해져 전체 유통비용은 눈덩이 처럼 불어나게 된다. 축산업계에 따르면 전 유통단계에서 10~25%의 중간마진이 발생하고 있고 일부 도매상들은 쇠고기를 경매 받아 소매상이나 음식점으로 넘기는 과정에서 20% 안팎의 높은 마진을 남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불합리한 유통구조에 대형마트가 개선에 나섰다. 최근 이마트는 미트센터와 직접 경매 참여, 위탁영농 등을 통해 유통단계를 4~5단계로 줄였고, 롯데마트도 축협에서 운영하는 생산자 단체인 ‘지리산 순한 한우사업단’을 통해 한우 고기 직거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소비되는 물량에 비교하면 비중이 적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체감하기에는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대형 마트, 슈퍼마켓, 홈쇼핑 등 유통가가 농가를 위한 명목으로 한우할인 행사 등에 돌입하며 '한우소비' 촉진을 위해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볼멘소리는 여전하다. 반짝 할인행사에 그칠 뿐이고 산지 소값 하락에 비해 한우가격 하락율은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다.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가 직매입을 하는 것도 소규모라 소비자들이 장을 볼 때 저렴해졌다고 느낄 수가 없을 것"이라며 “(소값 하락)여론 때문에라도 단기간 할인행사는 하겠지만 곧 원래 가격대로 돌아가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비자는 비싼 한우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호주산이나 미국산은 맛도 좋은 편인데 가격이 저렴해서 판매가 늘고 있다. 7년차 주부 이경아 씨는 “한우를 먹고 싶어도 뉴스랑 다르게 한우값이 여전히 비싸서 엄두가 안난다”며 “미국산 등심을 주로 이용하는데 가격도 착하고 맛도 있어서 자주 구입하는 편”이라고 말한다.

서울 마장동의 경매사는 "산지-공판장-경매-판매로 유통 단계가 4단계밖에 안 되는 경우는 시중가보다 20% 이상 싸다"며 "지금 7단계, 8단계로 복잡다단한 유통 단계를 단순화하면 '반값 한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우 전문점에서 파는 등심 1인분(150~200g) 가격은 3만~4만 원대로 평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고급 한우 식당의 한우값은 요지부동이다. 되레 올린 곳도 있다. 서울 강남 A 식당의 경우 한우 생갈비가 2010년 6만8천원(1인분 180g 기준)에서 지난해 7만8천원으로 껑충 뛰었다. 식당 측은 "가장 비싼 최고급 부위만 공급받기 때문에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며 "임대료·인건비 등 부대 비용도 상승했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한다.

한우 유통 관계자에 따르면 고급 식당가의 경우 보통 고기 가격의 25~30%가 순수 마진이 붙는다. 국내 프랜차이즈 한우식당을 운영하는 D씨는 "수도·전기료 등은 전체 매출의 1.5%, 임차료는 3.5% 등 인건비를 제외한 제반 비용은 전체 18% 정도"라며 "규모가 크거나 고급 식당같이 매출 규모가 큰 경우 부대 비용이 전년 대비 10% 이상 올랐다고 해도 가격 인상요인은 4~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최근 2년 동안 한우값은 40%나 떨어졌는데도 이는 소비자 가격에 전혀 반영되지 않아 결국 식당 측의 과다 이윤 챙기기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국 한우협회 광주·전남 시도지회 소속 축산농민 100여명이 지난 5일 오후 전남 무안군 남악신도시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축산농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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