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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작지만 귀한 영화들의 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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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명절 연휴를 전후로 한국의 극장가는 관객들의 사랑을 눈 빠지게 기다리는 각양각색의 영화들로 가득한 대목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왕의 남자’ ‘투사부일체’ ‘홀리데이’ 등 한국영화와 ‘킹콩’ ‘나니아 연대기’ 등 대작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차지했으며, 장동건 주연의 한중합작 블록버스터 ‘무극’, 가족관객을 노리는 디즈니의 야심찬 3D 애니메이션 ‘치킨 리틀’, 설경구 송윤아 주연의 멜로 ‘사랑을 놓치다’, ‘코미디는 먹힌다’는 흥행 공식에 따라 제작된 ‘투사부일체’ 등이 연휴를 겨냥해 개봉했다.

풍성하지만 한편으로 매해 비슷비슷한 블록버스터와 코미디로 이루어진 대목 시즌 극장가에 식상한 관객들에겐 2% 부족한 라인업이다. 영화 팬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들은 이미 큰 인기를 끌어 ‘명절 낀’ 시즌에는 정작 볼 만한 새 영화가 없다는 지적도 들려온다. 하지만 이달에는 지난달부터 개봉한 작은 영화들의 풍년이 이어져 영화팬들의 2% 부족한 목마름을 채워준다.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더 차일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난달 27일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개봉한 ‘더 차일드’다. 벨기에에서 다큐멘터리 작가로 영화 인생을 시작, 고난 어린 삶 속에서 번번이 희망의 실마리를 발견해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는 극영화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장-피에르와 뤽 다르덴 형제의 작품으로 2005년 칸 황금종려상을 수상작이다.

‘더 차일드’의 제목은, 여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갖게 됐으나 아버지로서의 애정이나 책임감을 갖지 못하고 자신의 아이를 팔아버리는 과오를 범하는 주인공 브뤼노가 결국은 또 다른 아이(더 차일드)임을 보여주고 있다. 전반부 젊은 연인의 무죄한 생명력과 기쁨을 담아내던 카메라는 후반부에는 인식조차 하지 못한 채 범죄를 저지르고 점점 비극적인 상황에 처하는 주인공을 숨가쁘게 따라잡으며 미약하고 무지한 인간인 그가 과연 용서받을 수 있을 지, 변화할 수 있을 지의 질문을 던진다. 많은 영화들이 감상적 음악으로 마지막 눈물을 짜내는 것과는 달리, ‘더 차일드’는 주인공의 작은 흐느낌을 갑작스럽게 중단시키며 완벽한 어둠과 무음 속에서 엔딩 크레딧으로 올리는 것으로 영화를 맺는다.

지난달 26일 개봉한 ‘메종 드 히미코’는 2004년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상당한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2005년 작이다. 오래 전 어머니와 자신을 버리고 떠나버린 게이 아버지를 증오하는 사오리에게 어느날 아버지의 연인 하루히코가 찾아온다. 하루히코는 사오리의 아버지 히미코가 암에 걸려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고, 그녀에게 아버지가 만든 게이들을 위한 실버타운에 와서 일을 도울 것을 부탁한다. 유산 때문에 매주 한 번씩 그곳에 가기로 결정한 사오리는 게이 실버타운 ‘메종 드 히미코’에 사는 사람들에게 점차 마음을 열게 된다. 이색적인 성에 대한 이야기 같지만 영화는 사랑을 보편적 인류애로 확장시킨다. 한 젊은 여성의 성장담이 감독 특유의 담백한 연출에 실려 묵직한 감동을 전한다는 평을 얻었다.

선댄스 영화제가 주목한 2편
선댄스 영화제가 주목한 2편의 영화도 지난달 27일 ‘선댄스, 선댄스!’라는 기획으로 함께 개봉했다. 미란다 줄라이가 연출과 주연을 모두 맡은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소통의 문제를 창의성과 재기발랄함으로 풀어낸 젊은 여성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2005년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비롯, 칸 영화제 황금카메라상 등 세계 유수 영화제에 소개돼 수상의 영예를 안은 문제작이다.

톰 맥카시 감독의 장편 데뷔작 ‘스테이션 에이전트’는 2003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평론가와 언론들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를 받은 화제작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세 사람이 서로에게 친구가 되가는 과정과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외로움, 상실감을 따뜻한 시선으로 치유하는 모습을 그려 관객상을 비롯해 각본상, 연기상을 휩쓸었다.

아프가니스탄 영화 ‘천상의 소녀’는 2일 씨네큐브에서 한글 자막과 영어 자막을 동시에 입혀 단관 개봉한다. 탈레반 정권 하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참상을 고발한 작품. 영화의 원제는 ‘오사마’인데 전쟁에서 아들과 남편을 잃어 여자만 남은 집안에서 생계를 위해 남장을 하고 오사마라 불린 12세 소녀가 주인공이다. 탈레반 정권 붕괴 후 만들어진 최초의 아프가니스탄 영화로, 파키스탄으로 망명했던 세디그 바르막 감독이 탈레반 붕괴 후 고국으로 돌아와 만들었다. 이란 거장 모흐센 마흐말바프가 제작을 지원했다.

내놓는 작품마다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는 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최신작 ‘타임 투 리브’ 또한 주목을 끈다. 이달 9일 시네코아에서 개봉할 예정인 이 영화는 전도유망한 패션사진작가에게 어느 날 찾아온 죽음을 소재로 하고 있다. 미스터리 추리물의 형태를 많이 띠었던 전작들과 달리 ‘타임 투 리브’는 섬세하고 서정적인 영상으로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차분하게 묘사한 수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 서울유럽영화제 개막작으로 국내에 소개돼 연일 매진을 비롯, 평단 및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은바 있다.

국내 독립영화 ‘눈부신 하루’ ‘삼거리 무스탕 소년의 최후’
이밖에 23일 개봉으로 아직 관객을 만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하지만 ‘눈부신 하루’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광복 60주년기념 디지털 옴니버스 프로젝트인 이 독립영화는 ‘눈부신 하루’라는 큰 제목 아래, ‘보물섬’ ‘공항남녀’ ‘엄마 찾아 삼만리’라는 세개의 단편으로 구성돼 있다. 김성호 감독의 ‘보물섬’은 할아버지의 유물을 찾아 제주도로 온 일본인 소녀가 하루 동안 겪는 여정을 통해 친구와의 우정을 확인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내용의 로드 무비. 민동현 감독의 ‘공항남녀’는 우연한 사고로 공항에 갇히게 된 일본 남자와 공항 직원으로 일하는 한국 여자와의 짧은 만남과 이별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로 개인 간의 화해를 통해 역사를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김종관 감독의 ‘엄마 찾아 삼만리’는 일본으로 돈을 벌러 간 엄마를 만나러 가기 위해 여비를 마련하는 10대 소년의 고단한 하루를 통해 아픈 과거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미래를 맞기 위한 노력의 과정을 보여준다.

한국 독립영화계의 올해 최대 기대작 ‘삼거리 무스탕 소년의 최후’도 2월 개봉한다.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막 살해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 등으로 독립영화계의 스타로 떠오른 남기웅 감독의 신작. 유바리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초청되는 등 개봉 전부터 주목받은 작품으로 감독의 독특한 상상력과 감각적 영상이 여전히 매력을 발산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자 친구의 꼬임으로 자신의 몸에 총을 이식한 남자의 복수와 배신이라는 스토리 구조 속에 현대 남성의 초라한 자화상을 SF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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