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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는 테러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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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뮌헨 올림픽 11명의 이스라엘 선수들이 살해당했다. 이야기는 그 다음부터다’는 흥미진진한 카피를 내세운 영화 ‘뮌헨’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최신작. 흥행 감독으로서의 오락적 감각보다는 이른바 ‘예술성’을 입증 받고 싶은 스필버그의 내면이 읽혀지는 ‘진지한’ 영화다.

폭력의 허무함
‘쉰들러 리스트’ 이후 또 한 차례 ‘아카데미용 영화’로 ‘예술’과 ‘흥행’의 필모그래피 안배를 시도하는 스필버그의 이번 작품은 1984년 출간된 조지 요나스의 회고록 ‘복수’를 원작으로 한다. 1972년 뮌헨올림픽의 실제 테러 사건이 영화의 소재. 올림픽 선수단으로 위장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검은 9월단’이 이스라엘 선수단을 인질로 잡고 테러리스트와 팔레스타인 죄수들의 석방을 요구한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선수단 전원을 살해한 끔직한 사건이 바로 뮌헨의 악몽이다. 영화는 그 이후 팔레스타인 용의자들을 암살하려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활동에 초점을 맞췄다. 물론 이 복수의 테러는 진위가 밝혀지지 않았다. 실화 자체보다는 스필버그의 상상력이 영화의 원동력이라고 해야 할듯하다.

테러 용의자들을 암살하는 복수의 테러를 저지르는 5인의 킬러들은 테러가 반복될수록 목적 없는 폭력에 젖어들고 영혼은 황폐해진다. 주인공들은 자신들이 경악하고 증오했던 테러범들과 점차 동일해면서 복수가 복수를 부르는 국제사회 테러의 연쇄작용과 폭력의 허무함 속에 내던져진다. 11명의 팔레스타인 테러 배후인물 중 9명이 제거되지만 더 과격한 테러로 되돌아오고 제거된 인물은 훨씬 위험한 인물로 교체된다. 폭력적 앙갚음은 폭력적인 복수를 계속 양산할 뿐 평화와는 더 멀어진다.

깊은 통찰보다 보편적 휴머니즘 수준
‘뮌헨’은 충격적 실화를 소재로 해서 기획 단계부터 주목받았고, 개봉을 앞두고는 아랍 테러세력을 지나치게 인간적으로 그렸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영화는 예상외로 별다른 충격이나 논란거리가 없다. 테러의 악순환에서 허우적대는 미국인들에게 ‘뮌헨’은 강한 메시지를 던질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을 벗어난 제3자의 시각에서 이 영화는 테러에 대한 깊은 통찰력보다 보편적 휴머니즘을 전달하는 수준에 그치는 인상이다.

지극히 미국적이며 스필버그적인 성찰이라고 할까. 전화벨이 울리고 상대편이 수화기를 들면 폭탄이 터지는 방식으로 폭탄테러를 감행하는 부분에서 수화기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테러 대상자의 어린 딸이라던가 평화와 희망의 상징으로 비밀 요원 애브너의 젊고 아름다운 아내와 아기를 등장시킨 대목들은 스필버그의 ‘고질병’을 읽게 한다. 이 같은 가족주의와 보편적 휴머니즘이 한계라고 해야 할지, 흥행의 원동력 중 하나라면 장점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랍 테러범을 등장시켜 그들에 대한 변호도 빠뜨리지 않는다. 영화는 그렇게 함으로써 국경을 넘는 인류애라는 주제를 강화하지만 유대인 등장인물을 통해 전달되는 이스라엘에 대한 변호는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유대인이자 미국인인 스필버그의 어쩔 수 없는 시각의 틀을 확인하게 하는데, 테러범에 대한 인간적 묘사보다 오히려 이스라엘에 대한 지나친 옹호가 논란거리의 가치가 있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남의 나라의 뻔한 이야기
비밀 요원들이 한명씩 용의자를 테러해 나가는 장면들은 1970년대 각국의 색깔을 잘 살려 상당히 리얼하게 그려낸다. 능숙한 연출력과 명쾌한 캐릭터 묘사 등은 감독의 힘을 분명히 느끼게 한다. 스릴러 구조로 풀어나가는 것도 지루한 스토리 라인에 생기를 불어넣는 요소다.

하지만 이 영화는 스필버그의 이름만으로도 재미만은 반드시 보장했던 그의 필모그라피에서 거의 유일하게 지루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보편적 휴머니즘 같은 뻔한 이야기를 할 거라면 화끈하게 재미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스필버그의 장기를 진정으로 살리는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스필버그에 대한 오락적 기대치를 뺀다면 못 견디게 지루하기만한 영화는 아니다.

국내 흥행시장에서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테러가 ‘남의 나라 이야기’라는 사실이다. 피는 피를 부른다는 뻔한 사실을 그처럼 정색하고 말할 필요가 있을까? 9·11 이후 분노 외에 열린 사고가 어려운 미국인에게 이 뻔한 메시지는외침이 될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큰 의미를 지니기 어려운 듯 하다.

게이샤의 추억

감독 l 롭 마샬
배우 l 장쯔이, 공리, 양자경

신비로운 푸른 회색빛 눈동자를 지닌 소녀 치요는 가난 때문에 언니와 함께 교토로 팔려가게 된다. 자신이 게이샤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그녀를 시기해 함정에 몰아넣는 하츠모모에게 겪은 갖은 수모 속에서 유일하게 친절을 가르쳐준 회장을 마음에 담고 게이샤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마침내 그녀를 수제자로 선택한 마메하에게 안무 음악 미술 화법 등 다방면에 걸친 혹독한 교육을 받고 최고의 게이샤 사유리로 사교계에 화려하게 데뷔한다. 은근히 그녀를 사모하는 기업가 노부와 남작을 비롯한 많은 사람의 구애도 거절한 채 회장을 향한 사랑을 지켜가던 사유리. 하지만 게이샤란 사랑을 선택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백만장자의 첫사랑

감독 l 김태균
배우 l 현빈, 이연희, 이한솔

건방지고 철없는 재벌 3세 재경은 세상에 두려울 것도, 특별한 삶의 목표도 없다. 주민등록증만 받으면 곧 수천억의 유산을 받을 텐데 그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러나 주민등록증을 받아 든 다음날 재경에게 청천벽력 같은 할아버지의 유언이 전해진다. 유산을 받으려면 강원도 산골 보람고등학교의 졸업장이 필요하다는 것. 어쩔 수 없이 시골로 내려간 재경. 이 시골학교를 그만두고도 유산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퇴학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학교 쌈장으로 보이는 명식을 패고 교장에게 뒷돈을 주며 퇴학을 종용해보지만 소용이 없다. 어떤 잘못도 용서해버릴 것만 같은 이곳에서 재경은 꼼짝없이 학교를 다녀야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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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자산이 사회적 불균형을 어떻게 강화하고 있는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ESG 공간자산 경제학’을 펴냈다. 박운선 저자의 ‘ESG 공간자산 경제학’은 공간의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그 안에 숨어 있는 불평등의 구조와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실천 전략을 집약한 책이다. 저자는 토지·건물·도시·기후·금융 등 다양한 공간자산이 사회적 불균형을 어떻게 강화하고 있는지를 치밀하게 분석하며, 이를 ESG 원칙에 기반한 정책과 기술로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를 통합적으로 제시한다. 특히 ‘공간의 경계를 허물자’는 책의 핵심 메시지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제 정책·기술·거버넌스 전략으로 구체화돼 있다. 공공자산의 공정한 배분, AI 기반 공간분석, 디지털 금융포용, 민관학 협력 플랫폼, 그리고 포용적 도시계획 등 다양한 해법이 단계적으로 담겨 있다. 이 책은 학계, 정책실무자, 기업, 시민 모두가 ESG 관점에서 공간자산을 새롭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경제학적 안내서다. 자산 격차, 도시 불평등, 세대 간 부의 대물림 문제 등 우리 사회의 핵심 난제에 정면으로 다가간다. 경제학박사며 부동산경제학박사(국내 1호)인 박운선 저자는 경제학과 부동산경제학을 전공하고 다양한 정책 연구 및 자문 활동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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