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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호산죽엽 된장집의 구수한 된장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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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산죽염 된장집’의 구수한 된장사랑


산 이정임씨 부부의 10년 전통 된장마케팅, 전국 가정에 ‘택배’로…


35년만의
폭설이었다는 엊그제 기상대의 발표는 별개로 하자. 계절의 변화는 절기를 속일수 없어 산자락 사이사이로 잔설이 녹아드는 질마재를 뒤로 하고
이른 봄나들이 겸해 아스라한 기억 속 고향의 맛을 찾아가 보았다.


“장을 잘 담가야 풍년이 온다나…”


서울에서 불과 2시간 남짓한 거리에서 우리의 옛맛을 이어 가고 있는 ‘호산죽염된장’의 이정임(48), 최연식(39)씨부부는 이미 유명인이었다.
전통적으로 한국음식은 발효문화가 발달했고 그 대표적인 것이 ‘김치’와 ‘장류’이다.


특히 음식의 간을 맞추는 기본 양념의 하나인 간장은 오미(五味)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음식의 맛까지 살려주는 중요한 식료였다. 농도에
따라서 진간장·중간장·묽은 간장 등으로 나뉘고 각각 맛의 정도와 빛깔의 차이따라 음식에 맞추어 사용되는 것이다.


장을 잘 담가야 한 해 농사를 잘 지었다는 옛말처럼 우리네 조상들은 장 담그는 일을 연중 큰 행사로 치루어 냈고, 그래서 장 담그는 택일과
주부에 대한 금기도 유별났다.외출을 삼감은 물론 부정을 타서도 안되며, 집안에서 큰 소리가 나도 안됐고 심지어 여성의 음기가 장에 닿는
것을 막기 위해 창호지로 입을 봉한 채 장을 담그기까지 했다. 기자가 찾아 간 ‘호산죽염된장’ 이정임·최연식씨 부부의 집 뒤로는 4000여개의
장 항아리가 빼곡이 자리를 하고 있어 처음 보는 이도 절로 신뢰가 가게 했다.


전통 방식으로 빚은 죽염된장


상호명 그대로인 죽염을 소금 대신으로 사용해 장을 담그는 것이 이 집 장맛의 차별화 비결.지금은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씨부부가
이곳에 자리잡던 9년전은 참으로 답답한 시절이었다.어느 큰 스님이 ‘임금이 앉은 자리’라며 극찬한 명당(?)이지만, “그냥”우연찮게 당시
거래되던 가격으로 15,000평을 1천만원에 주고산 평범한 땅이었다.10여년전 결혼하여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소시민으로 살아가던 이들은 남에게
빌려준 돈이 화근이 되어 불행의 늪으로 빠져 들었다. 헤어날 길이 없어 당시 다섯 살이던 첫 아들을 들쳐 업고 야밤도주를 하던 이들의 전
재산은 7만원이었으며, 그로부터 기약없는 삶이 새로이 시작됐다.


처음 자리잡은 곳은 조치원. 이곳에서 할 일없이 세월을 원망하다 우여곡절 끝에 죽염을 만드는 인간문화재 효산스님을 만났고, 그 인연으로
시찰에서 전해 내려오는 죽염된장 담그는 일을 배운 이들은 사찰 신도들을 대상으로 죽염된장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그러면 이 집의 장은 짧은 기간에도 왜 차별화 될수 있었을까? 장맛을 좌우하는 주 요인중의 하나가 바로 물맛인데 이들 집 뒤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옻샘이 들어앉아 있으며, 옻샘물은 맛은 더 얘기할 필요도 없거니와 예로부터 피부병·위장병·신장병에도 특효가 있다고 전해 내려온다.
거기에다 이씨 부부가 터를 잡은 충북 괴산군 청안면 운곡리 일대는 해발 320m의 준고냉지이기에 열대야가 없으며 주·야 일교차가 심한 청정지역으로
장 담그기에는 천혜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소금이 아닌 죽염으로 간을 해 2년이상 발효시킨 후 출하하기 때문에 죽염특유의 구수한
냄새가 어우러져 우리 옛맛을 찾는 도시인의 미각을 절로 돋운다.


장맛도 보고 봄풍경도 보고


원래 우리 입맛에 맞는 전통 장은 음력 10월에 순수 토종콩으로 메주를 빚고 겨우내 발효시킨 후, 주로 정월과 삼월 “손없는날”을 택일해
장을 담갔다. 된장은 메주에 소금물을 부어 간을 맞추고 이를 숙성시켜 간장을 떠낸 뒤 건더기에 다시 소금으로 간을 해 만들었는데, 이러한
전통 된장 외에도 각 지방에는 특유의 된장이 전해 내려온다.


메주가루에 쌀가루와 고춧가루를 섞고 새앙을 이겨 넣은 다음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숙성시킨 담북장, 메주가루에 질척한 보리밥을 섞고 고춧가루와
소금간으로 숙성시킨 강원도 막장, 특유의 냄새로(?) 입맛을 돋우는 청국장(전국장), 최근에는 이러한 된장에 호박과 보리를 첨가하고 고추씨가루를
섞은 호박보리된장까지 선보이고 있다.


동서울을 나서서 중부고속도로를 타면 넓게 트인 시야와 달리는 속도감으로 한껏 찌든 도시민의 스트레스가 어느정도 가셔지고, 이때쯤 닿는
곳이 증평 I/C이다.


충청도의 넉넉한 인심과 함께 봄내음이 아른거리는 36번국도는 넓게 닦인 4차선도로에 시골정취역시 잘 어우러진 최고의 봄철 드라이브 코스라
해도 무리가 아니다.


옛맛을 찾아가는 길목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다는 초정약수가 자리하고 있고, 이씨부부의 ‘호산죽염농장’은 유명한 화양구곡의 입구이며 지근거리의
“화양원탕”은 게르마늄 중탄산 나트륨천으로 수질이 매우 우수하다. 또 인근의 금단산에서 채취되는 고로쇠약수 역시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늘 감사하는 마음에서 봉사하고파…


이정임·최연식씨
부부는 이곳 괴산의 보물이라고까지 불릴만큼 지역의 유명인이다. 또 그럴만큼 이씨 부부가 걸어온 인생역정은 드라마틱하고 IMF와 최근의 경제한파로
우리 주변의 삶들이 고단하기만 한 요즈음, 모든 것에 감사하며 어려울 때 주위에서 받은 만큼 돌려 주고자 노력하는 이들 부부의 오늘을 살아가는
모습은 너무도 밝고 훈훈하기만 하다.


현재 국내에 이들 부부처럼 전통장류를 생산판매하고 있는 곳은 어림잡아 8500여곳. 그러나 그 가운데 신지식인으로까지 뽑혀 이제는 성공인으로써도
부끄러움 없으련만, 이들은 절집을 통해 닦아 온 삶의 기반 때문인지 평상심을 잃지 않고자 한다. 그것은 욕심없이 살면서 어려웠던 과거를
잊지 않고 오늘도 교도소 제소자와 노무자·실직자 쉼터 등을 찾아 다니며 용기를 북돋아 주고 있고, 2년째 불우소년소녀 가장과 독거노인 1000명씩에게
3㎏된장(싯가3만원)을 보내주는 등 말없이 실천하는 그의 선행에서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요즈음 그의 살아 온 인생역정을 한권의 책으로 묶고 있는 이들 부부는 사재를 털어 책을 출간하고 용기를 잃은 주위의 어려운 이들에게
책을 무료로 배부할 예정이다.

“아직 부채가 있지만 우리는 부자지요. 뒤뜰에 익어가고 있는 장만 해도 20억원(?)이 넘으니까요…”

취재를 마감하는 기자의 귀에 들려오는 이씨의 밝은 목소리는 그의 쌍동이 초등학생 아들과 같은 해맑음이 잔뜩 배어 있었다.


문의: 043) 832-1388







죽염된장은…


우리의 <농가월령가>에도 묘사되었듯이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장담그는 일을 한 해의 행사 가운데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먼져라는 말처럼 맛있는 음식을 잘 먹으면 체력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며, 노동력이
필수인 전통적 농경사회에서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장맛은 집안의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었다.

‘호산죽염된장’의 제품들은 당연히 죽염으로 소금을 대신하는데 죽염은 대나무에 소금을 넣어 소나무 장작으로 1400。의 열을 가하면서
21일동안 9번을 구어 만든다. 따라서 소금의 불순물은 완전히 제거되고 맛은 고소한 죽염은 염분 섭취량이 다소 많은 우리네 식탁에서도
무공해 건강식품으로 각광 받아왔다. 또 하나 이 농장의 뒤뜰을 가득 채우고 있는 4000개의 장항아리는 유약을 칠하지 않은 순수
재래식 항아리. 유약에는 발암물질이 섞여 인체에 해롭기도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항아리의 숨구멍을 막기 때문이란다.

외부의 기온변화에 따라 숨을 쉬며 온도를 자동으로 맞추는 우리의 전통 항아리는 장담그는데 있어 물·소금과 함께 3대 기본요소이기도
하다.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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