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1 (일)

  • 구름많음동두천 -4.8℃
  • 구름조금강릉 0.8℃
  • 구름많음서울 -2.7℃
  • 맑음대전 -1.5℃
  • 흐림대구 2.1℃
  • 흐림울산 3.1℃
  • 구름많음광주 2.3℃
  • 흐림부산 6.3℃
  • 흐림고창 1.1℃
  • 흐림제주 7.6℃
  • 구름많음강화 -3.1℃
  • 구름조금보은 -1.3℃
  • 구름많음금산 -1.1℃
  • 흐림강진군 3.9℃
  • 흐림경주시 2.5℃
  • 흐림거제 6.5℃
기상청 제공

문화

‘최종병기 활’ 시비에 답하다

URL복사

감독이 말하는 표절·왜곡·호랑이 등 영화에 대한 진실

11일까지 570만명이 보며 올 여름 국산영화 최대흥행작으로 자리잡은 액션 사극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42) 감독은 2년 가까이 자료를 수집하고 장소를 헌팅했다. 이어 정교한 집필로 탄탄한 시나리오를 탄생시켰고, 뚝심과 의지로 블록버스터를 완성했다.

분명한 히트작이지만, 누구나 칭찬하는 영화는 아니다. 비판도 있고, 표절 시비도 나왔다. 김 감독은 불편해하는 대신 관심 겸 유명세로 수용하고 있다.

먼저, 연인이 아닌 남매 설정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많다. 거의 모든 영화에서는 악의 무리에 납치된 애인, 여자친구, 아내를 구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서는 히어로가 등장한다. 그런데 ‘최종병기 활’에서는 오빠 ‘남이(박해일)’가 청의 정예부대 니루에게 납치된 여동생 ‘자인(문채원)’을 구하기 위해 적진 한복판으로 뛰어든다.

‘최종병기 활’ 역시 기획 단계에서는 남이와 자인을 애인 관계로 만들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영화의 근간이 되는 ‘추격’을 놓칠 수밖에 없어 남매로 정하게 됐다.

“애인 관계는 뭔가 관계가 발전해야 되는데 그렇게 되면 추격이 방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 추격의 속도감, 긴장감이 뚝 떨어지게 되고 자인은 결국 민폐녀가 돼버리므로 그렇게 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남매지간이 더욱 드라마틱할 것이라는 계산도 작용했다. “불쌍하게 끌려간 누이를 구하러 가는 오라비의 이야기…, 뭔가 느낌이 있지 않나? 가족이라는 관계는 드라마를 일부러 강하게 만들지 않더라도 보는 사람들에게 더 강한 임팩트를 주고 뜨거운 감동을 느끼게 한다. 게다가 자인의 연인으로 다른 남자를 한 명 더 넣을 수 있어서 얘기를 더 흥미롭게 형성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빠와 남편이 의기투합해 자인을 구하러 가면 멋질 것 같았다.”

이어, 인조반정 당시 폐주 광해의 충신이었다는 이유로 부친이 참살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남이와 자인이 몸을 피한 곳은 개경에 사는 부친의 죽마고우 ‘김무선(이경영)’의 집이다. 그곳에서 10여 년을 숨어살며 자인과 김무선의 아들 ‘서군(김무열)’은 연정을 키웠고 결국 결혼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병자호란을 일으킨 청군이 바로 그 날 개경으로 쳐내려왔다. 전쟁이 난 줄도 모르고 잔치를 벌인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이 있다.

김 감독은 “역사를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병자호란 당시 청군은 압록강에서 한양까지 7일 만에 당도했다. 청군의 기마전, 전격전 앞에 조선군은 봉화 올릴 틈도 없이 당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인조가 강화도로 피란을 못가고 남한산성으로 몸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 백두산 호랑이의 출현이다. ‘주신타(류승룡)’가 이끄는 니루들에게 쫓긴 남이가 숲으로 도망치는데 마침 그곳은 호랑이 서식지였다. 남이는 그곳에서 일부러 소리를 질러 호랑이를 꾀어내고 호랑이는 니루들을 공격해 남이를 구하게 된다. 영화 속 호랑이는 실제로는 백두산 호랑이가 아니라 태국의 벵갈 호랑이다. (3분의2는 태국에서 촬영해 온 실제 호랑이가 움직이는 모습, 나머지는 호랑이와 니루들이 싸우는 장면으로 CG를 활용했다)

이 장면을 두고 ‘영화가 왜 갑자기 괴수영화로 탈바꿈하느냐?’, ‘리얼리티가 떨어진다’ 등의 지적이 나온다. 김 감독은 “관객들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밀고 나갔다. 현실적인 것과 이상적인 것의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고 해명했다.

현실적인 이유는 남이는 혼자, 니루는 여럿인 상황에서 수적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호랑이가 니루들을 해치워주는 것이다. “주신타와 니루는 약한 자들이 아니다. 남이가 아무리 신궁이라도 해도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한 번 도와주면 고맙지 않나?”

이상적인 이유는 백두산 호랑이의 상징성이다. “민족의 영물인 백두산 호랑이가 만주인들에게 쫓겨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조선인을 돕는다면 의미가 크리라는 판단이었다.”

이 호랑이 관련 의문은 또 있다. 사람보다 2배∼3배 큰 호랑이가 실존하느냐는 것이다. 김 감독은 “원래는 그것보다 훨씬 크게 준비했었다. 하지만 제작 단계에서는 크기를 줄였다”며 “당시 기록들을 보면 사람 2배∼3배 크기의 호랑이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그래서 호랑이와 마주치면 심장마비로 죽어버렸다고 한다. 영화에서는 니루의 2배 정도밖에 안 되는데 왜 그렇게 크게 느끼는 건지 모르겠다”고 되물었다.

끝으로, 가장 민감한 질문이다. 남아메리카 잉카제국을 배경으로 한 멜 깁슨의 액션 블록버스터 ‘아포칼립토(2006)’와 닮은 구석이 많다는 의견들이 적지 않다.

“예상했던 일이다. 사실 ‘아포칼립토’는 나도 좋아하는 영화이긴 하다. 하지만 우리 영화엔 호랑이가 등장하고 ‘아포칼립토’에는 재규어가 등장한다는 것 외엔 전혀 다르다. 당초 호랑이 장면을 넣을 때 주변에서 많이 반대했다. 표절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호랑이가 백두산 자락을 배경으로 추격전이 펼쳐지는데 등장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고 관철시켰다.”

내친 김에 김 감독은 자신이 영향을 받은 영화들도 열거했다. “‘아포칼립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추격전의 원형으로 영화를 구상했다. 대니얼 데이 루이스 주연의 ‘라스트 모히칸(1992)’, 해리슨 포드가 주연한 ‘도망자(1993)’에서도 많은 것을 느꼈다.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에너미 앳 더 게이트(2001)’의 저격 코드 역시 내게 강한 자극을 줬다. 할리우드 서부극, 일본 사무라이 영화들도 좋은 경험이었다.”

그러나 표절 의혹에는 단호히 선을 그었다. “이야기의 원형은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서 필요하다. ‘최종병기 활’에는 이처럼 추격전과 저격이라는 낮익음과 활과 병자호란이라는 낯설음이 함께 자리한다. 바로 그것이 영화의흥행 요소가 돼주고 있다.”

조상들이 가장 수난을 겪었던 그 시점에 선조들이 지닌 불굴의 정신이나 고귀한 정신에 초점을 맞추는 ‘역사 3부작’을 구상해온 김 감독은 ‘최종병기 활’로 병자호란을 재조명했다. 다음 번에는 일제 강점기 독립투사 이야기, 그 다음에는 임진왜란 전투를 소재로 작품들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추석 연휴 ‘최종병기 활’이 관객 600만명을 돌파하면, 그의 꿈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한결 높아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대법원 예규 제정에도 여야 내란전담재판부 정면충돌...“연내 설치법 처리”vs“명분 없다...중단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률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이제 명분이 없음을 강조하며 관련 법률안의 국회 통과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계엄군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국민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하고 엄정한 내란재판과 내란청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 신속한 내란 종식과 제2의 지귀연 같은 재판부 원천 차단을 위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반드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조희대 사법부는 12·3 내란 이후 1년이 넘도록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책무인 내란청산을 외면해 왔다. 지귀연 재판부의 노골적인 늑장 재판을 방치한 결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며 “예규 하나로 내란재판 지연과 사법불신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사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국회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