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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의 특혜, 종편채널의 생존방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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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②] 종편 출범과 미디어환경 변화 … 글로벌미디어 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2010년 12월 31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한나라당이 불법 날치기로 처리한 방송법을 근거로 CSTV(조선일보사 20%), 채널A(동아일보사 29.32%), jTBC(중앙미디어네트워크 25%)와 MBS(매일경제신문사 12.63%) 등 4개사를 종합편성채널 사업자(종편채널)로 최종 선정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종편채널’이 ‘글로벌미디어 육성과 여론다양성 향상’이라는 차원에서 우리나라 방송산업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종편채널’은 정부의 기대대로 글로벌미디어 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방송 전문가들은 종편 1개사를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을 약 2,000억 원∼2,500억 원 정도로 예상한다. ‘종편채널’을 먹여 살릴 8,000억 원∼1조 원대의 광고시장이 하루아침에 나올 리는 만무하다. 게다가 국내광고시장은 GDP 대비 0.7% 대에서 거의 정체된 상태다 (2010년 7조 2,560억 원, GDP 대비 0.73 %). 광고시장은 내수산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미 수출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서는 대형광고주인 대기업들이 광고비를 갑자기 늘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편채널’이 생존하려면 정상적인 광고시장이 줄 수 있는 먹거리 이외에 특별한 먹거리가 더 필요하다.

최시중 위원장은 지난 6월 3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종편채널’ 특혜 우려에 대해 “‘종편채널’의 직접영업을 현행법대로 허용할 것”이라며 “주파수가 아닌 유료방송을 플랫폼으로 하기 때문에 지상파방송에 비해 편성과 광고규제 등이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걸음마를 뗄 수 있을 때까지 신생매체로서의 각별한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종편채널’에게는 지상파방송과는 다른 지원과 규제 완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유수의 방송사들과 경쟁하는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라던 ‘종편채널’이 갑자기 ‘각별한 보살핌이 필요한 신생아’로 전락한 것이다.


종편채널의 생존으로 위해선 버티기 전략으론 부족, 무더기 특혜가 필요

조선ㆍ중앙ㆍ동아일보(조중동) ‘종편채널’의 편성전략을 요약하면 ‘최소 비용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동아일보 김승환 경영총괄팀장은 “외주제작사와의 상생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며 이를 ‘기획중심개방형 방송사’라고 설명한다. 조선일보 고종원 기획팀장은 “보도부문을 제외한 상당수의 프로그램을 외주제작형태로 공급하겠다”고 속내를 보이면서 이를 ‘오픈방송’이라고 설명한다. 재정이 든든한 중앙일보만이 “우리가 우리나라의 미디어빅뱅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3D방송 분야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겠다는 jTBC는 3D 교육센터 운영에 60억 원의 국고도 지원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안정적인 시청률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편채널’이 출범 초기에 기선 제압을 위해 대작 드라마나 기획 프로그램을 방송하겠지만 계속 상당한 자본을 투하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상파방송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시청률이 나올 때까지 최소 비용을 들여 수익을 최대화하면서 버티는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이다.

문제는 이런 버티기 전략으로는 3년∼5년 후엔 자본완전잠식상태, 즉 ‘사망선고’를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자본금을 추가 모집하거나 차입을 할 수도 있지만 이미 시장에서 퇴출 시그널을 받아 자본완전잠식상태에 들어간 ‘종편채널’에게 이것이 가능하겠냐는 것이 ‘종편채널’의 최대 고민이다.

이명박 정부 창출에 상당한 지분을 가진 대주주라고 자부하는 조중동 ‘종편채널’들은 이런 위기 앞에서 정부와 한나라당에 자신들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 즉 권력이 줄 수 있는 ‘특혜’를 달라고 공공연히 요구하고 있다. 조중동 신문이 <사설>까지 동원해 비정상적인 정권의 특혜를 신생사업자에 대한 지원인 양 포장하며 특혜의 구체적인 항목까지 지정하는 대담함마저 보이고 있다.

‘종편채널’ 특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그 특혜가 가져올 효과와 문제점은 무엇일까?

종편채널 특혜 중 가장 위험한 것은 ‘방송광고 직거래’다. 방송광고판매대행사(미디어렙) 제도는 보도ㆍ제작과 광고를 분리해 방송과 광고의 부적절한 유착을 막아왔다. KBS, MBC 등 지상파방송과 유사한 시청범위와 영향력을 갖는 ‘종편채널’은 당연히 미디어렙에 의무 위탁되어야 함에도 조중동 ‘종편채널’의 반발과 한나라당의 방해로 방송광고판매대행법( 미디어렙법) 입법 자체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조중동 신문은 신문광고시장의 75%(연간 1조 2천여억 원)를 장악한 독과점 사업자들이다. 숭실대 김민기 교수는 지난 2009년 12월 “방송광고판매대행 관련 법안 공청회”에서 신문시장 광고거래 주요 유형으로 ▲ 광고주에게 홍보성 기사 제공 후 광고 수주, ▲ 사업 또는 캠페인 협찬 유치 ▲ 고시단가와 별도로 홍보협조를 이유로 할증요금 적용 등을 편법의 예로 들었다.

이는 조중동 ‘종편채널’의 광고영업행태를 유추할 수 있게 해준다. 조중동 ‘종편채널’이 광고 직거래를 끝까지 고집하는 이유도 보도·제작, 즉 언론의 영향력으로 광고주와 유착 또는 광고주를 압박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광고를 끌어오겠다는 속셈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한국광고주협회가 국내 주요 광고주를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32개사 광고주 중 84.4%가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채널의 등장이 광고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인가?’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고, 광고주의 상당수가 ‘종편채널’ 출범으로 인한 ‘광고영업 폐해’, ‘광고주 옥죄기’를 2011년 광고영업에서 가장 우려하는 점으로 응답했다. 그런데 올해 6월에는 한국광고주협회의 입장이 돌변해 ‘종편채널’의 광고 직거래를 찬성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광고주들이 조중동 언론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자, 앞으로 ‘종편채널’의 광고영업행태가 어떨지를 가늠케 해주는 대목이다. 인쇄매체에 대한 광고주의 선호도가 나날이 낮아지고 있다는 조사결과와 그간 조중동 언론이 보여온 광고영업행태를 고려하면, 중소ㆍ지역신문에서부터 ‘종편채널’로의 광고비 이전이 시작되리라는 것이 방송학계와 광고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두 번째 특혜가 케이블·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이 ‘종편채널’을 ‘의무’적으로 전송하도록 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료방송 가입자는 전체 1,900만 가구의 85%를 넘어섰다. 따라서 유료방송에 대한 의무전송은 ‘종편채널’이 전국단일방송으로 지상파방송에 못지않은 시청 범위를 갖는다는 뜻이다. 이는 안정된 도달 범위가 보장되어 광고단가 초기 설정 시 ‘종편채널’이 유리한 위치를 확보한다는 의미이고, 통상 50억 이상인 ‘랜딩비’, 즉 유료방송 채널진입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는 물론이고 플랫폼을 무료로 확보하게 돼 송출상의 편의가 보장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영성공익성이 없는 ‘종편채널’에 대한 과도한 특혜이며 케이블·위성방송 사업자의 채널편성권과 영업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번째 특혜는 채널 접근성을 높이는 낮은 번호의 채널 배정, 이른바 ‘황금채널’ 배정 요구이다. 물론 채널배정은 유료방송사업자의 고유 권한이라 정부도 강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시중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종편채널’ 배치와 관련 "(유료방송에 대한) 행정지도로 ‘종편채널’들에 지상파방송 번호와 인접한 채널을 배정하는 일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법적으로 강제할 순 없지만 행정적 압력을 통하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현재 지상파방송 채널 사이의 황금채널은 TV홈쇼핑 업체들이 확보하고 있다. 만약 TV홈쇼핑이 황금채널을 잃으면 매출이 30%∼40% 이상 줄어들고, 매년 3,000억원이 넘는 홈쇼핑 업체들의 ‘기금’으로 지원되는 영세 방송프로그램 공급업체(PP) 지원정책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결국 방송 프로그램 산업 전체가 종편채널 등 대기업 중심으로 왜곡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로 케이블TV와 영세 PP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네 번째 특혜는 KBS 등 지상파방송과 ‘종편채널’ 간의 ‘비대칭적 규제’, 즉 동등한 영향력을 가진 방송사는 동일하게 규제하여야 하는 데도 이를 달리 규제함으로써 한쪽에만 이익을 주는 특혜이다. 정부여당은 ‘종편채널’에 시청자 편의권을 침해하면서까지 광고 주목도가 높은 중간광고를 허용하고, 광고시간을 하루 192분(지상파방송 : 182.5분), 무료광고 시간대인 공익광고 시간을 0.05% (지상파방송 : 0.2%) 이상으로 규정함으로써 ‘종편채널’에 광고재원을 확대해 주면서도 시청자의 공익정보 접근권은 침해하고 있다. 또한, 방송광고 매출의 6/100 범위에서 의무적으로 내도록 되어 있는 방송발전기금의 납부 유예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MBC : 매출액의 4.75%).

다섯 번째 특혜는 공익적 목적으로 광고가 ‘금지’된 품목을 완화해 방송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종편채널’에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의사 처방전이 반드시 필요한 ‘전문의약품’의 광고 허용이었다. 정부는 의약품 오남용으로 국민 건강권을 훼손할 위험이 매우 큰 전문 의약품과 의료기관 광고를 허용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이에 대한 국민의 반대 여론이 빗발치자 정부는 지난 7월부터 48개 일반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해 일반 슈퍼에서도 판매하게 하는 ‘꼼수’를 내놓아 과도한 광고를 유도하고 그 비용을 국민에게 전가한다는 빈축을 샀다.

여섯 번째 특혜가 ‘허술한 편성 규제과 느슨한 심의 적용’이다. ‘종편채널’의 국내제작 프로그램 비율을 방송시간의 20%∼50%(지상파방송 : 60%∼80%)로 낮춰, 주요 시청시간대에 제작비를 많이 투입한 국내제작물을 편성하고 주변 시간대에는 값싼 해외물을 편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제작비 절감 효과로 종편의 생존에는 유리할지 모르나 외국의 저질, 폭력, 선정 문화의 무분별한 도입을 조장하고 국내 콘텐츠 제작역량 제고에는 역행하는 일이다.

 또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종편채널’에 대한 심의기준을 지상파방송에 비해 느슨하게 적용하겠다는 예고를 했다. ‘종편채널’들이 불공정·편파 보도, 선정적인 저질·오락 프로그램, 홍보와의 경계가 모호한 보도와 프로그램을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외에도, 종편채널은 지역별 권역 방송인 지상파방송과 달리 사실상 ‘전국 단일방송’이다. 지역별 편성이 없으니 제작비 절감 효과는 있을지 모르겠으나, 수도권 중심의 정보와 문화를 생산해 수도권 지상주의와 획일성을 심화시키고, 여론의 다양성과 지역성을 훼손해 민주주의 발전에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여당은 ‘종편채널’ 특혜 몰아주기에서 벗어나 언론의 공공성과 미디어 생태계 보호를 위한 노력에 나서야

이에 대해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사익만을 추구하는 종편채널 사업자가 경쟁에 유리한 일방적인 특혜를 누리고 있어 여론 다원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매우 크다”며 지난 7월 종편특혜를 금지하는 방송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에는 ‘의무송신 폐지, 지역별 사업구역 제한,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에 따른 직접 광고영업 금지’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

물론 한나라당이 장악한 지금 국회에서 이 개정안이 입법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심지어 중편채널의 광고 직거래를 허용하라는 조중동 언론의 강력한 요구로 한나라당이 미디어렙 법안의 입법을 고의로 거부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판국이다.

이렇듯 녹록치 않은 상황이지만, 전국언론노동조합 강성남 수석부위원장은 “언론노조가 준비하는 8월 총파업을 비롯하여 언론·노동·시민단체의 계속된 노력으로 ‘언론 공정성 복원’과 ‘조중동 특혜 금지’가 우리사회의 주요한 의제로 부각된다면, 내년 의회권력을 교체한 후 정부여당과 조중동에 의해 무너진 언론의 자유를 다시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분명 올 것”이라고 단언했다.

‘종편채널’에 대한 각종 특혜 논란은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한 ‘종편채널’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일부, 특히 정부여당 내에서는 ‘종편채널’이 시작되는 마당에 어느 정도의 정책적 지원과 배려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언론의 공공성과 미디어 생태계를 보호하고 확장해야 할 정부여당이 ‘종편채널’을 위한 특혜를 주도하고 이들을 연명시키는 데 골몰하고 있는 현실이 온당한 것이냐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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