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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편채널이 광고직거래를 고집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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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①] 종편 출범과 미디어환경 변화 … 정부는 종편사의 일방적 주장만 받아드려

8월 임시국회에서는 방송광고를 방송사를 대신해 판매하는 대행사의 설립과 운영에 관한 법률안(미디어렙 법안)이 다루어질 예정이다. 이 법안의 제정과 관련해 연말에 출범할 종합편성채널(종편채널)이 미디어렙에 들어가기를 거부하면서 입법의 최대 난관이 되고 있다. 사실상 지상파방송과 유사한 ‘종편채널’이 왜 기업들과 광고를 직접 거래하고 싶어하는지, 그리고 ‘종편채널’이 광고 직거래를 통해 얻게 될 실익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종편채널이란 무엇인가?

‘종편채널’은 보도를 포함해 드라마, 오락, 교양, 스포츠 등 모든 장르를 편성, 제작해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에 제공하는 프로그램 공급사업자(Program Provider)로서 KBS, MBC 등 지상파방송과 유사한 방송이다. 당초 ‘종편채널’은 주파수의 희소성으로 지상파방송을 더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여론 다양성을 확대한다는 취지로 지상파방송에 준하는 종합편성이 가능하도록 2000년 통합방송법에 규정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신문시장의 퇴락으로 경영상 위기를 예감한 조선·중앙·동아일보를 위해 2009년 7월 22일 한나라당이 불법 날치기로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금지하던 당시 방송법을 개정하면서 사문화되어 있던 ‘종편채널’을 끄집어 낸 것이다. 신문과 방송의 겸영이 비로소 가능해짐에 따라 정권과 교감하고 있던 방통통신위원회는 2010년 12월 31일 조선, 중앙, 동아, 매일경제신문 등 4개사에 ‘종편채널’을 허가했다. ‘종편채널’은 방송법 시행령에 따라 전 국민의 85%가 가입되어 있는 유료방송에 의무적으로 송신됨으로써 전국을 시청범위로 하는 방송이 기존 지상파방송 4개사에서 ‘종편채널’을 포함해 8개로 늘어났다.


미디어렙은 무엇인가?

‘미디어렙(Media Rep, 방송광고판매대행사)’은 방송사의 광고 시간대를 위탁받아 기업에 방송광고를 판매하고 방송사로부터는 그 판매수수료를 받는 대행사이다. 우리나라는 1980년에 방송의 공공성 확보와 전파수익의 사회환원이라는 목적으로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설립되어 지상파방송의 모든 방송광고를 의무적으로 위탁하도록 했다.

방송광고공사는 지난 30년간 방송광고 독점판매체제를 유지하면서 방송사간의 자율경쟁을 제한하고 광고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지역·종교 등 중소방송의 방송광고와 시청률이 높은 우수 프로그램과의 연계판매로 인해 기업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시장을 왜곡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사의 보도·제작과 광고영업의 분리를 통해 자본으로부터 방송의 공공성을 보장하고 중소방송에 대한 안정적인 재정 지원을 통해 방송의 지역성과 여론의 다양성을 지켜왔고, 방송광고료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 기업의 원가 상승 부담을 완화하고 방송광고로 광고비가 집중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다른 매체의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한국방송광고공사 전략영업팀 나병태 차장은 공사의 사회적 역할 논란에 대해 “공사 체제의 역기능에 대한 일부의 지적이 있으나 그동안 우리나라 미디어 생태계 전반을 지켜온 중심점에는 공사가 있었음을 부인하긴 어렵다”며 “언론 기능을 가지고 있고 사회적 영향력이 큰 방송사가 직접 영업에 나설 경우 보도나 프로그램을 통한 간접 홍보가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평했다.

나 차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광고를 통한 직접 홍보보다 보도를 통한 홍보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기업 입장에서 그만큼 간접 홍보에 대한 유혹이 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광고를 직거래하면 광고가 얼마나 늘어날까?

방송사가 미디어렙을 거치지 않고 직접 기업과 광고를 거래하면 광고수익이 정말 늘어날까? 광고업계에서는 방송사가 직접영업을 할 경우 그렇지 않았을 때에 비해 약 30%의 광고 증가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보도기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미디어렙을 경유하지 않는 YTN채널의 시청률 1%당 광고비가 방송매체(지상파방송+케이블PP)의 그것에 비해 약 30%가 더 높기 때문이다. 국내 유수의 광고대행사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방송매체의 시청율 1%당 광고비는 약 986억원(2009년 기준)인 데 반해 YTN은 약 30%가 더 높은 1,278억원이라고 한다. 이를 적용한다면 광고를 직거래하는 종편채널도 최소 30% 정도의 시청률을 초과한 매체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추정은 접근방법에서 큰 차이가 있다. YTN은 대주주가 한전KDN, KT&G 등 공공기업으로 구성되어 과열적인 광고영업을 하지 않는 데도 이 정도의 프리미엄을 갖는다. 반면, ‘종편채널’은 개인 사주들이 소유하고 있고, 당초 2개사가 예상되었는 데 4개사가 선정되었고, 모두 신문시장에서 치열한 직접영업을 수행해본 경험을 갖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광고대행사의 매체담당자는 “‘종편채널’은 출범 초기 시청률이 당초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것이지만, 상대적으로 광고단가는 높게 책정되어 있어 정상적인 광고영업으로는 경영상 어려움이 클 것이다. 결국 ‘종편채널’에 광고를 주면 보도를 어떻게 해준다는 식으로 영업이 진행될 것 같다. 광고주들은 신문과 ‘종편채널’을 함께 소유한 조·중·동·매경의 기자를 이용한 광고영업을 제일 무서워할 것이다. 정상적인 시청률 1%당 광고비보다 최소 40%에서 많게는 60%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종편채널’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종편채널’이 광고 직거래를 하면서 시청률에 기초한 정당한 평가를 받지 않는다면 얼마나 벌어들일까? 국내 유수의 광고대행사인 A사는, ‘종편채널’이  YTN 정도의 매체가치를 보유하고 초기 연도에 0.3%의 시청률을 거둔다고 가정할 때, 1개사 당 385억원, 4개사가 총 1,534억원을 벌 것으로 예상했다. 극적으로 0.5%의 시청률을 올릴 수 있다면, 1개사 당 641억원, 4개사가 총 2,557억원을 벌 것이라고 한다.

그럼 ‘종편채널’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업계 전문가들은 제작비, 인건비 등을 합쳐 1개사 당 약 2,000억원∼2,5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반면, ‘종편채널’이 실제 가능한 수입은 광고수익, 캠페인협찬, 사업매출 등을 합쳐 상당히 높은 시청률인 0.5%를 올릴 수 있을 때 1,000억원∼2,000억원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설립 18년이 된 YTN채널이 2010년 약 0.5% 시청률에 1천억원을 약간 웃도는 수입을 올렸다).

결국 ‘종편채널’의 자본금 3천억∼4천억원을 감안하더라도, 3년∼5년 이내에는 자본 잠식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비록 미디어렙에 의무 위탁되어 있지 않더라도 YTN 수준의 직접 영업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것이다. 당연히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광고 경쟁이 약탈적인 수준으로까지 치닫게 될 것이다.


종편채널의 약탈적인 광고영업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선 보도나 프로그램의 형식을 빌려 교육, 의료분야를 다룬 간접광고를 예상할 수 있다. 불필요한 과소비를 조장하는 의약품, 대형병원, 학원, 대학광고가 증가할 것이고 그 비용은 국민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다.

다음으로 사실상 동일한 시청범위와 영향력을 가진 지상파방송이 ‘종편채널’과의 동등한 규제를 계속 요구하면 지상파방송에게도 최소한 자사렙 형태로라도 직접영업이 허용될 것이다. 이미 2005년 이후 2조원 대에서 거의 정체된 방송광고시장은 지상파방송과 ‘종편채널’의 극심한 경쟁 양상이 벌어질 것이다.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중소·지역신문과 지역방송이다. 2011년 8월 9일자 <미디어오늘> 인터뷰에 따르면, 양윤직 오리콤 미디어컨설팅팀 부장은 “시청 점유율이 1%라면 광고 단가는 지상파의 20%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

그런데 아마도 지상파와 케이블의 중간 수준에서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신문사를 끼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 입장에서는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연간 1천억원 정도, 적정 단가의 두 배 정도를 지출할 거라는 이야긴데 어디서 그 비용을 마련하겠는가. 당연히 신문광고부터 줄일 거다. 지상파도 타격이 있을 거고. 가장 큰 타격은 독립 유선방송 채널 사업자들.  CJ E&M이나 티캐스트 소속이 아닌 채널들은 굉장히 어렵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광고비의 비중이 0.7%선에서 거의 고정되다시피한 우리나라 광고시장에서 종편채널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매체의 광고비를 빼앗아 오는 광고 약탈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종편채널’이 광고 직거래를 고집하는 이유는, 광고주인 기업과의 뒷거래를 통해 광고를 직접 거래하는 길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방송의 공공성을 송두리채 뒤흔들고, 정권을 연일 흔들어대며 각종 특혜를 요구하는 데도 거침이 없는 이유다.


한나라당은 광고 직거래를 막는 미디어렙 법안 논의에 적극 나서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오는 23일부터 공정방송 복원 및 종편의 광고 직거래 저지를 위한 총파업에 나선다.

언론노조 이강택 위원장은 “한나라당이 8월 국회에서도 미디어렙법을 일부러 입법하지 않음으로써, 오는 12월 개국 예정인 조선·중앙·동아·매경 종편에 광고 직접영업의 길을 터주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종편이 직접영업을 하게 되면 지상파 방송사들도 종편을 따라 독자 영업을 하게 될 것이고, 이럴 경우 미디어 생태계 전체가 그야말로 정글과 같은 약육강식의 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임시국회와 마찬가지로, 8월 임시국회에서도 ‘종편채널’의 광고 직거래를 금지하는 ‘미디어렙’법의 제정은 한나라당과 ‘종편채널’의 고의적인 방해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렙’은 방송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지키고 광고 매체간 균형 발전을 통해 미디어 생태계를 보호하는 출발점이라는 데 학계의 의견이 같이하고 있다. ‘종편채널’의 광고 직거래가 허용됨으로써 우리나라 미디어 생태계가 약육강식의 정글로 전락할지, 아니면 직거래를 금지시켜 신문시장에서 벌어졌던 약탈적 광고영업을 저지함으로써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지켜낼지는, 한나라당이 ‘종편채널’이 아닌 국민을 중심에 두고 ‘미디어렙’ 법안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이를 관철하려는 언론계의 의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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