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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모 자식도 빌려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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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정창명 씨(35세 미혼)는 렌털 매니아다. 집안의 생활용품은 거의 빌려 쓴다. 렌털의 필수항목인 정수기와 비데, 연수기 등은 월 2~3만원에 대여해 쓰고 러닝머신도 월 6만원에 임대했다. 취미생활로 즐기는 골프나 스키, 보드 등의 용품도 거의 렌털을 이용한다. 얼마 전엔 아버지 환갑에 입고 갈 한복도 7만5,000원에 빌려 입었다. 명품 가방이나 옷 등도 중요한 모임 때는 렌털을 하곤 한다.

한 번 구입하려면 수십, 수백만 원이 들지만 이렇게 렌털을 해서 쓰면 맘에 드는 상품을 골라서 쓸 수 있고, 자칫 낭비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을 필요할 때 적은 돈으로 이용할 수 있어 합리적이란다. 그래도 렌털 비용도 여러 번 중복되면 차라리 사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는 “지속적으로 쓸 거라면 모를까 이따금 필요할 때 쓰고, 싫증나지 않게 변화하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합리적”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국내 렌털 시장 매년 20~30% 급성장
장기 불황과 현대인의 소비패턴에 따라 최근 구매보다는 임대를 선호하는 ‘렌털족’이 급증하고 있다. 렌털의 종류만도 비디오 도서 DVD 자동차 웨딩드레스에 불과했던 것이 최근엔 캠코더 유아용품 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화하는 추세다. 여기에 애완견 대여부터 결혼식 하객, 주례 대여, 부모 행세 대여까지 신종 렌털 서비스가 생겨나는 등 렌털 문화가 우리 생활 구석구석에 파고들고 있다. 그야말로 안되는 게 없을 정도다.

렌털 지향형 소비패턴이 정착하면서 렌털 시장도 급팽창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 렌털 시장이 제대로 정비가 돼 있지 않아 정확한 통계가 어렵고 관련업체도 기존에는 영세업체가 많아 정확히 파악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대략 추정해 볼 때 한국렌털협회에 따르면 기존 B2B 형태의 렌털 시장의 규모만 1조원 대에 달하고 관련업체만도 1만개 이상으로 해마다 20~30%씩 고성장하고 있다. 건설중장비 등 산업형 제품까지 합칠 경우 올해 국내 렌털 시장 규모는 총 13조여 원으로 2000년대 초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한 연구논문에도 조사대상자 중 렌털을 경험한 사람이 10% 미만이었던 데 반해 앞으로 렌털을 이용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80% 이상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국내 소비시장에서도 렌털 잠재시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렌탈은 이미 우리 생활 구석까지 들어와 있다. 실속형 소비문화가 자리 잡았고 불황까지 겹치면서 한번 쓰고 말 제품을 비싸게 주고 처치 곤란해 하느니 저렴한 가격에 빌려 쓰자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렌털 소비문화가 확산된 데는 2635세대(인터넷과 함께 성장한 26~35세)가 새로운 구매 주체로 부상하는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원래는 외환위기 이후 경제적으로 소비를 줄이기 위한 대체수단으로 이용했던 것이 합리적 소비와 개성, 개인주의 등을 중시하는 2635세대의 취향과 부합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목돈 들이지 않고 쉽게 최신 유행을 따라갈 수 있다는 점도 렌털 문화를 확산시키는데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친구들 사이에서 단연 패션리더로 꼽히는 대학생 김연정(27세)씨는 명품을 주로 사용한다. 그렇다고 학생 신분에 용돈이 넉넉한 것도 아니지만 항상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곤 한다. 그는 “친구들은 제가 부잣집 딸이라 그런 줄 알지만 실은 단골 명품 렌털숍에 가서 단돈 몇 만원에 명품 가방과 옷 등을 자주 번갈아가며 스타일을 가꿔간다”면서 “소장하기 위해 사두는 명품이 무슨 소용이 있어요. 옷장에 모셔둘 옷과 액세서리 등을 몇 백만 원씩 주고 사는 것 보다 이렇게 필요할 때 마다 취향에 맞게 골라 쓰는 게 훨씬 경제적인 것 같다”고 말한다.

친구, 부모도 빌려 준다
렌털 시장에서도 특히 생활밀착형 렌털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정수기 비데 등 소위 웰빙 가전 시장은 지난해 이미 1조여 원을 훌쩍 넘었다. 2001년만 해도 2,518억 원이었던 웅진코웨이의 렌털 매출액은 지난해 7,544억 원으로 3배 증가했다. 웅진 코웨이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렌털 개념을 도입, 정수기 이용의 70%가 렌털 방식을 이용할 정도로 국내 렌털 문화를 정착시킨 주인공이다.

지난 89년 창립되어 지금까지 13년간 정수기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특히 98년 처음으로 렌털 마케팅을 도입,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소비자에게 경제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동시, ‘코디’라는 서비스 전문가를 통해 고객 만족을 이끌어 냈다. 이러한 전략은 곧 고객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360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웰빙 열풍이 불면서 러닝머신과 싸이클 등의 헬스용품과 공기청정기 등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렌털용품으로 유명하다. 그밖에 한복과 그릇 셋트도 있다. 특히 의상 대여점은 신종 렌털 업종 중 가장 급성장하고 있는 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목돈 들여 한복을 사도 입을 기회가 많지 않아 좀처럼 망설여지는 소비자의 심리를 겨냥한 것이다. 보통 2박3일 기준으로 세탁비 포함 5만~10만원 이면 빌려 입을 수 있다.

캐피털업체 등에서 차량을 빌려 쓰는 것은 물론 정비, 사고처리 등의 서비스를 일괄 지원받는 ‘오토리스’ 분야는 활황이다. 2001년 1622억 원에 불과했던 오토리스 시장 규모는 올해 2조 7,000억 원으로 16배가량 급증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건설장비 임대업체까지 포함할 경우 렌털업체는 전국적으로 2만여 개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요즘엔 물품은 물론 애완동물이나 사람도 대여해 주는 이색 서비스도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모 백화점에서는 외로운 싱글족들이 기르고는 싶었지만 바쁜 업무로 잘 돌봐주지 못해 할 수 없었던 애완견을 대여해 주고 있다.

심지어 결혼식 사회나 주례는 물론 하객까지 빌려주는 서비스도 등장해 성황을 이루고 있다. 하객이 부족한 경우를 대비해 친구, 친지 등의 알바 하객을 이용하는 것이다. 두 시간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알바 하객은 사전 각본에 맞춰 친구나 친지처럼 행동하며 기념촬영까지 해준다. 일당은 1명당 5만원 선이다. 부모를 대행해 주는 서비스도 있는데 이 경우 사전에 충분한 상담을 통해 의뢰인의 정보를 미리 인지하고 자연스런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20~30여만 원의 비용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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