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연대, 전국언론노조 등으로 구성된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아래 미디어행동)은 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 2기 출범에 맞서 28일 오전 11시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최시중 연임 규탄 기자회견 및 방송통신위원회 장례식을 치루었다.
이날 행사에 앞서 한 때 방통위 앞에서는 기자회견을 저지하려는 경찰과 참가자들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으나 큰 소란은 없었다.
미디어 행동은 “방송통제위원장으로 악명을 떨친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방송장악 진두지휘, 조중동 종편 도입과 각종 특혜 약속 등 방송과 통신 정책을 파탄 내고 앞으로 3년간 더 일한다면 언론 자유와 미디어 공공성은 복구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며 “각종 부패혐의 의혹으로 인사청문회 보고서조차 채택되지 않았고, 이번에도 한나라당 단독 날치기로 임명된 인물”이라고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지적했다.
미디어 행동은 “최시중 씨의 2기 위원장 연임이 부당할 뿐 아니라 방송통신 정책이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은 것으로 보고있다”고 평가했다.
언론노조 이강택 위원장은 “최시중 씨는 본인이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왔다고 말하고, 억울하다며 악어의 눈물을 흘렸다”면서 “일말이라도 1기 방통위에 대해 잘못을 고백했다면 오늘 같은 장례식은 열리지 않았을 것”이라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최시중 씨가 1기와 같이 행동한다면 전면적인 싸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최시중 씨의 위원장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이 위원장이 읽은 최시중 연임 규탄 및 방통위 장례식 祝文에서 “언론 자유와 독립을 지키는 정의롭고 선한 귀신들이시여! 잡귀 중의 잡귀 방통위 귀신들을 썩 몰아내 주시옵소서. 지옥으로 떨어져야 마땅한 잡귀들이 방통위에 머물며 선량한 백성과 신령들을 괴롭혀 왔으니 이제 하나하나 본색을 밝혀 심판할 때가 되었나이다”며 “1기 방통위 귀신들이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프로그램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공영방송 구성원들의 손발을 묶었고, 인터넷 여론 공간에 강력한 감시체제를 만들어 시민의 숨통을 죄어놓았나이다. 최시중 위원장을 시중드는 잡귀 중에 천하 잡귀 엠비멘토귀신은 썩 물러가라”고 강조했다.
또한 축문에서는 “공영방송의 대의적 역할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정권의 홍보수단으로 전락한 KBS, 수신료를 인상하고 인상분을 시장에 내놓으려는 수신료 착복 귀신은 썩 물러가라”면서 “이 땅의 정의롭고 선한 귀신들이시여. 이제 미디어 사유화의 수많은 부정과 불의, 부패와 불법을 평정하시어 언론자유와 독립, 미디어 민주주의의 새 장을 열 때가 되었나이다. 잡귀들의 횡포라 해야 채 2년도 남지 않았으니 방통위 온갖 잡귀들의 마지막 몸부림을 어엿비 여기지 마시고 정의의 철퇴를 내려주시옵소서. 잡귀 중의 천하 잡귀 엠비멘토귀신부터 맨 먼저 본때를 보여주시옵소서”라고 말했다.
한편, 같은 시간 방통위 최시중 위원장은 방통위 14층 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최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3년전 처음 위원장을 맡았을 때보다 훨씬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 혁명’이라는 IT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는 중요한 시기여서 더욱 사명감이 무겁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진화하는 IT 산업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투구했던 3년이었다.>“며 <”제2기 방통위는 지난 3년간 다진 단단한 기반을 토대로 하나씩 결실을 맺어나가는 수확의 시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 위원장은 “대통령이 나에게 위원장직을 다시 맡긴 이유도 많은 성과를 거두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며 “제2기 방통위의 비전도 ‘함께 누리는 스마트 코리아’로 정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앞으로 방송통신위원회는 사회적 약자 등 소외계층이 두루 방송통신과 IT의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데 각별한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산업적 측면에선 방송통신 산업이 스스로 꽃필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더욱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방송통신의 ‘스마트 성장동력 창출’, ‘스마트 경쟁 체제 정착’, ‘스마트 생활 문화 형성’ 등을 기본 정책 목표로 삼아 스마트 시대를 선도적으로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언론관련 시민단체와의 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