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온병 말실수에 이어 성형하지 않은 여성을 자연산으로 표현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대국민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안 대표는 26일 오전 11시 여의도 당사에서 “적절하지 않은 발언과 실수로 인해 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안 대표는 “지난 며칠간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 반성의 시간을 통해서 여당대표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깊이 느꼈다”면서 “앞으로 여당대표로서 모든 일에 더욱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 대표는 “당을 화합시켜 집권여당으로서의 막중한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앞장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더욱 진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국민여러분께 다가가, 서민생활경제 활성화를 위해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안 대표의 대국민사과에서는 자신의 입장 거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당을 계속 이끌어가겠다는 의도로 보이고 있다.
또한 이날 대국민사과 발표에서 안 대표는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을 하지 않고 사과문만 읽고 퇴장하는 모습을 보여 기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안 대표는 28일 강원도 육군 부대 방문과 30일 양로원 방문 등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야당들은 안 대표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안상수 대표의 반성이라는 립서비스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말이 아닌 사퇴라는 행동이 필요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의 진정하고 냉철한 반성을 기다리고 한나라당의 반성은 대표의 교체”라면서 “안 대표가 한나라당의 얼굴로 그대로 남아있다면, 강용석 의원에 비해 불공정하고, 기자를 상대로 성희롱 한 것을 사적인 대화로 여기는 것은 비도덕적이고, 여성을 먹거리로 여기는 것은 반여성성”이라도 지적했다.
차 대변인은 “불공정, 비도덕적, 반여성성이 한나라당의 정체성이라면 정당이 부끄러움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정당이 부끄러움을 포기한다는 것은 정당의 존재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진심으로 잘못된 것을 느끼고 책임지고 싶다면 대표직을 내놓아야 한다”"고 압박했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도 안상수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 또한 “조용히 물러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건만, 한나라당과 안 대표는 과연 어디까지 국민의 요구를 저버릴 셈인가”라고 반문하며 “이미 여당으로서의 국민적 신망은 고사하고 안 대표의 반복되는 망발로 인해 한나라당의 위신은 땅에 추락했으며, 더 나아가 정치권 전체가 희화화되고 있는 참담한 상황”이라고 질책했다.
우 대변인은 “말로만 하는 것은 반성이 아니고, 안 대표의 망발은 ‘대국민 사과’라는 형식마저도 호사”라며 “진정성 없는 반성, 잘못했지만 자리는 못 내놓겠다는 반성은 파렴치한 위선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우 대변인은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안 대표는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진보신당 강상구 대변인은 “반성을 했다는 사람이 뻔뻔하게도 집권여당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앞장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며 “‘그만 두라’고 하니까 ‘죄송하다. 근데 더 하겠다.’고 한 꼴”이라고 비난했다.
강 대변인은 “성희롱 사건을 이유로 강용석 의원을 제명한 한나라당이 왜 안 대표의 성희롱 건에 대해서는 이토록 관대한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당대표라면, 더욱 무게 있는 정치인이라면 더욱 엄하게 다스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국민의 심려를 논하면서도 현장에서 성희롱의 1차적 피해자였던 여성 기자들에게는 사과의 한 마디 없는 것을 보면, 이번 대국민 사과는 국민적 질타를 어물쩍 넘겨보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면서 “진정한 반성의 방법은 안 대표의 사퇴와 한나라당의 철저한 자기 혁신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정작 한나라당은 공식적인 발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