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1 (일)

  • 맑음동두천 1.1℃
  • 구름조금강릉 6.6℃
  • 맑음서울 1.5℃
  • 맑음대전 3.9℃
  • 구름많음대구 3.4℃
  • 흐림울산 5.0℃
  • 구름조금광주 4.3℃
  • 흐림부산 5.4℃
  • 구름조금고창 3.7℃
  • 구름많음제주 6.8℃
  • 맑음강화 0.0℃
  • 맑음보은 2.9℃
  • 구름조금금산 3.3℃
  • 구름조금강진군 4.8℃
  • 흐림경주시 3.3℃
  • 구름많음거제 5.3℃
기상청 제공

사회

노동계 ‘도덕성’은 ‘비리’와 맞바꿔?

URL복사

잇단 비리에 ‘신뢰성 회복’을 꾀했던 노동계의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민주노총 강승규(姜承奎·48) 수석부위원장이 비리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올 초 기아·현대차 채용비리사태로 시작된 노동계의 도덕성 추락사태가 양대 노총의 존립 기반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치닫고 있다.

지난 8일 구속된 강 부위원장은 전국민주택시노조연맹(민택노련) 위원장 시절부터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해온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택시사업자 단체 등에 전화를 걸어 금품을 먼저 요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노총 회오리 부나
강 부위원장은 지난 2001년 1월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 출마, 단병호(段炳浩) 전 위원장과 경합했다 낙선한 뒤 2004년 1월 수석부위원장에 당선된 인물이다. 특히 강 부위원장은 이 위원장의 러닝메이트로 지난해 2월 위원장 선거를 함께 치렀고, 기아차노조 사건 때는 대책위원장을, 대의원대회의 폭력사태 당시에는 위원장 대행을 각각 맡았다는 점에서 그의 구속은 온건파가 득세하는 현 민주노총 지도체제를 안팎에서 뒤흔들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했다.

최고위 간부의 추악한 비리혐의가 드러나면서 민주노총은 95년 창립 이후 10년 만에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민주노총 출범이후 본부 고위간부가 비리 혐의로 체포되기는 처음이다.

지난해 2월 투쟁일변도의 강경노선에서 벗어나 주요 사회·경제 문제에 대한 사회적 대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출범한 이수호 체제가 도덕성 문제로 위협받고 있다.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반대하는 강경파와의 내분과 정부와의 극한 갈등, 집행부의 도덕성 위기 등 총체적 도전에 직면한 셈이다.

최근 검찰에서 택시사업조합연합회 비리를 수사하면서 민주노총 산하인 민택노련 현 위원장을 조사했을 때만 해도 ‘당당’했다. 성명을 통해 “구체적 혐의없이 검찰에서 부풀리기와 노동계 죽이기를 하고 있다”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까지 경고했었다. 그러나 며칠 안돼 강 씨가 택시연합회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정부나 기업 등에 대해서는 고도의 도덕성을 요구해온 노동계 자신도 비리와 부패에서 벗어나지 못해 도덕성에 큰 치명타를 입었다.

강승규 수석부위원장 구속에 따른 파장이 현 지도부 거취문제로 번졌다. 결국 이수호 위원장 등 지도부가 1월께 총사퇴하기로 결정했다.

‘말로만’ 도덕성 회복
민주노총은 이미 1월부터 연이어 터진 기아차.현대차 노조간부의 취업장사와 폭력사태를 부른 대의원대회 등으로 민주 노조운동의 대표세력으로 위상에 타격을 입었다. 한국노총 역시 항운노조·택시노련의 채용비리 및 기금유용 비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 5월엔 권오만 사무총장이 택시 사용자 단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잠적해 현재까지 도피생활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산하 노조가 아닌 중앙 간부가 비리에 연루된 것은 1995년 출범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더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수호 위원장마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조가 권력화·관료화됐기 때문에 비리가 발생한다”면서 “웬만한 노조는 비리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노동계의 비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민주노총은 비리사건이 터질 때마다 낱낱이 밝혀 새로 태어나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해 왔으나 이번 강 부위원장의 구속은 결국 이런 다짐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음을 증명하는 셈이다.

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교섭안의 통과를 저지하며 이 위원장을 비난했던 반대파는 앞으로 지도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것이 뻔하고, 이는 자연스레 조직력 약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양대노총 5년간 국고보조금 503억 원 지원받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지난 5년간 국고로부터 지원받은 국고보조금은 모두 503억원. 국민의 혈세(血稅)에서 이처럼 막대한 금액을 지원 받아온 양대 노총의 핵심 간부들이 최근 비리 혐의로 줄줄이 구속되는 사태에 국민들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양대 노총은 국고의 대부분을 각종 건물 건립과 리모델링, 건물 임대료 등의 명목으로 지원 받아왔다. 한국노총은 473억원 가운데 364억원을 중앙근로자복지센터 건립과 중앙교육원 리모델링 등에 사용했고, 민주노총 역시 30억원을 건물 임대료 명목으로 지원받았다.

양대 노총이 막대한 국고보조금을 받는 것은 조합비만으로 재정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조합원 1인당 월 300원의 조합비(연간 18억원)를 받고 있으나 한 해 필요한 예산은 30억원에 이른다. 민주노총은 조합원 1인당 월 1000원의 조합비(연간 50억원)로 한국노총에 비해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역시 재정이 넉넉지 않다.

노조의 존재 이유를 전면 부정하는 이 같은 행태에 대해 노동계 내부에서조차 ‘귀족 노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민주노동당은 논평을 내고 “강씨의 구속은 그 자체로 민주노조 운동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민주노총의 반성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10일 “도를 넘어선 격렬한 투쟁 뒤에 이를 이용해 비리를 저지른 노조 간부가 있었다니 노조원들이 느꼈을 배신감은 형언할 수 없을 것이다”면서 “이번 기회에 노동운동 전반에 걸친 자정운동과 함께 선진 노조를 확립하기 위한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논평했다.

검찰은 택시 사용자 단체로부터 1,000만원 안팎의 금품을 받은 정황이 폭착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현직 택시노조 위원장들을 11일 소환조사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대법원 예규 제정에도 여야 내란전담재판부 정면충돌...“연내 설치법 처리”vs“명분 없다...중단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률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이제 명분이 없음을 강조하며 관련 법률안의 국회 통과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계엄군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국민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하고 엄정한 내란재판과 내란청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 신속한 내란 종식과 제2의 지귀연 같은 재판부 원천 차단을 위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반드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조희대 사법부는 12·3 내란 이후 1년이 넘도록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책무인 내란청산을 외면해 왔다. 지귀연 재판부의 노골적인 늑장 재판을 방치한 결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며 “예규 하나로 내란재판 지연과 사법불신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사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국회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

경제

더보기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