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사람’ ‘세계 최초로 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한 지도자’ ‘예술적 면모와 열정을 지닌 북한 최대의 영화제작자’ ‘악의 축을 이끌고 있는 강력한 핵심’ 과연 김정일은 누구며, 세계는 이 많은 김정일 중에 누구를 택할 것인가? 한반도 전문 기자를 거쳐, 북한 관련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며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마이클 브린은 저서 ‘Mr. 김정일’을 통해 북한 디어 리더에 대한 객관적인 관찰과 평가를 내리고 있다.
‘나도 알 건 다 알아’
김정일 측근들의 말에 의하면 김정일은 온갖 정보통을 통해 나라 곳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다 알고 있다. 비참할 정도의 식량 부족, 과도한 개인숭배, 이 모든 것에 대해 ‘나도 알 건 다 알아’하는 입장을 취한다. 그렇다면 그는 과연 자신의 체제에 만족하고 있는 것일까?
마이클 브린은 이에 대해, 김정일 스스로가 벼랑 끝에 몰려 있다고 분석한다.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체제의 변화는 자칫 붕괴를 유도할 수 있으며, 김정일 자신도 이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저자는 겉으로 보여지는 김정일의 엉뚱하고도 잔혹한 모습, 북한의 고집스러운 체제는 사실 에너지 발산을 줄여 겨울을 나는 겨울잠의 일부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러한 김정일의 선택을 좋다 나쁘다고 평하기보다는 경험과 인터뷰에 근거해 냉철한 시선으로 하나하나를 파헤치고 있다.
왕이 되기 위해 태어난 자
특히 이 책은 김정일의 머리맡에 드리워진 아버지의 그늘을 지적한다. 언뜻 보면 버릇없는 왕자를 떠올리겠지만 김정일이 성장한 곳은 궁전이 아니다. 그는 빨치산 대대들과 함께 먹고 자고 이동했으며, 세계 유일의 민족적 공산국가를 만들어낸 아버지를 보고 자라났다. 또 그는 아버지가 만든 나라를, 아버지에 의해 물려받았다. 그에게는 어떤 경우의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김정일은 아버지와 끊임없이 비교됐다. 그는 아버지처럼 빨치산 전력도 없었고, 군대에서 나라를 위해 싸우지도 못했고,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카리스마도 없었으며, 심지어 외모조차 그럴싸하지 못했다. 또 성격적 측면에서도 그는 상당히 드라마틱한 환경을 지나왔다. 어려서 생모를 병으로 잃어야 했고, 늘상 권력다툼의 중심에 서 있었다.
어쨌든 김정일은 자신의 환경을 극복하고 북한이라는 작은 세상의 리더가 됐다. 그런 면에서 마이클 브린은 김정일을 ‘사악한 지도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가진 오류를 경계한다. 이 책은 김정일의 크고 작은 성장 배경, 측근들의 증언을 통해 그가 가진 사고의 핵을 추론하고, 그를 통해 미래를 진단하는 일종의 정신분석을 이룩해냈다.
“나는 행복합니다 그대들도 행복하시오”
차원석 신부 감수/ 연합뉴스 자료제공/ 한국교양문화원 펴냄/ 9,000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선종 추모 화보집. 26년6개월의 재위기간 세계 130여개국, 약 124만㎞를 누빈 요한 바오로 2세의 행적을 담은 사진 약 200장이 수록돼 있다.
208쪽에 달하는 화보집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성됐다. 제1부 ‘교황이 살아온 길’에서는 1920년 폴란드 바도비체에서 태어나 지난 4월2일 선종까지 85년간 인생 여정을 연대기적으로 보여주며, 2부 ‘용서와 화해의 미소’는 사랑과 평화, 화해와 일치를 강조하며 고뇌하고 때론 미소 지었던 교황의 다이내믹한 얼굴 사진을 담았다. 3부 ‘한국을 찾은 교황’은 두 차례 방한해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대회와 시성식을 집전하고 절두산 성지, 소록도 등을 방문했던 교황의 모습이 실려 있다. 4부 ‘인류 평화를 위한 발걸음’은 재위기간 중 여러 나라를 순방하며 각국 정상 및 주요 인사들과 만나는 장면을 보여준다. 5부 ‘영원히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는 선종 이후 장례식까지 애도하는 세계의 표정을 실었다. 생생한 사진들이 교황의 생전 모습을 다큐멘터리처럼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연합뉴스에서 제공받았고 차원석 신부가 감수했다. (02-360-9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