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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민 관심 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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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4일, 25일 양일간 서울 코엑스 태평양홀에서 ‘해외 이주.이민 박람회’가 열렸다. 박람회 현장은 이민 붐이 서서히 꺼지고 이민자가 줄고 있다는 최근 언론의 보도가 사실일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첫 날부터 성황을 이뤘다.

매년 열리는 이 행사는 3월과 9월에 걸쳐 진행되는데, 보통 봄에는 자녀 교육 등으로 신학기 입학 등과 맞물려 관심도가 특히 많지만, 가을에는 그런 수요가 덜하기 때문에 하반기 행사 규모가 작은 편이다. 그런데도 행사장 안은 오픈하고 얼마 안돼서부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관심도가 높다고 바로 이민으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주최사인 한국 전람 관계자는 “사람들 말만 듣고 무턱대고 이민을 고려한 사람들이 일단 정보를 통해 자신에게 이민이 유리한지를 잘 판단해서 한국에 머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20~30대 젊은층 눈에 띄어

이번 행사엔 특히 20~30대 젊은층과 취학 전에 있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들의 모습이 크게 눈에 띄었다. 자녀교육과 취업 등을 고려해 일찍 이민을 가는 게 낫다는 기존의 이민 경향이 올 하반기 이민박람회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행사장엔 이민국의 장단점과 이민 절차 등에 대한 설명을 하는 상담자들의 움직임이 부산했다. 어른들은 상담자의 말에 집중하는 모습이고 그 옆에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웃고 떠드는 광경이 흔했다. 5살과 7살 아들 둘을 데리고 캐나다 이민을 상담하던 한 부부는 “재작년에 캐나다로 이민 간 친척이 있는데 그곳 사정을 들어보니 꽤 만족스러워 하는 것 같아서 아는 사람도 있고 하니 이민을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한 번 나와 봤다”면서 “타국에서의 생활이 두려운 점도 있지만 아이들 교육에 좋다면 해외생활도 해 볼만 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전문인력 이민 쪽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자격이 부족한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했다. 전문인력 이민은 전문가 경력 10년에 학력, 나이 등 자격이 까다롭다. 역이민도 많다는 것 같은데 굳이 이민을 고려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래도 갈 사람은 다 가는 것 같다”면서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마당에 언제 구조조정이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마지못해 다니는 회사도 싫고 애들 사교육비 대는 것도 생활비의 반 이상이 지출되는 이 나라에서 어떻게 자유롭게 살 수 있겠냐”고 부부는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민국, 동남아 등 다국화·전문화
이런 이유 때문인지 이민국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4개국의 상담부스에 유난히 사람들이 크게 몰렸다. 현대이주공사 관계자는 “이제 이민이 사람들 인식에 보편화되면서 선호 국가도 다국화 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자녀교육에 주안점을 두고 유학 대신 아예 가족 전체가 이민을 가려는 게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자녀만 유학을 보낸다거나 가족이 떨어져 살게 돼 ‘기러기 아빠’가 되느니 비용적인 측면이나 가정의 안정을 위해서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전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민의 경우 취업과 투자이민으로 제한돼 있어 자격요건만 물어보고 다른 나라로 물어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자녀를 해외에 유학 보내고 부인도 보호자로 보내 한국에 혼자 남은 ‘기러기 아빠'는 외국에 있는 주택을 주거용으로 50만 달러 이내의 가격에 매입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 맞는 투자이민과 투자비라를 전문적으로 상담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이번 박람회에는 또한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전문법률호사가 참가해 이주.이민 희망자의 현지생활에 작은 것에서부터 큰 핵심까지 짚어주는 상담도 이어졌다.

이번 박람회의 특징은 이민국이 다변화 되고 전문화 됐다는 점이다. 이민이 보편화 되면서 이민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다양화지는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박람회에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같은 이주.이민으로 유명한 국가는 물론 영국, 몰타, 말레이시아, 필리핀, 에콰도르, 피지, 파라과이까지 다양한 국가로의 이주.이민 프로그램이 선보였다.

잠정적 이민 희망자 많아
주최사인 한국전람 관계자는 “기존의 미국 호주 등의 이민 선호국 외에도 최근엔 필리핀과 몰타, 피지 등 동남아 쪽의 이민 희망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창업 준비를 병행하며 이민을 고려하는 경향도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예비부부 김정숙(32세)씨와 최훈(33세)씨는 결혼하면 아예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터전을 잡고 싶어서 이번 박람회를 찾았다고 한다.

최훈 씨는 “한국에서는 맞벌이를 해도 살기 힘든 게 현실 아니냐”며 “둘 다 직장생활을 하고는 있지만 적지 않은 나이라 결혼을 하면 곧바로 아이도 가져야 하고 생활 기반도 닦아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여러모로 힘들다는 걸 주변 친구들을 통해 알아서 이민을 고려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정숙 씨도 “먼저 결혼한 친구들도 여건만 된다면 이민 가고 싶다는 얘기를 종종 한다”면서 “서로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는 있지만 더 넓은 곳에 가서 더 많은 기회를 갖고 싶다”고 거들었다.

박람회장 한쪽에서는 캐나다 이민 설명회가 마련돼 큰 호응을 얻었다. 자리가 꽉 메워졌고 미처 앉지 못한 사람들은 설명회장 밖까지 나와 서서 들어야 했다. 참가업체 관계자는 “캐나다가 교육에 좋은 환경이고 자연환경도 좋은데다, 평등을 강조하는 국가적 특성으로 이민자들에게 특히 유리한 나라여서 인기가 높다”면서도 “가고 싶다고 모두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라며 전문인력 이민과 사업이민의 자격기준에 대해 설명하자, 관람객들이 신중히 메모해 가며 주의 깊게 들었다. 설명회를 찾은 50대 후반의 한 부부는 “현재 하고 있는 기계부품 사업이 중국시장에 밀려 접어야 할 판이라 사업이민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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