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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사고에 두 번 당하는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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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5일 새벽 3시29분, 서울 잠실동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도로에서 이 모(51)씨가 몰던 현대 뉴이에프쏘나타 택시가 갑자기 굉음을 일으키며 인도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인도에서 주변을 정리하던 포장마차 주인 정 모(45 여)씨가 택시에 치여 숨졌으며, 택시는 포장마차 인근 안경점의 대형 유리벽과 충돌한 뒤 멈췄다.

이 씨는 “도로에서 일시 정지했다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출발하는 순간 급발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조사 측의 주장은 다르다. “주행 및 제동 장치를 잘못 조작한 업무상 과실”이라며 운전자의 책임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 책임자인 이 씨는 27년 무사고 경력을 지닌 베테랑 운전기사.

급발진 피해자 일동은 서울동부지법원에 낸 탄원서에서 “피고인의 운전경력과 사고현장의 지리적 여건 등을 감안할 때 피고가 정지 상태에서 손님을 태우기 위해 서행으로 출발하면서 운전 미숙으로 갑자기 인도로 돌진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사고 피해 당사자들이 자동차의 결함에 의한 사고임을 입증하지 못해 손해배상을 못 받는 것도 억울한데 업무상 과실치사의 오명까지 뒤집어쓴다면 평생 씻을 수 없는 한을 안고 살아갈 것”이라고 정상 참작을 호소했다.

현재 이 모씨는 불구속 입건 수사 중이다. 이 사고로 이 씨의 가족은 당장 생계가 막막해졌고, 청천벽력과도 같은 사고로 가장이 구속될 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에 집안이 거의 풍비박산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직까지 ‘급발진 사고’가 제조사 책임이라는 대법원의 판례가 전혀 없고, 자동차의 결함에 의한 사고임을 입증해야 하는 개인으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다.

기술력과 자금 부족한 피해자 증거 입증에 불리
한 해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사고는 100여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뚜렷한 원인도 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급발진 사고의 특성상 피해자는 해명할 길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사고원인이 운전자가 아닌 자동차 제조사의 책임에 있음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기술력과 자금이 부족한 핸디캡을 안고 있는 반면, 제조사는 증거입증이 용이하다.

2003년 6월 3500cc급 에쿠스 승용차가 시동을 거는 순간 굉음과 함께 아파트 현관으로 돌진해 나무를 들이받고 반쯤 뒤집어진 사고가 발생했다. 이 역시 당시 운전자는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했으나, 제조사 측은 “운전자 과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런데 현장 확인을 위해 나온 보험사 직원은 “차량이 충격을 하고 난 상태에서도 계속 바퀴가 회전을 한 흔적이 있기 때문에 급발진 사고로 판단된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업체 측은 차량결함에 의한 급발진이 아니라는 증거로, 지난 1999년 건교부의 자동차 급발진 사고 실험결과를 제시했다.

급발진 사고는 1996년부터 자동변속기 차량 보급률이 급증하면서 1999년 들어 거의 모든 차종에서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당시 건설교통부가 1999년 7월부터 12월까지 현대 기아 대우 등 자동차 3사의 대표차종 12대를 조사해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
지금까지 대법원의 판례는 급발진 사고의 책임을 ‘운전자의 운전미숙’으로 돌렸다. 전세계적으로도 급발진에 대한 원인이 제대로 규명된 사례가 없다. 하지만 원인 규명이 어렵고 아직까지 ‘제조사 책임’으로 나온 대법원 판례가 없다는 점을 제조사가 교묘하게 악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대법관 급발진 사고에 현대차, 이례적으로 더 큰 신차 지급
자동차 소비자 세상 이정주 씨는 “원인 규명이 안 될 뿐이지 차량 결함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자동차 회사들도 완전 부정하진 않는다”면서 “하지만 피해자가 급발진 사고라는 것을 입증하기는 어렵고 판례상 본인의 책임을 물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피해자와 합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24일 발생한 김영란 대법관이 탄 에쿠스 자동차의 급발진 추정 사고는 ‘특혜 논란’을 일으키며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다. 서울대에서 운전기사가 운전한 에쿠스 관용차를 타고 갔던 김영란 대법관이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한 것. 이에 대법원은 “김 대법관의 운전기사는 경력이 30년 베테랑이며 이런 사고는 처음”이라고 밝히고, 사고 피해자가 국내 첫 여성 대법관인 만큼 종전 판례가 바뀔 수도 있다는 기대감으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사고 직후 현대차는 김 대법관의 운전기사와 진상조사를 벌여 ‘100% 운전자 과실’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김영란 대법관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차량 제조사인 현대자동차 측이 사고 차량보다 배기량이 500cc 큰 신차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통상 급발진 사고의 원인을 운전자가 규명하지 못할 경우 운전자에게 100% 과실을 묻는 일반인의 사례와 다른 것.
리스회사인 현대캐피털은 이런 경우, 동급차량을 빌려주고 새 차는 지급하지 않는 다는 것이 원칙이다. 이에 따라 사고 직후엔느 사고차량과 동급 차량을 지급했다가, 지난 6월 배기량이 500cc더 큰 3500cc급 에쿠스 신차를 김 대법관에게 지급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급발진 사고 피해자들은 물론 일반 네티즌들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일각에서는 이 점에 대해 현대차와 사고피해자간 모종의 거래가 성립됐을지도 모른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제기됐다.
자동차소비자연합은 “매년 수많은 급발진 피해자가 양산되고 있지만 피해 소비자들은 본인의 운전 실력이나 의지와는 무관한 급발진 사고로 재산과 인명의 피해를 입고도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다”면서 “정부가 직접 나서 구제 대책을 만들고 자동차 회사들은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출연해 피해자 구호기금을 만들어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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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직후 현대차는 김 대법관의 운전기사와 진상조사를 벌여 ‘100% 운전자 과실’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김영란 대법관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차량 제조사인 현대자동차 측이 사고 차량보다 배기량이 500cc 큰 신차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통상 급발진 사고의 원인을 운전자가 규명하지 못할 경우 운전자에게 100% 과실을 묻는 일반인의 사례와 다른 것.
리스회사인 현대캐피털은 이런 경우, 동급차량을 빌려주고 새 차는 지급하지 않는 다는 것이 원칙이다. 이에 따라 사고 직후엔느 사고차량과 동급 차량을 지급했다가, 지난 6월 배기량이 500cc더 큰 3500cc급 에쿠스 신차를 김 대법관에게 지급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급발진 사고 피해자들은 물론 일반 네티즌들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일각에서는 이 점에 대해 현대차와 사고피해자간 모종의 거래가 성립됐을지도 모른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제기됐다.

자동차소비자연합은 “매년 수많은 급발진 피해자가 양산되고 있지만 피해 소비자들은 본인의 운전 실력이나 의지와는 무관한 급발진 사고로 재산과 인명의 피해를 입고도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다”면서 “정부가 직접 나서 구제 대책을 만들고 자동차 회사들은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출연해 피해자 구호기금을 만들어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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