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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사람이야기] 인사동'인디아 클럽' 정무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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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발견한 ‘자유와 평정’


인도에 진 빚 ‘인디아 클럽’으로 승화시키는 정무진씨


신체적인 장애와 지역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몸부림치다 만난 것이 인도. 10여년 이상 인도를 떠돌고 있는데 이제는 마음의 평정을 이룬 후의
자연스런 행동이다.


정무진(49)씨. 인도여행가이며 요가를 전문으로 하는 요기다. 그는 96년부터 작업을 시작해 지난해 안국전철역 근처에 ‘인디아클럽’이라는
인도문화원과 여행사 ‘인도로 가는 길’을 열었다. 인도를 여행하려는 사람들, 인도에 푹빠진 사람들이 서성이는 곳이다. 마치 자기집을 드나들
듯 들어가 공짜로 차를 마시고 정보를 얻으며 사람을 만난다. 이곳을 통해 인도문화가 집적되고 있다.


인디아 클럽과 인도로 가는길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데는 그만큼 뜸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씨에게도 이는 예외가 아니다. 대학 1학년 때인 75년 요가를 시작한
것부터 치면 벌써 25년이 지났다.


75년은 우리나라에 요가가 막 소개되기 시작할 무렵이다. 때마침 대구에서 요가를 하는 사람을 알게되면서 그는 요가를 배우게 되었다. 세상살이가
괴로워 해탈이나 해보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요가를 하면서 단식도 하고 소위 도사들이 한다는 별의별 짓은 다해보았다. 물론 이제와서
지나가는 듯 쉽게 말하지만 당시엔 사회에 대한 반항과 불만을 주체할 수 없었다.


“반골기질이 강했다. 매사를 받아들이기 보다 본능적으로 거부했다.” 그것은 결국 사회의 문제였다.


그는 언청이로 태어났다. 그것도 정도가 아주 심한 상태였다. 안입술과 바깥이 모두 갈라져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다. 말을 하면 남들은
못알아 들었는데 그런 불구에 대한 멸시는 가혹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말도 제대로 못하는 것’이라는 담임교사의 말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보다
훨씬 심한 상처를 남겼다. 후에 인도를 여행하면서 그는 우리나라처럼 약자에 대해 잔인한 나라는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인도는 그냥
내버려둠으로써 그에게 자유를 주었다. 그것만으로 그는 인도에 무한한 신세를 졌다고 생각한다.


신체적인 것 뿐만 아니라 그를 병들게 했던 것은 지역차별이었다. 유신시대 박정희정권의 전라도에 대한 차별과 푸대접은 한창 혈기가 끓어오르던
그를 더욱 반골로 만들었다. 한 때 그는 전라민국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농담반 진담반으로 전라민국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말을
하곤 한다.


상처받은 그가 사회에 대응하는 방식은 극단적이었다. 신체적인 멸시에 대해서 그는 절대 참지 않았고 ‘쌈닭’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항했다.
그러다가도 자신의 에너지가 떨어지면 의기소침해져서 절망적으로 침잠했다. 큰아버지가 전주에서 제일 큰 서점을 했는데 날이면 날마다 서점에
웅크리고선 책에 빠져들었다.


나름대로 공부한다고 생각했는데 당시 예비고사에 낙방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절감했다. 그리곤 재수를 하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하고자 서울대를
목표로 치열한 입시공부에 매달렸다. 한참 공부에 물이 올랐을 때인 8월 입시요강이 발표됐는데 전형에 불구자는 안된다는 제한이 있었다. 다시
알아본 결과 힘들다고 했다. 그날부터 예비고사를 볼 때까지 그는 연필한번 잡아보지 않았다.


아버지가 처음으로 아들 앞에서 우셨다. 아버지가 원서를 대신내서 들어간 곳이 전북대 자원공학과였다. 원하는 대학도 원하는 학과도 아니어서
공부는 늘 뒷전이었다.


그러다 만난 것이 요가였다. 요가라는 이름만 알려졌고 책이나 영화엔 나오는데 실제 접할 수는 없던 시절이었다. 요가를 하다보니 재미가
있었다. 요가가 추구하는 것은 우주와 자연과 나의 조화. 한마디로 균형의 세계이다. “요가를 하면서 깨달음도 없고 해탈도 없었다. 다만
극단의 불균형이 내 안에서 왔다갔다했는데 그것이 없어지고 표준점이 생겼다. 사회에 대한 욕구불만을 그대로 표출했더라면 이미 오래 전에 절단났을
텐테 그 어느 쪽에도 쏠리지 않은 것은 요가 덕택이다.”


그 재미없던 대학을 2학년 때 중퇴하고 지리산으로 들어갔다. 자신을 찾으러 들어간 지리산을 2년만에 내려오면서 이제 더 이상 방황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어 전주에서 요기사범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밑천이 없는 상태에서 명상이나 하며 일반인에게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자책으로 곧바로
접고 다시 지리산에 들어가 몇 년을 견뎠다. 그리고 나와 ‘도드리(還入, 되돌아간다는 뜻의 우리 음악용어)’라는 음악모임을 만들었다. 전주는
옛부터 국악이 성해 풍류객이 많은 곳이었고 그도 음악을 좋아했다. 도드리는 전주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연주모임이었고 전주 예술인이 그 모임을
중심으로 결집되었다. 그는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전주문화의 주류로 대접받게 되었다. 지속적으로 사람을 만나는 일이어서 다시 본전이 나왔다.
그는 위선적인 것이 싫었다.


그 즈음인 87년 가족이 미국 이민을 택했다. 그는 잘됐다 싶었다. 미국이 지향점이 아니었다. 유신시절 ‘난다 긴다하는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이들을 해외에 내보내지 않아’ 그 그리던 인도를 갈 수가 없었다. 미국은 바로 인도로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였다. 미국에서 그는 영어를
배웠고 -인도여행이 수월할 수 있었다- 여행비를 마련할 수 있었다.


90년부터 94년 한국에 들어올 때까지 4년동안 인도를 떠돌았다. 처음엔 명상의 매스터인 구르와 명상의 집인 아슐람을 찾아다녔다. “인도에
갔더니 상상 속의 인도와 너무 달랐다. 그곳에 가면 나보다 나은 스승이 있어 왜 이제 왔느냐고 맞이할 줄 알았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그런
스승은 없었다.” 수없이 많은 아슐람을 찾아다니면서도 그는 깨친 것이 없었다. 그러면서 점차 자신보다 더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마음의 평정이란 말도 사실 애매하다. 마음이란 가상세계는 두 세 개로 나뉘어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이 갈등을 일으킨다. 평정을
찾는다는 것은 그 구분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하기 싫은 것은 비켜놔두고 좋은 것도 그다지 대들지 않는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에 자신을 동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은 세상대로 나는 나대로 놔두는 것이다. 그가 인도여행에서 얻은 것은 어느 순간부터인가 스스로와 싸우는 일이 없어졌다는
점이다. “아무 것이나 먹고 아무 것이나 입고 자도록 내버려둔 , 도를 찾는다고 내키는대로 헤집고 다녀도 그냥 내버려둔” 인도에서 평정을
찾은 것이다.


인도에 진 빚과 인도여행기 작성, 그리고 인도문화원 꾸리기


그는 태어난 한국과 자신을 자유롭게 해주었던 인도에 진 빚을 갚기 위해 인도여행기를 쓰기로 했다. 2년 반동안의 작업을 거쳐 96년에
나온 것이 ‘우리는 지금 인도로 간다’라는 책이다. 그 책의 출간을 계기로 정무진이라는 사람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졌고 그리고 인도문화원까지
꾸려졌다.


지난 11월 말 그는 책 개정판을 내기 위해 2달 예정으로 인도로 떠났다. 세상을 떠돌며 사느라 결혼은 생각지도 않았던 그가 올해 초
결혼했고 이번 여행에는 부인도 동반했다.


늘 밑천이 드러나면 훌쩍 떠났던 그는 인도에 관한한 아직 그렇지는 않다고 웃었다. 그러나 점차 인도에 대해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솔직히
고백했다.




인디아클럽 홈페이지 : www.india.or.kr

장소 : 안국역 1번 출구 선진빌딩 301호

문의 : 02)-723-0333


김예옥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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