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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황세손 이구’의문사를 밝혀라

  • 등록 2005.08.30 1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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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박하기 조차한 처진 눈매, 꽉 다문 입술에 얹어진 못내 다하지 못한 삶의 회한들. 지난 7월24일 서울 종로거리를 하얗게 메운 상여행렬에 휩싸인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세손 이 구씨가 한많은 75년 생을 마감했다. 고종황제의 셋째아들이자 부친인 영친왕이 1907년 일본 이토히로부미에게 끌려간 뒤 일 황실 이방자여사와의 사이에서 태어났던 그. 하지만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고종황제의 친손자 이 석 씨 등 대한황실이 비상대책위를 결성, 의문사 의혹을 밝혀달라는 진정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정부가 지급해 온 월 850여만원의 생활보조금조차 받지 못한 채 궁핍하게 살다 의문사 당했다는 대한황실의 주장. 그의 갑작스런 죽음과 일 경찰의 일방적인 시체부검에 분노한 그들의 얘기를 추적해봤다.


이구 황세손 사망에 얽힌 의혹들
지난 7월16일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세손 이구(75)씨가 일본에서 사망했다. 동경 아카사카 뉴프린스호텔 202호실 싱글룸에서 발견된 그의 사체는 곧바로 동경 경찰청에 넘겨져 일인에 의해 부검됐다.
조선왕조 28대 임금이 됐을 영친왕과 일본 나시노모도미야 이방자 여사 사이의 후손 이구. 아이러니컬하게도 그가 사망한 곳은 그 옛날 부친인 영친왕이 기거하며 자신이 태어나기도 했던 궁궐터에 지어진 자그마한 호텔이었다.

그가 사망하기 불과 6일전인 7월10일께 전주이씨종약원(이사장 이환의) 관계자 일행은 그의 양자입적을 위한 동의서 한 장을 들고 이 호텔을 찾았다. 러시아계 부인 줄리아와 이혼후 사실상 호텔에서 혼자 생활해 온 그가 호텔이며 병원 등에 지불하지 못한 청구서를 일본측으로부터 팩스로 전해 받았던 종약원 관계자들은 이날 미지불 비용중 일부를 이방자 여사의 조카이자 이 구씨의 일측 보호자 역할을 대신해온 나시노모도에게 지불했다고 밝혔다.

양자 이원씨를 허락한 그의 동의서를 들고 그들은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후 일주일여 만에 그들은 나시노모도란 사람으로부터 황세손의 죽음을 통보받게 된다. 아침마다 호텔방문앞에 배달된 우유와 신문을 직접 들고 들어가던 황세손이 이틀째 칩거하며 배달물이 쌓이자 이를 의심해 들어간 호텔방 화장실 변기앞에서 욕조를 향해 엎드린채 죽어있던 그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왜 서둘러 부검했나’
황세손의 사망일이 7월16일 이란건 일본 경찰의 시신부검 결과 후 밝혀진 사실이다. “얼굴이 시커멓게 변한채 죽어있던 황세손의 사인을 밝히기위해 일 경찰이 부검을 실시했다고 들었다”는 전주이씨종약원 이건구(76) 부이사장에 따르면 “7월19일 종약원 일행이 일본에 도착했을 때 황세손은 이미 입관된 상태였고 일 경찰은 3개월간 시체가 썩지않도록 방부제를 넣었음을 알려줬다”고 밝혔다.

이 부이사장은 “황세손의 죽음 소식을 듣고 내가 직접 가 모셔왔다”며 “일 경찰서 강력부장이 시체부검 결과 사인은 신부전증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일 정부를 믿었다”고 덧붙였다. 이 부이사장은 특히 “원인을 알 수 없는 죽음인만큼 일본 경찰이 부검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일 경찰이 화장까지 하려는 걸 나시노모도가 말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종황제의 2남 의친왕의 11번째 아들이자 대한황실 대표중 한명인 이 석(64 전주대 출강)씨 등은 황세손 사망 후 즉각 대한황실비상대책위(총재 이 석)를 결성하는 한편 황세손의 의문사를 정부차원에서 조사해 줄 것을 촉구하는 민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비대위 이 석 총재는 “만일 자기의 아버지가 일본에서 사망했는데 어느 아들이 자신의 허락도 없이 일본경찰에 시체부검을 맡기겠는가”라며 황세손의 사망을 전후한 석연찮은 의혹들에 대해 무게를 더했다. 그는 또“황세손은 한국 국적을 가진 국민이었다. 더욱이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세손이었던 그가 사망 시점에서 국내로 들어오기까지 국내의 검·경은 물론 의사, 종친까지 누구 하나 그것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한국인의 입회가 거의 원천봉쇄 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일 경찰, 화장까지 감행할 뻔
비대위측은 “한국 국적의 시민이 죽었는데 국내에 연락이 바로 되지 않았다는 것은 무언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며 “외가라 할 수 있는 일본 왕족에게 일본 경찰은 ‘은밀히 처리할 것’을 요청하면서 화장을 시도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이와함께 황세손의 시신을 수습한 전주이씨종약원에 대해서도 정부생활보조금 미지급 이유와 시체부검에 왜 이의제기를 하지않았는지의 책임을 묻고 이환의 이사장의 퇴진도 적극 촉구했다.

대한황실비대위측의 이같은 이의제기와 관련 황세손의 시신을 국내로 들여온 전주이씨종약원측은“부검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종약원측은 “만일 부검을 반대했다면 오히려 일 경찰의 오해를 샀을 것”이라며 “오히려 일 경찰이 시체를 화장하려한 걸 나시노모도가 저지했다”고 강조했다.

종약원 이 부이사장은 “문화관광부로부터 월850여만원 연 1억800여만원이 종약원에 들어오며 이를 황세손에게 지급했는데 황세손이 지난 4월 조경단 제사는 물론 5월 종묘대제, 6월 제사때도 참석치 않아 지급하지 못했다”며 “7월에 양자문제를 종결짓고 나시노모도에게 소정액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빚에 몰려 일 천황궁 옆에서 객사, ‘국민이여 황실복원에 관심을’…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님께… 그분의 왕실 동생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분의 사망 원인과 시신을 자세히 조사하여 국민 모두가 알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중략) 일 경찰이 황세손 의문의 사망 이후 심장마비라고 사인을 밝히면서 부검을 실시한 점(종약원측은 신부전증이라 밝힘)과 유해의 국내 운구를 위해 피부 표백과 장기의 방부제 처리가 철저히 이루어 진 점,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동경과 서울의 비행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데도 불구하고 삼복 더위로 인해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해 방부제 처리를 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없는 의혹 투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님. 작금의 문제는 우리 한민족의 역사적 정체성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광복 60주년, 이제 대한황실의 정통 혈손은 사실상 대가 끊어진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제에 의해 철저히 유린 당한 우리의 역사 조선! 부디 살피시어 조선의 살아있는 핏줄로 살아가는 저 이석과 그외 직계 황손들의 소원이오니 이번 사건에 대한 의혹을 풀기 위해 보다 면밀히 살펴주십시오.”

황세손의 영결식 후 대통령께 보낸 이 석씨의 편지와 관련 청와대는 아직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석연찮은 황세손의 죽음과 황실가족의 동의조차 없이 서둘러 영결식에 앞서 정한 양자책봉속에서 황실비대위의 작은 목소리는 긴 운구행렬에 묻혀 연기처럼 사라진 것일까. 대한제국 마지막 황세손, 그는 왜 멀리 이국땅에서 소리없이 죽고, 또 시신마저 파헤쳐진채 그 선한 시선을 이 나라 서울하늘아래서 내리감은 것일까.


비운의 황세손 이구는 누구인가

비운의 황세손 이구는 비명횡사한 고종황제의 셋째 아들 영친왕(1907년 이토히로부미에게 인질로 잡혀감)과 일 황실 나시모도미야 이방자씨 사이에 태어난 2남(1남은 출생후 사망)이다.
15세때 맥아더 장군의 초청으로 미국 MIT 공과대학을 졸업한 재원으로 러시아계 여인 줄리아와 결혼 후 이혼했다. 1963년 고 박정희 대통령이 창덕궁 낙선재에 생활터를 마련해 주면서 부친인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 덕혜옹주와 함께 생활하던 중 1970년 영친왕을 1989년 어머니였던 이방자 여사를 잃었다.
1975년 사업에 실패후 일본으로 가 생활하다 1996년 대한민국 영구귀국을 결정했으나 귀국하지 못한채 일본에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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