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학교 설립계획을 허술하게 세워 550억원에 이르는 부지매입비를 2년 넘도록 사장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10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2008년 광명 광덕 제2초 부지매입비 380억여 원과 의왕 오전고교 부지매입비 200억여 원, 의왕 학의 제1초 부지매입비 79억여 원, 용인 성산초교 신설을 위한 국유지 매입비 7억여 원 등 666억여 원을 편성했다.
도교육청은 이후 GB(그린벨트)관리계획 변경과 도시계획 시설결정 등의 행정절차가 늦어지면서 이들 사업이 지연되자, 명시 또는 사고 이월시켰다가 예산을 편성한 지 2년이 지난 지난해 말 114억여 원을 뺀 552억여 원을 슬그머니 불용 처리했다.
결과적으로 수 백억대 부지매입비가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금고에서 낮잠을 잔 셈이다.
도교육청은 올해 이들 사업이 다시 추진될 것으로 보고 의왕 오전고교 부지매입비 200억여 원 등 상당액을 신규로 재편성해 둔 상태다.
도교육위 한 위원은 “학교신설 관련 부지매입비는 불용이나 이월 때 사장되는 예산의 규모가 커 예산 편성 때 보다 철저한 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함에도 도교육청은 세출예산관리에 적정을 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교육청이 학교용지 매입비를 상환하지 않는다고 도에 재촉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내실 있는 예산 운용도 절실하다”고 꼬집었다.
도교육청은 지난 3월 수 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도가 1조2000억여 원의 학교용지부담금을 상환하지 않아 학교 설립에 어려움이 크다며 도를 강하게 비판했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절차상 불가피하게 지연되면서 발생한 문제”라며 “도와의 학교용지부담금 정산 문제는 이들 사안과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