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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귀족노동 파업도‘밑진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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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노동’, ‘배부른 파업’이라는 국민적 비난을 받아온 아시아나 조종사 파업이 25일 만에 결국 정부 개입에 의해 끝이 났다. 긴급조정권 발동이 예고된 지난 10일 노사는 막판 교섭에 임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정부의 극약처방을 받게 된 것이다.
아시아나 노사 양측은 국내 최장기 항공파업으로 긴급조정까지 자초했다는 불명예와 여름철 성수기 국민적 불편과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는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더 이상의 파업은 막았지만 그 과정에서 불거진 노(勞)-노(勞) 갈등과 운항 차질 등 후유증이 남았다.

유.무형 손실 1조원
정부가 조종사 파업에 대해 12년 만에 긴급조정 결정을 내린 것은 더 이상 파업이 지속돼서는 안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의식한 면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실업자가 속출하고 있는 판에, 연봉 1억원대 고소득자인 조종사들이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국민을 볼모로 파업에 나선 것은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파업 중 조종사를 대신해 현장에 투입된 대체인력들의 피로도가 누적돼 자칫 대형 항공참사가 빚어질 위험이 높아졌다는 점도 정부의 위기감을 높였다.

노사는 올 1월 138개 조항으로 단체교섭을 시작해 본교섭 21차례, 실무교섭 52차례를 갖고 협상을 시도했지만 매번 합의에 실패했다. 중앙노동위가 지난 6월25일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거부했고 7월6일 24시간 시한부 파업에 이어 17일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그 와중에 파업 조종사들은 대체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무기로 휴가 여행객이 집중되는 시점을 파업 시기로 선택, 국민적 비난을 받았고, 노조 간에도 출신별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차를 보여 대화에 걸림돌이 됐다. 사측도 ‘귀족노조’에 대한 비난여론을 등에 업고 노사협상에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노사 간 기나긴 줄다리기 협상은 자율타결을 목전에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끝내 정부개입을 자초하고 말았다.
25일간의 조종사 파업사태는 그러나 국내 최장기 파업이라는 불명예스런 기록과 함께 국민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고 직원 간 갈등 등 만만치 않은 후유증을 남겼다.

이번 파업으로 아시아나는 국제선과 국내선ㆍ화물 노선에서 2,328편이 결항됐다. 이로 인해 아시아나는 2,27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화물운송ㆍ관광업체 등 관련업계 피해 1,734억원을 합하면 4,000여억 원(회사 집계)으로 추산된다. 대체 항공편을 구하거나 일정을 바꾸는 등 피해를 본 여행객이 51만 명에 달하며 수송 차질이 빚어진 화물도 4만2,000t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간 확보된 해외 화물 거래선의 이탈과 국제 환적화물량의 감소도 예외일 수 없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 하락까지 감안하면 피해 규모가 1조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무형의 손실도 엄청나다. 25일간의 아시아나 조종사 파업은 국내 항공사 최장기 파업(종전 6일)이란 반갑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이번 파업 이전까지 국내 항공업계 파업은 1999년 12월 아시아나항공ㆍ공항서비스노조의 첫 파업 이후 아시아나 4차례, 대한항공 4차례 등 총 8차례 발생했지만 대부분 며칠 만에 종료됐다.
해외의 경우 미주나 유럽 일부 항공사 이외에는 파업이 흔치 않은데다 그나마 2000년 이후 장기 파업을 벌인 항공사가 거의 없어 이번 파업은 국제적으로도 이목을 끌었다.

노-노 갈등과 경영손실로 후유증 커
파업 종결로 조종사 노조 측은 제 자리를 찾게 돼 있으나 파업 과정에서 불거진 `노(勞)-노(勞)’ 갈등과 운항차질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350∼400여명에 불과한 조종사들이 파업을 벌임으로 인해 다른 직종까지 포함해 6,800여명에 이르는 전 직원이 여론의 비난, 일거리 감소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얼마 전에는 객실 승무원 80여명이 파업 중인 조종사 노조를 향해 원망과 회유가 섞인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의 주장은 평균 연봉 1억원대인 조종사들의 요구사항 중 회사 상황이나 사회적 통념에 비춰볼 때 무리한 요구가 많고, 사내에서 좋은 대우를 받는 이들이 더 좋은 조건을 요구함으로써 다른 직원과의 형평성에 문제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사측은 조종사와 일반 직원과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장기파업 사태로 워낙 감정의 골이 깊어진 터라 당분간 `‘노-노 갈등’이 치유되기 힘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장기 파업으로 회사측이 이미 8월 국제선 운항편수를 16개 노선, 314편이나 줄인 터라 당장 항공기 운항이 정상화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성수기에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항공업계의 특성상 여름 휴가철인 7~8월과 겨울(12월)에 한철 장사를 해서 1년을 버티는 매출구조인데 이번 파업으로 경영계획이 완전히 망가졌기 때문이다.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는 일단 정부방침에 따라 업무에 복귀한 뒤 구체적인 대응방안과 향후 투쟁일정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긴급조정권 발동에 대해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연대투쟁에 나서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다, 아시아나 일반노조도 쟁의행위를 가결해 놓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국민 불편이 예상외로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긴급조정권’ 발동의 의미

아시아나 항공에 발동된 긴급 조정권은 특정 파업이 국가경제에 타격을 주고 국민 안전을 위협한다고 정부가 판단할 때 내리는 강제해결 수단이다. 이번 긴급 조정권은 1969년 옛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와 1993년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 등 두 차례 뿐 이며 현대차 파업 이후로 12년 만에 나온 것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근거로 한 이 조치는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그 규모가 크거나,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하는 때’만 발동토록 돼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공익사업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그 파업이 국민경제와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만큼 파장이 크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됨에 따라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는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해야 함은 물론 앞으로 30일 동안 다시 파업을 할 수 없게 됐다. 노조가 이를 어길 경우 ‘불법쟁의’로 간주돼 2년 이하 징역을 살거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하고 회사 측에 민사상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노사 양측을 상대로 15일간의 자율조정과 다시 15일간의 강제조정 성격인 직권중재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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