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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믿는 의사에 발등 찍힌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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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턱 성형을 하려고 하는데요, 전신마취에 턱을 깎는다는 소리가 있던데 수술 부작용이나 위험부담은 없나요? 성형은 하고픈데 혹시 잘못될까 싶어서 걱정이 앞서요...”(서울 압구정동 모 성형외과 게시판)

자기 몸에 ‘칼’을 대는 수술도 의사의 능력을 마치 ‘신의 손’ 인양 믿고 맡기는 것이 환자들의 심리. 어쩌다 발생한 의료사고는 단순히 ‘재수가 없어서’라고 치부해버리곤 한다. 의사도 사람이니 한번의 실수는 있을 수 있다는 식이다.
그러나 소문이 날까봐 ‘쉬쉬’했을 뿐 의료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의료사고가 나면 병원 영업에 막대한 지장이 올 것을 우려해 병원 측이 피해자와 수억대의 보상금으로 합의를 끝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의료사고 합의금 수억원대
지난달 대전에서 지방흡입술을 받은 김 모씨(54세)가 수술 다음날 숨진 사건이 있었다. 김 씨는 대전시 소재 개인 성형외과에서 복부와 허리 부분의 지방제거 수술을 받았다. 수술 뒤 김 씨는 혈압도 떨어지고 통증이 가시지 않는 등 고통을 호소해, 다음날 근처 대학병원에 옮겨졌지만 혈압과 장기 기능이 떨어져 숨지고 말았다. 알고 보니 김 씨에게 지방흡입 시술을 한 의사는 성형외과의가 아닌 마취 통증 전문의로 밝혀졌다.
이밖에도 청주시 모 병원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던 유 모씨(50세), 자궁근종 수술을 받은 40대 환자가 하루 만에 심장마비 증세를 보이며 숨지는 등 의료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알려진 것보다 실제상으로는 의료사고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의료업계의 추정이다.

병원은 의료사고 사실이 알려지면 경영에 막대한 지장이 생기게 되고, 환자 측에서는 부검 및 고소, 고발로 인한 법적 분쟁으로 장시간 시달리게 되는 등 번거로움이 생기기 때문에 고액의 돈을 받고 조용히 합의하는 선에서 끝내는 게 보통이라고 한다. 합의금액은 사고 정도에 따라 수 천 만원에서 수 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병원 측에서 합의금이 꽤 들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병원 수익을 따져보면 그게 훨씬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이런 의료사고는 ‘성형외과’에서 빈번하고 ‘개인병원’ 일수록 많이 나타난다. 한국소비자보호원(소보원)은 특히 의사의 ‘설명부족’으로 인한 의료분쟁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소보원은 2003년 1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의사의 설명부족’ 과 관련한 의료분쟁에 대해 154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한 결과 2003년에 비해 57.1% 증가했고 매년 증가추세에 있으며, 진료과목별로는 ‘성형외과’(16.9%), 치료내용별로는 ‘수술’(46.1%)시 의사의 설명부족으로 인한 의료사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의사의 ‘설명 부족’으로 인한 의료분쟁 증가
일반 병·의원, 대학병원, 한방 병의원 순으로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진료과목별로는 성형외과가 압도적으로 많고, 그 다음이 치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등의 순이다.
성형수술로 인한 의료 사고의 절반 이상은 마취 부작용. 수술 유형별로는 안면윤곽술과 지방흡입술을 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많다. 이 수술들은 성형 수술 중에서도 대수술로, 의사의 수술 숙련도가 떨어지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더구나 정확한 이론학습과 임상경험이 부족한 비전공자들의 성형수술이 늘어난 것도 주요원인으로 지목된다. 마취사고가 잦은 것은 성형수술의 필수절차인 마취를 성형외과 의사들이 하기 때문이다. 환자의 상태와 수술에 맞는 마취와 응급상황에 대처하자면 마취과 전문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개원가에서는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는 곳은 보기 드물고 전신, 정맥마취 등을 성형외과 전문의나 간호사가 직접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사례를 보면, K 모씨(여 53세 서울 서대문구)는 작년 12월 개인병원에서 코 성형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후 콧등이 오른쪽으로 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의사는 수술 전 환자로부터 수술 및 마취동의서에 서명을 받지 않았고 수술방법, 효과, 부작용에 대하 사전 설명이 거의 없었다.

2002년 개인 산부인과에서 제왕절개술로 둘째 아이를 분만한 뒤 영구 불임수술을 받은 S 모씨(여 29세 서울시 양천구)는 3개월 후 감기인 줄 알고 병원에 갔다가 임신 소식을 들었다. 임신 중절이 된 줄 알았던 S 모씨는 감기기운에 약을 계속 먹어 결국 임신중절수술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의사는 환자에게 불임수술이 실패해 초기 임신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환자의 78.6% 의사설명 이해 못해
부산시 동구에 거주하는 H 모씨(여 31세)는 2001년 12월 개인병원에서 얼굴의 잡티 제거 수술을 받았으나, 얼마 후 치료받은 피부가 일부 함몰됐다. 의사는 시간이 지나면 좋아진다고 했으나 약 2년이 지나도 호전이 없어 2003년 6월부터 2004년 6월까지 수차례 흉터재생술을 받게 됐다. 의사는 레이저 치료 후 피부가 깨끗해지고 부작용은 전혀 없다고 거짓 설명을 했다고 한다.
이처럼 치료효과나 부작용 등에 대해 의사의 설명이 형식적이거나, 전혀 설명이 없었다는 피해자가 72.1%에 달해 환자에 대한 설명이 거의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게다가 환자의 78.6%는 의사의 설명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치료에 임하고 있었다.
수술 및 동의서도 42.4%는 받지 않았고, 본인이 의사 무능력자이거나 미성년자인 경우 법정대리인이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환자 본인이 서명하는 것이 원칙인데도, 27.2%만이 본인이 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소보원은 보건복지부 및 관련단체(병원 및 의사단체)에 △의사의 설명의무 준수 △각종 동의서의 진료과목별 표준양식 개발 △각종 동의서의 사본 교부 의무화 △미용성형 시술시 동의서 작성 강화 등을 건의하고, 소비자들에게 “각종 수술 및 검사 등의 치료를 받기 전 담당의사에게 부작용 등 제반사항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들은 후 동의서에 서명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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