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4조5663억원, 영업이익 4조676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분기 대비 매출은 0.67%, 영업이익은 55.23% 하락했다.
반도체 사업의 부진이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은 4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 1조원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단 삼성전자 실적은 2분기 저점을 찍었으며 하반기 반등하는 '상저하고'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삼성전자는 31일 오전 올해 2분기 실적 발표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파운드리, 테슬라와 대형 계약…추가 수주 기대
DS부문은 매출 27조9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로 집계됐다. 서버용 고부가 메모리 제품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주요 거래선에 대한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매출은 11%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메모리 사업의 재고 자산 평가 충당금과 비메모리 사업의 대중 제재 영향에 따른 재고 충당 발생으로 전분기 대비 8000억원 감소했다. 전년 동기(6조4500억원)와 비교하면 6조원 이상 급감했다.
메모리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와 고용량 DDR5 제품 판매 비중 확대를 통해 서버 수요에 적극 대응했으며,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판매가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당사 HBM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30% 수준 증가했다"며 "HBM 전체 수량 중 HBM3E가 차지하는 비중은 80%대 후반까지 확대됐다"고 밝혔다. 하반기 HBM3E 판매 비중은 90%대 후반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6세대 제품인 HBM4의 경우 "1c 나노 공정의 양산 전환 승인을 완료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품 개발을 완료해 주요 고객사에게 샘플을 이미 출하했다"고 알렸다.
삼성전자는 "2026년 HBM4 수요 본격화에 맞춰 적기에 공급을 늘려갈 예정이며 이를 위해 1c 나노 캐파 확대에 필요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스템 LSI는 주요 플래그십 모델에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적용한 시스템온칩(SoC)을 공급하며 견조한 매출을 달성했으나, 첨단 제품 개발 비용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파운드리는 전분기 대비 큰 폭의 매출 개선을 이뤘으나, 첨단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대중 제재 영향으로 재고 충당금이 발생했다. 또 성숙 공정 라인의 가동률 저하가 지속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단 최근 2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파운드리 계약을 테슬라와 맺은 만큼 선단 공정 경쟁력 입증으로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테슬라로부터 첨단 제품을 성공적으로 수주했다. 이는 선단 공정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라며 "향후 대형 고객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미국 테일러 팹(공장)의 안정적인 가동과 함께 시설 투자 규모도 증가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S 부문은 근본적인 기술 경쟁력 회복에 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며 "2분기 추가 재고 충당으로 비효율을 정리하는 등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바일 '견조'·TV '하락'…"신성장 추가 M&A 검토"
스마트폰과 TV 등 사업이 주력인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매출 43조6000억원, 영업이익 3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신모델이 출시된 1분기 대비 판매량은 감소했으나,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견조한 판매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다.
네트워크는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 증가와 리소스 효율화로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
TV 사업을 하는 영상가전(VD)사업부는 Neo QLED,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초대형 TV 등 전략 제품의 판매 비중이 확대됐으나, 글로벌 경쟁 심화로 실적이 하락했다.
생활가전은 성수기에 진입한 에어컨 판매 호조와 고부가가치 AI 가전 제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됐다.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은 매출 3조8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달성했다.
디스플레이(SDC)는 매출 6조4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신제품 수요와 IT·자동차에 공급되는 중소형 패널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개선됐다. 대형은 게이밍 시장 중심으로 고성능 QD-OLED 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판매가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AI, 공조, 로봇 등 신성장 분야에서 추가 M&A를 검토하고 있다.
회사는 "삼성전자의 M&A 전략은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뿐 아니라 급변하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라며 "이에 AI, 공조, 메디텍, 로봇, 전장, 핀테크 등 신성장 분야의 후보 업체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한국과 미국 간 상호관세 협상이 타결된 데 대해 "불확실성이 감소됐다"며 "향후 추가 논의 과정을 예의주시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내달 중순 발표가 예상되는 미국 상무부의 반도체 및 반도체 파생 제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사 대상에 반도체뿐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 PC, 모니터 등 완제품도 포함돼 있다"며 "우리 사업에 대한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미 상무부의 232조 조사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왔고 양국 관련 당국과 긴밀히 소통해 왔다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