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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남성이여, 가슴에 하얀리본을 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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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여, 가슴에 하얀리본을 달자”



남성에 의한 여성폭력 근절 운동 한국에서도 시작




“어
여성도 두려움 속에서 살아서는 안 된다. 다 함께 노력함으로써 여성에게 가해지는 남성폭력을 근절시키자.”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을 반대한다는 의미로 시작된 ‘하얀리본운동(White Ribbon Campaign)’이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됐다.
‘딸사랑아버지모임(공동대표 김병후·정채기)’은 11월19일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얀리본운동을 벌이기로 선포했다.
이 운동은 여성이 남성에게 변화를 호소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일부 남성들이 여성에 대한 폭력을 저지르지도 묵과하지도
않겠다고 약속을 하는 것이다.


11월25일은 ‘여성폭력 근절의 날’

하얀리본운동은 1991년 캐나다에서 처음 시작됐다.

1989년 12월6일 캐나다 몬트리올 소재 한 공과대학에서 여성혐오주의자가 여학생 14명을 자동소총으로 난사해 목숨을 앗아간 사건이 계기가
됐다.

몬트리올의 일부 남성들은 문제의 본질이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폭력에 있다고 자각, 1991년에 시작해 매년 11월25일부터 학살추모일인
12월6일까지 가슴에 하얀리본을 달고 여성에 대한 남성폭력 추방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캐나다에서 이 운동은 하얀리본 착용 캠패인 외에 노조 직장 학교 지역사회 등을 방문, 여성에 대한 폭력의 문제와 반(反)폭력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또 신문과 방송 등 메스컴을 통해 이러한 활동에 동참하도록 호소하고 있다. 특히 학교와 경찰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연방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모금행사를 벌여 성폭력센터, 여성피난처, 가정폭력 예방교육 등을 전개하는 단체들을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이 운동은 30여개 나라로 전파됐다. 이들 나라 대부분은 11월25일 전후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UN에서는 이 운동의 공로를 인정,
11월25일을 ‘전세계 여성폭력 근절의 날’로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가사·양육분담
시 폭력 줄 것


그런데 왜 하필 하얀리본일까? 이 운동 공동의장 마이클 카프만 박사는 19일 기자회견에 참석,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하얀색은 서양에서는 평화를 의미한다. 즉 남성과 여성의 동등한 관계 정립을 통한 평화를 이룩하고자 하는 뜻에서 하얀색을 선택했고 리본은
학살추모 의미다. 한편, 동양에서 하얀색은 죽음을 의미한다. 많은 여성들이 남성에 의해 죽어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

카프만 박사는 한국 내 가정폭력은 유교적인 사고관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여자를 종속적인 관계로 본다는 것.

그는 “한국의 남성들이 여성을 때려도 된다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다”면서 “악습임에도 불구하고 한국남성은 여성을 소유물로 생각하고 그것을
폭력으로 인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은 전적으로 옳다. 우리나라는 ‘북어와 여자는 사흘에 한번씩 두들겨 패야 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다.

카프만 박사는 그러나 한국에서도 하얀리본운동이 머지 않아 대중적 지지를 얻을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초창기에 이 운동은 단 몇 명의 남성에
의해 시도됐다”면서 “단호하게 말하건데, 한국에서도 10년 내에 수십만 남성들이 이 캠패인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남편들이 이 운동에 동참하는 한 방법으로 ‘가사와 양육분담’을 들었다.

여성의 전유물로 치부됐던 이러한 일을 남성이 도움으로써 여성을 이해하고 존중하게 돼 폭력은 자연적으로 줄어든다는 것. 또 아이들이 그러한
아버지 모습을 보고 자라기 때문에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얀리본운동, 여성에 대한 사랑 표현

딸사랑아버지모임은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11월25일이 포함된 주간을 ‘남성폭력 근절 주간’으로 삼고 하얀리본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나갈
생각이다.

올해에는 부득이 카프만 박사 초청 관계로 이보다 다소 일찍 이 행사를 개최했다. 카프만 박사를 초청해 이 운동을 홍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딸사랑아버지모임은 카프만 박사와 함께 건국대, 숙명여대, 하남고등학교 등에서 특강을 열었다. 이들은 그 자리에서 “폭력 근절을 외치는 일은
우리 삶에서 내 어머니와 딸, 아내, 누나, 그리고 친구들을 향한 존경과 사랑의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여성부, 한국여성단체연합, 서울시청, 한국성폭력상담소 등을 방문해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이 모임은 앞으로 ‘평등문화를가꾸는남성들모임’, ‘좋은남편이되기위해노력하는사람들의모임’ 등 친여성적인 단체들과 연대해 운동에 힘을
더 실을 예정이다.










폭력 피해 여성 20%는‘거의 매일’


한국여성개발원에서 2001년 발간한 ‘한국의 가정폭력관련법 제정 이후
가정폭력실태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조사기관과 년도에 따라 다르지만 가정폭력 발생율이 30%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발생율과
관련된 최근 조사는 이뤄진 바 없으나 전문가들은 가정폭력이 결코 줄어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편, 서울여성의 전화가 지난 5월28일~6월13일, 일반여성과 피해여성, 대 여성범죄 취급 경찰 등 1,3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그 양상이 심각했다.

폭력 피해 여성들 중 20%는 거의 매일 폭행을 당했다. 1~2주일에 한 번 정도 당한다는 답이 33.7%였고 한 달에 한 번
정도가 16%였다. 폭력 형태와 관련해서는 흉기로 위협당한 경우도 대단히 많았다.





피해자가 경험한 가정폭력의 유형과 양태


























































폭력유형과 양태
%
신 체 적 폭 력

살림살이로 맞음

58.9

따귀 맞았음

78.6

손발로 두들겨 맞았음

83.3

몽둥이 같은 물건으로 맞았음

37.5

흉기로 위협당했음

53.

흉기에 찔렸음

10.7

목이 졸렸음

57.1
성 적 폭 력

구타후 강제적 성관계를 당했음

50.6

성적 의심을 당했음

66.1

경제적 폭력(경제권 박탈)

41.1

언어적 폭력(모욕적인 말)

91.7

친정식구나 자녀에 대해 협박

66.7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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