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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6월 모평 영어 1등급이 1%대…수능이었다면 '입시 대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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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영어 1.47%…사상 최저 수준
의대 지역인재, 수능 '4개 등급 합 5' 등 최상위 요구
수능이었다면 입시 대혼란 불가피…사교육에도 영향
"평가원, 영어 쉽게 낼 듯"…난이도 '널뛰기' 가능성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영어 1등급 비율은 1.47%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킬러문항 배제' 방침 이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의 체감 난이도가 크게 높아진 것을 두고 수험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제당국이 시험을 쉽게 내겠다는 신호를 보냈음에도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입시 불확실성이 가뜩이나 커지면서 사교육 경감이라는 정책 목표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킬러문항 배제' 방침 이후 치러진 지난해 9월 모의평가와 수능, 그리고 올해 6월 모의평가의 영어 1등급 비율은 각각 4.37%, 4.71%, 1.47%였다.

 

입시 전문가들은 절대평가 특성을 고려했을 때 적정한 1등급 비율은 7%에서 10% 사이라고 설명한다. 수능 영어는 수험생의 학습 부담과 과열 경쟁을 줄인다는 명분에서 2018학년도에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 100점 만점에 90점을 넘으면 1등급을 받는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험생들은 영어 1등급을 확보한다는 가정 아래 입시 전략을 세운다"고 말한다. 그런데 수능이 끝나고 영어가 이번 6월 모의평가처럼 어려웠다면 수험생 혼란은 불가피하다.

 

수시 전형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다. 수능 성적으로 수험생의 학력 수준을 가늠하는 일종의 '허들'이다. '수능 몇 개 영역의 등급(1~9) 합'으로 계산한다. 대학에서 제시한 일정 기준을 넘지 못한 수험생은 고교 내신 등 다른 성적이 더 좋더라도 합격할 수 없다.

 

예를 들면, 이번 2025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선발 규모가 확대된 의과대학 지역인재 선발전형은 '4개 등급의 합이 5', '3개 등급의 합이 8'과 같은 형태로 제시됐다.

 

최저학력기준이 '4개 등급 합 5'인 대학을 지망한 경우 다른 3개 영역을 1등급·1등급·2등급 수준으로 준비했는데 예상 밖에 영어가 2등급이 나온다면 탈락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저학력기준을 획득하지 못할 수험생이 2만여명 발생할 것"이라며 "평소 1등급을 맞던 학생의 80~90%가 하락한 것"이라고 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도 "영어 1등급이 1%대가 나오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출 수험생이 없을 것"이라며 "수시 전형에서 기준이 높은 학교는 모두 정시로 선발 인원이 이월될 것"이라고 했다. 수시전형의 미달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출제본부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출제기관 수장인 오승걸 평가원장은 이날 채점결과 발표 보도자료에서 "영어의 경우 절대평가 취지에 맞는 적정 수준의 난이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출제하겠다"고 밝혔다.

 

평가원장은 수능 출제기조를 명확히 답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수험생에게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절대평가 취지에 맞는 적정 수준의 난이도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달리 말해 문제를 쉽게 낸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충분히 해석된다.

 

그러나 평가원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출제진이 생각한 난이도와 수험생 체감 난이도는 별개의 문제다. 수능은 합격과 불합격을 가리는 자격고사가 아니라 수험생의 성적 수준을 대학들이 정시 전형의 지표로 활용하는 '경쟁 게임'이다. 시험이 쉬워도 수험생이 모두 못 풀면 어렵고 시험이 어려워도 모든 수험생이 너무 잘 풀면 변별력 확보에 실패하게 된다.

 

이 소장은 "9월 모의평가에서는 영어가 100% 쉬워질 것"이라면서도 "9월 모의평가를 쉽게 낸다면 수능도 쉽게 내야 할 텐데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가늠할 수 없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코로나19 당시 상·하위권이 늘고 중위권이 늘어나는 학력 격차가 교육계의 큰 과제로 떠올랐다. 올해 고3과 N수생들이 이런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대 증원, 무전공 선발 확대로 입시 환경이 요동치고 N수생 유입 가능성이 커진 것도 문제다. 김미영 평가원 수능본부장은 N수생 증가 가능성이 영어 출제 기조에 영향을 주었는지 묻자 "지난해 6월 모의평가보다 많지는 않았다"면서도 "항상 고려한다"고 전했다.

 

임 대표는 "평가원이 통제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9월 모의평가를 마친 이후 영어 1등급(4.37%)이 수능 때는 더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으나 수능에서도 마찬가지로 4%대(4.71%)였다. 평가원이 밝힌 기조를 수험생들이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했다.

 

다만 킬러문항을 없앤 최근의 '새로운 수능'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도 있다. 적정 변별력을 확보하려면 어느 정도는 어려워야 한다는 이야기다. 시험이 너무 쉬우면 5지선다형인 수능 문제의 특성상 '찍기'로 당락이 좌우되는 사태가 빚어진 일이 과거에 없지는 않았다.

 

남윤곤 소장은 "사교육에서 문제풀이를 많이 했을 때 성공할 시험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과거의 수능은 패턴형, 다시 말해 국어는 독서(비문학)나 시가 어렵게 나오는 식의 패턴이 정해져 있었는데 지금의 시험은 어디가 어렵게 나올 지 몰라서 학력을 평가하는 척도로서는 굉장히 올바른 시험"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김미영 수능본부장도 "'킬러문항 배제' 이후의 출제 경향에 대한 학생들의 적응도, 이번 고3 학생들의 학력 수준과 출제진의 예상 간에 간극이 있어 (수험생들이) 예상보다 어렵게 느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그런 점을 충분히 반영해 출제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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