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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청천2구역 이미 준공 끝났는데...DL이앤씨 소송 노림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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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 준공 후에 조합 상대 소송 제기
조합 측, 이미 합의 통해 세 차례에 걸쳐 공사비 인상
대법원, 물가배제특약 유효성 인정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천정부지로 치솟는 자잿값 등 물가 상승으로 인해 공사비가 급등한 가운데 발주처와 시공사간 공사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청천2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e편한세상부평그랑힐스)의 시공사인 DL이앤씨가 준공이 끝난 상태에서 조합과 신탁을 상대로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해 법적인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DL이앤씨, 준공 후 소 제기...대기업 횡포?

 

청천2구역은 여타의 다른 재개발·재건축 사업과는 다른 성격을 띠고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경우에는 공사 진행 초기에 공사비 관련 갈등이 발생한 반면, 청천2구역은 이미 공사가 끝나고 준공이 되어 입주가 된 시점에서 분쟁이 발생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청천2구역은 지난 2015년 전국 최초로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으로 선정됐던 곳이다. 뉴스테이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장기 민간 임대주택 정책의 이름으로 지난 2019년 일반재개발 방식으로 전환하여 2020년 7월 착공하였고, 지난해 10월 아파트 준공이 되어 현재 입주가 진행 중인 사업이다.

 

해당 사업지는 뉴스테이 시범지구 1호 사업지 및 일반재개발 방식으로 변경한 최초 성공 사례로 꼽히는 사업지로 알려져 있다. 청천2구역에 세워진 e편한세상 부평그랑힐스는 5,050세대 규모의 대단지로,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으로 하면 5억950만~5억 5,242만원 선이었다.

 

조합과 신탁사 등 발주처 측은 도급계약서에 엄연히 ‘물가변동 배제특약’ 조항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DL이앤씨의 소 제기에 대해 추가 공사비를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물가변동 배제특약’은 원재료 인상 등 물가 변동 사항이 생기는 경우 인상분을 반영해 조정해 주는 제도를 배제하기로 하는 규정을 말한다.

 

청천2구역 조합에 따르면 시공사 DL이앤씨는 대기업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 ‘물가특약사항’을 무효로 처리한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으로 조합과 신탁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다 만에 하나라도 소송에 패하게 된다면 조합원들은 분담금을 각 약 1억원씩 더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계약서에는 ‘본 공사비 산정기준은 2020년 8월이며, 산정기준일 이후 물가 상승에 의한 공사비 조정은 없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조합 측은 시공사와의 세 차례에 걸친 협의와 합의를 통해 160억원 정도를 인상해 줬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L이앤씨는 대기업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합의를 깨고 무효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특히, 1,645억원의 추가 지급을 요구하면서도 실제 소장에는 5억100만원을 써냈다는 것도 이유로 들었다.

 

박상규 청천2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장은 “당 조합은 착공 당시 도급계약서 체결시와 세 차례 변경 계약을 통해서 ‘공사비 산정 기준일’을 계속 변경하여 명시하였다”면서, “계약서에 명시된 바와 같이 물가변동에 대한 추가 공사비는 지급할 수 없다고 시공사에 통지하였지만 계약서 내용을 무효로 처리해야 된다는 일방적 주장으로 조합과 신탁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 기간 내에 저희가 공사비 변동이 없었으면 모르겠지만, 그 사이에 서너 차례 계약 변경을 하고 협의를 해서 합의를 했기 때문에 시공사의 주장은 성립이 되지 않는다”며, “몇 차례에 변경 계약을 하면서 협의를 한 것인데 입주를 한 상태에서 이러는 것은 우월한 지위를 가지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깨겠다는 것으로 명백한 대기업의 횡포”라 주장했다.

이어 박 조합장은 “실제로 공사비에 대한 변동을 쌍방 간 협의에서 합의 하에 계약을 체결하고 변경을 계속해 왔는데 한쪽이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으며, 어쩌면 시공사는 압박 수단을 강화해서 아마 협의나 조정을 종용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이 소송 자체가 선례가 되면 우리 현장뿐만 아니라 모든 재개발, 재건축 현장 더 나아가 건설 외에도 불가항력을 주장하면서 당초 계약을 무효로 소송이 진행될 것으로 생각돼, 모든 피해는 조합원들에게 발생하고 재산가치와 아파트 입주 등 사업지 내 큰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대법원 판례, ‘물가배제특약’ 유효성 인정

 

DL이앤씨는 공사비 추가 요구를 위해 계약서 내용에 따른 절차가 아닌 이미 쌍방 합의된 ‘물가배제특약’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건설공사비 지수를 들고 있다.

 

한국건설연구원(KICT)에 따르면 주거용 건축물의 건설공사비 지수는 지난 2020년 8월 118.59에서 올해 8월 150.37로 3년간 26.8% 인상됐다. 작년 11월 공사비 지수는 153.37로 집계됐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자재, 노무, 장비 등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직접공사비에 대한 물가 변동을 추정하기 위해 작성되는 통계를 말한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 제5항에 따르면 ‘계약 내용이 당사자 일방에게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에 특약을 무효’로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무효를 충족하는 조건인 ‘계약체결 당시 예상하기 어려운 내용에 대해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제3호)’에 해당한다는 것이 DL이앤씨의 주장이다.

 

대법원은 ‘물가배제특약’과 관련하여 ‘2017년 전원합의체 판결(2012다74076)’ 등에서 사적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상 유효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특히, 해당 특약이 무효가 되려면 이 계약상대자에게 다소 불이익하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국가 등이 계약상대자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하여 형평에 어긋나는 특약을 정함으로써 계약상대자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가격변동이 상승하는 경우도 있지만 하락하는 경우도 있음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또 다른 대법원 판례는 사정변경을 한 이유로 한 계약 해지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부정하면서 예외적으로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 당사자가 계약의 성립 당시 이를 예견할 수 없었으며, 그로 인하여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당사자의 이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로서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20다254846 판결)

 

이와 관련 DL이앤씨 관계자는 “대기업이 너무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견해 차이가 있고 그 견해를 좁히지 못하기 때문에 소송까지 가게 된 것이기에 법원에서 건설산업기본법에 관련된 것을 더 우선시할지 민간 기업에 대한 계약서상의 내용을 더 우선시할지에 대한 부분은 법원에서 판단을 내려줄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아직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건설업계는 그동안 건설공사비 지수를 반영해 공사비 수준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뜻을 정부 당국에 제시해 왔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개정한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국토부는 지난 8월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를 개정해 민간공사 계약의 물가변동 세부기준을 구체화하고 공공과 마찬가지로 품목 및 지수조정률을 판단지표로 제시한 바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사비 증액 관련한 갈등은 코로나 이후 분쟁이 되는 것으로, 공사비 조정 관련 강제력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모든 민간 계약을 공공이 규제할 수는 없다”며 “현재로선 계약을 할 때 분쟁의 소지가 없도록 공사비 조항이나 문구를 명확히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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