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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매물 외국인 장악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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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50~70억달러 대규모 펀드 조성

국내 M&A 시장이 급기야 외국인 판으로 돌아가고 있다. 벌써부터 외국 굵지의 펀드회사는 수십억 달러까지 자금을 조성하면서 아시아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를 겪은 우리나라의 경우 워크아웃에서 졸업하는 기업이 줄을 잇고, 또 올 해 M&A로 나온 물건 가운데 소위 ‘알짜 매물’만도 20여건에 이른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거대 자금을 등에 업은 외국인의 더욱 활발하게 움직여 ‘투기 펀드 판’이 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동아건설·진로·외환은행 등 줄이어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M&A 시장규모는 40조원 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지배구조가 취약한 기업의 적대적 M&A까지 포함하면 시장규모는 50조원이 넘을 가능성까지 있다는 시각이 있다.

특히,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몸집 줄이기 속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이 상당수여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상반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난해 결렬된 동아건설 인수문제다. 동아건설은 국내 물류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대한통운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어 파산채권과 함께 국내 최대 물류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가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는 가운데 국내 M&A에서 짭짤한 수익을 올린 골드만삭스와 뉴브리지 칼라일 등의 횡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여기에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들도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국내 주류업계를 평정했던 진로에 대한 매각 경쟁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최소 1조5,000원에서 최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유럽계인 ‘엘라이드도멕’ 등이 인수의사를 밝힌 가운데 대한전선과 하이트맥주 CJ 두산 등 국내기업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2003년 론스타 펀드가 사들이면서 금융시장의 취약성을 노출시켰던 외환은행도 다시 매물로 나온다. 주식 시가총액이 무려 5조4,000억원대에 이르고 있고, 론스타가 올 10월말로 매각제한이 풀림과 동시에 매각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하반기에는 시가총액만 4조원에 달하고, 최대 회원을 확보했다는 프리미엄까지 붙어있는 LG카드가 대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쌍용건설을 비롯 두루넷과 SK증권 등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M&A시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한국 최대 펀드 5천억 불과

알짜 매물이 20여건에 이르고 금액도 천문학적인 이들 기업의 경영권을 국내 기업이 어느정도나 확보할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외국계 펀드가 인수할 경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한 인원 감축 후 다시 시장에 내다팔아 이익을 챙기고 재매할 가능성이 높아 외국계의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움직이느냐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과연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의 경우 조급하게 일을 처리하는 바람에 헐값에 넘긴 경험이 있는 채권단으로서는 국민의 혈세가 세어나가지 않게 문을 걸어잡궈야 할 상황이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는 자본력을 앞세운 이들을 꺾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론스타의 경우 한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50억달러(5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론스타의 횡보상 대한통운 지분확보 할 수 있는 동아건설에 투자할 것으로 보이지만, 뒤 이은 매물도 매력적이어 배팅을 어디에 할 지가 궁금증을 자아낸다.
론스타는 “한국의 금융시장에서 좋은 매물이 나오면 언제든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것이 기본방침”이라며 “은행 등 한국의 금융기관은 외환위기 이후 자산 건전성이 많이 향상됐으나 주식은 저평가돼 있는 점에서 매력”이라고 밝혀 추가 펀드조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미은행을 씨티은행에 매각하면서 막대한 차익을 본 칼라일도 지난해 9월 사모펀드 ‘칼라일Ⅳ’의 자금 모집을 개시했다. 이 펀드는 단 3일만에 약 50억달러의 자금을 끌어들였고, 펀드가 마감되면 족히 70억달러는 될 것이라는게 칼라일 측의 설명이다. 제일은행 매각을 통해 톡톡한 재미를 본 뉴브리지의 횡보도 초점대상이다.
이에 비해 국내 펀드가 조성할 수 있는 최대 규모는 약 5,000억원선에 불과하다. 자본력을 앞세운 외국계 펀드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경영권 위협 보호장치 절실

외국자본의 활계가 이어지자 학계 물론 정부까지 나서며 국내 자본보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10일 ‘외국계 경영권 위협 보호장치’를 국회에 상정 외국계의 무차별적인 국내기업 M&A를 막기에 나섰다. 이는 ‘외국인투자촉진법률안’을 개정한 것으로 국가안보 등에 관련된 기간산업에 대해 외국인 투자를 제한한다는 것을 주 골자로 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주)한화 현대중공업 삼성테크원 등 일부 방위산업체를 비롯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에 휩싸여 있는 SK와 같은 기업들의 적대적 M&A에 대한 보호장치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국회 산업자원위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EU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들이 국가안보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외국인 직접 투자에 대해 사전심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내 은행의 경우 외국인 이사가 절반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 것도 금융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기업의 출자총액규제한를 5조원에서 7조원으로 늘린 것도 향후 M&A판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준을 7조원으로 올리면서 자산이 이에 미치지 못하는 현대와 대우건설, 신세계 LG전선 등 4개 그룹은 정부조치로 기업의 지배력을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재계는 외국자본을 견제하고 산업과 금융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내산업자본의 지분소유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외국자본에 대한 적격성과 심사기준을 강화하고 정부의 감독체계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종명기자 skc113@sis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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