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6월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섰지만 정부는 올해 수출 실적이 전년보다 6%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부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정부가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올해 수출과 수입은 각각 전년 대비 6.6%, 8.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말 수출 4.5% 감소를 예상했던 정부가 이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는 전망치를 조정한 것이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상반기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6월 수출액은 307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3336억달러로 7.7% 줄었다. 무역수지는 26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흑자를 이뤘다는 지난달에도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한 542억4000만 달러(71조5425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실적이 같은 달 기준 최대 실적(577억 달러)을 기록한 역기저효과 등이 있고 수출 감소율도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인 6.0%라고 하지만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업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이 재고조정을 마치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반도체 업황 회복 지연 가능성은 하방리스크”라고 설명했다.
결국 반도체 수출이 관건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다른 분야 수출 확대도 중요하지만 결국 수출 플러스가 되려면 반도체와 중국 부문이 관건"이라며 산업이나 무역 정책 차원에서 할 일은 많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없던 시장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더디지만 반도체 업황이 조금씩 회복되는 분위기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세계적으로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업황이 회복하고, 소비심리도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어서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반도체 전문 연구원은 지난달 반도체 수출 실적 관련 "지난해 대비 수출 실적은 한참 못미친다. 지난해 호황인 때와 비교하면 안 되고, 전월 대비로 성장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6월치를 포함한 2분기 실적으로 봐도 분기별로도 전분기 대비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반도체 실적이 상승기류를 타다가 다시 하락으로 턴한 적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회복세는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2분기보다 월등히 좋아질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변수는 중국 경기 회복세"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