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당직 중도파로 포진
이번 당직개편에 대해 당 일각에서는 ‘박 대표의 친정체제 강화’ ‘보수적 색채 강화’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나 김덕룡 원내대표와 함께 중도파가 당직의 전면에 나서게 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의견이 훨씬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말 여당과의 4개 쟁점 법안 협상에서 보여준 박 대표의 색깔은 정통 보수에 가깝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당시 박 대표는 김덕룡 원내대표의 여야 협상 결과에 대해 노골적으로 “기분이 좋지 않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을 정도다. 이같은 박 대표가 이번 당직인사를 계기로 온건노선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대표의 입장 변화는 그가 추진중인 당 선진화 프로젝트와 무관하지 않으며 궁극적으로는 오는 2007년 재집권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를 위해 택시운전사와의 만남, 동대문상가 심야 방문, 지진해일 피해국 노동자와의 만남 등 민생행보에 강행군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 대표는 이와함께 당직 인선이 끝나는 대로 ‘선진한국당’ ‘선진미래연합’ 등 10개로 압축된 당명 후보군을 상대로 호감도 조사를 마쳐, 이르면 이달 말 당명 개정을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反박근혜 세력 확산조짐
그러나 박근혜 대표의 지도력에 문제를 제기하는 당내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박 대표의 향후 행보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소장?개혁파 그룹의 한 의원은 “한나라당 당헌 당규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 중심으로 움직이게 돼 있는데 박 대표가 이를 무시하고 다시 과거로 회귀하려는 모습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당내 중도성향으로 알려진 ‘국민생각’ ‘푸른정치모임’소속 의원들도 박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또 소속의원이 39명으로 당내 최대 모임인 ‘국민생각’도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동안 제주도에서 ‘당 위기와 당내 온건중도 세력의 역할’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갖는 등 박 대표에 대한 비판세력으로 탈바꿈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민철기자 chull@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