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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동통신시장 놓고 ‘이전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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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이동전화 번호이동성이 전 사업자로 확대되면서 이동통신 시장이 혼탁하게 변조되고 있다. LGT(엘지텔레콤)는 선발사업자인 SKT(에스케이텔레콤)와 KTF(한국통신프리텔)가 국민의 자금으로 설립된 상황에서 번호이동성의 전면 시행은 후발사업자에게 불리하도록 시장을 몰고 간다는 주장이다.
이에 비해 SKT와 KTF는 1년간의 유예기간동안 타사 고객을 유치했던 LGT가 정작 자신들 고객의 이용 가능성이 높아지자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LGT, 4만2천명 빠져나가

번호이동성이 전면시행 되면서 고객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고객을 빼앗긴 LGT와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 SKT KTF 간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1일 현재 이동통신회사를 바꾼 고객은 20만5,8751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16만3,862명이 KTF와 LGT에서 SKT로 회사를 옮겼다. 반면 후발업체인 LGT로 간 고객은 SKT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만1,989명이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월1일 번호이동성이 처음 시행될 때만 하더라도 SKT 고객이 KTF와 LGT로 간 것은 2003년 1월11일까지 12만8,525명에 불과했다. SKT에 이어 KTF로 번호 이동성이 확대된 지난해 7월1일부터 7월11일까지 이통사를 바꾼 고객 15만7,846명에 비해서도 25% 가량 늘어난 수치다.
고객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불똥이 가장 크게 뛴 곳이 LGT다. 그동안 이동통신 안정화 차원에서 시장점율이 높고 사업기간이 길었던 SKT와 KTF가 6개월 간격으로 단계적 개방했다. 번호이동성 전면 시행으로 후발업체인 LGT로서는 타 이통사의 고객을 받아들이던 것에서 집중 공략을 당할 위기에 직면했다.

1월1일 이후 번호이동성으로 LG는 4만2,553의 고객이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번호이동성으로 LGT에게 고객을 빼앗겼던 SKT와 KTF는 각각 9만108명 7만754명이 늘어났다.
LGT는 고객유출이 이어지자 그동안 통신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SKT 측이 고객 빼내기를 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후발업체의 성장을 저해한다는 비난까지 쏟아 붓는 실정이다.


SKT·KTF… “LGT 어이없어”

LGT는 SKT와 KTF가 국가자본을 중심으로 성장한 회사로 시장을 장기독점하고 있어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SKT의 경우 국가자본으로 설립된 한국이동통신(KTM)에서 출발, 민영화 이후 신세기통신까지 합병하면서 20년 이상 장기 독점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또 가장 효율적인 주파수로 알려진 800㎒를 독점 사용하면서 타 통신사가 경쟁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앴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번호이동성 전면시행과 함께 지난 1년여 기간동안 빼앗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보조금과 장려금을 이용 핸드폰 값을 내림으로써 고객을 유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LGT 관계자는 “외국은 신규업체가 생길 경우 (신규업체 지원을 위해) 번호이동성을 시행하고 있다”며 “신규사업자는 고객을 빼앗길 위험이 없는데 우리나라는 SKT가 50%가 넘어 대외적으로는 독점시비까지 일고 있다”고 말해 번호이동성 전면시행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SKT의 지난해까지 누적 손익은 수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통신업계 특성상 당장 손해를 보면서 고객을 유치하더라도 일단 확보된 고객은 어느 정도 유지되는 면을 감안하면 불법 보조금(장려금) 지급은 손해보는 것이 아니다”라며 SKT가 불법 보조금으로 고객을 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KTF도 KT(한국통신)의 자회사로 한솔PCS를 인수하며 성장했다”면서 “선발업체가 정부를 등에 업고 성장했다는 것은 신규사업자의 진입을 막는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LGT의 주장에 대해 SKT와 KTF는 어이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LGT의 주장에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 지난 1년동안 SKT와 LGT가 단계적 번호이동성 시행으로 고객을 빼앗겼는데 전면 시행으로 자신들의 고객이 빠져나간다고 비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불법 보조금 법정으로 번져

LGT와 SKT·KTF와의 대립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 법정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그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LGT는 자사 고객이 SKT로 이동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1월4일 SKT가 불법 보조금 등으로 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는 내용의 광고를 언론에 게재했다. LGT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SKT는 LGT의 광고는 자사를 명예훼손하고 있다면서 5일 ‘광고 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접수하는 등 대치국면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LGT는 지난 10일 법원에 SKT가 불법 보조금으로 영업을 해왔다는 자료를 추가 제출해 맞대응하고 나섰다.

LGT 관계자는 “SKT가 불법 보조금으로 영업한 명백한 근거 자료를 갖고 있다”면서 “정부가 지속적으로 관리 감독을 한다면서도 이미 불법행위를 저지른 이후에 처벌하는 것은 그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SKT관계자는 “모든 것은 법원에서 밝혀질 것”이라며 “LGT는 수년간 발생한 일을 다시한번 상기시킬 뿐”이라고 대응했다.
이러한 LGT의 주장에 대해 정부통신부 통신위원회는 “매일 같이 보조금 등 불법행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아직까지 일부에선 보조금을 주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 금액이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질로 승부해야

한편, LGT의 이 같은 대응에 대한 주위의 시선이 따갑다. 특히, 번호이동성과 관련 1월3~4일 양일간 이통 3사가 모여 불법 보조금 등에 대한 각종 논의를 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LGT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번호이동성은 원래 동시개방 됐어야 하지만, 상대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낮은 LGT의 의견을 받아들여 단계별로 시행한 것으로 안다”면서 “LGT가 언론에 광고까지 하면서 SKT 등을 비난하는 것은 정부가 어떤 추가조치를 해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 “보조금에 대해 논의했을 당시 SKT와 KTF가 LGT에 비해 높았던 것으로 들었는데 이를 LGT가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통시사간 자율경쟁과 함께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체제가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된 번호 이동성을 이용한 고객 빼내기로 수익을 끌어 올리기 보다는 서비스 질 향상이 주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LGT 관계자는 “그동안 불법 보조금 등으로 고객 끌어 모으기를 했던 이통사가 이제는 정정당당하게 경쟁 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T 관계자는
“공짜단말기 시대는 끝났고 부가서비스를 통한 고객창출이 주요 쟁점이 돼야 한다”고 전망했다. KTF 관계자는 “음성서비스는 거의 정착된 만 큼 휴대폰으로 방송수신과 무선인터넷 텔레메틱스(차량용 GPS) 기능 등을 추가로 개발 서비스로 승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명기자 skc113@sis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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