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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해외취업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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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통 넘게 이력서를 넣었지만 단 4군데서 면접통보를 받았을 뿐이다. 정말 취업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뼛속 깊이 실감한다. 처음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중심으로 알아보다가 나중엔 채용회사에서 원하는 일 쪽으로 눈을 낮추기도 했지만 취업의 문은 쉽게 뚫리지 않았다.” 재작년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지만 번번히 실패한 K모(30세)씨. 그는 결국 해외취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사람 하나 뽑는데도 수십수백명이 몰리는 판에 국내취업은 어차피 힘들 것 같고 해서 영어권 국가로 취업을 알아보고 있다. 아직 젊기 때문에 외국에 나가 일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고 외국어도 늘릴 수 있어 잘만 하면 일석이조가 될 것 같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심각한 취업난 속에 해외로 눈을 돌리는 구직자들이 늘고 있다. 바늘구멍 같은 국내취업에 연연하기 보다 시장성이 큰 해외에서 살 길을 찾는 게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올 상반기 채용규모도 대부분의 기업들이 작년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소폭 줄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외취업 희망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외국어와 실무능력 등 부족해 어려움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1998년 6,717명에 불과했던 해외 취업 구직등록자는 2002년 7,299명, 2003년 1만4,481명으로 배 이상 늘어났고 작년 12월15일 현재 3만3,626명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실제 해외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542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공단측이 해외업체들을 통해 확보한 구인자 2,550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해외기업이 요청한 인력의 21.3%만이 취업에 성공한 셈이다.

이처럼 해외취업 신청자가 급증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신청자들이 어학이나 실무능력 등 해외취업에 필요한 기본 소양을 갖추지 못해 실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순히 국내 취업의 도피처로 해외취업을 모색한다는 건 무모한 결정이 될 수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진행하는 ‘국비지원 해외인턴사원 지원사업’의 협력사인 투어리즘코리아 오정심 사장은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대학생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이나 업종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져 안타까울 때가 많다. 희망기업의 금융이나 정보기술(IT)쪽 회사를 적지만 막상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보면 이들 기업과 관련된 아르바이트나 경험 등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알선 사기피해도 늘어

해외취업 준비생들의 준비과정에도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데 반해, 이들을 지원해 줄 알선업체가 많지 않다. 구직자가 현지 근무처 등을 사전에 직접 확인해 보기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이 된다.

외국인의 취업관련 규제가 까다롭거나 한국인들의 진출이 아직 많지 않은 나라와 업종에서 종종 문제가 발생한다. 해외취업은 구직자-한국 인력업체-해외 인력업체-해외 기업 등 여러단계를 거쳐 이뤄지기 때문에 빈틈이 생길 가능성이 상존한다.

때문에 소규모 취업 알선 업체들의 부실한 관리로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 이들 회사 상당수는 이민, 이주를 알선하면서 곁가지로 현지 일자리를 알아봐 주는 업체들로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신생 알선 업체가 대부분.

작년 400만원을 들여 미국으로 해외 취업을 시도한 박모씨(31)도 현지에서 회사와 맡은 업무가 모두 바뀌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국내 취업 알선 업체는 아예 연락도 되지 않았다. 회사가 부도가 나서 문을 닫아 버렸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는 서류신청 및 비자수속비 등 각종 명목으로 돈을 받은 뒤 취업에 실패했는데도 환불을 거부하기도 한다.

해외 취업 구직자들을 상대로 한 취업 알선사기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해외취업 알선을 빙자해 해외 취업 희망자들을 모집한 뒤 이들의 여권을 입수, 위조하고 해외로 빼돌리는 수법을 쓴다. 일부 업체는 해외 구인정보 제공, 해외 구인업체 관계자 소개 등을 명목으로 해외 취업 희망자에게 접근해 선금을 요구하고 사라져 피해자들이 늘고 있다. 또 해외 취업 희망자들 중 일단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현지에서 취업비자를 신청하면 더 쉽게 취업할 수 있다는 식의 속임수에 속은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취업알선 사기를 피하려면 공신력있는 취업 알선업체를 골라야 한다"면서 "해외취업이 확정됐어도 취업비자를 발급받아 정식으로 출국할 때까지는 많은 변수가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취업후에도 언어장벽과 문화적 이질감 등 난관

해외취업에 성공했다고 해서 모든 고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현지적응에 실패해 인턴교육도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귀국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 인턴사원으로 해외에 취업했던 K모씨는 “막연하게 '해외생활하면서 외국어나 배워볼까' 라고 생각한다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면서 “국내의 직장인보다 더 치밀하게 생활해야 해외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고 좋은 기회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취업자들은 언어장벽이나 문화적 이질감 등 여러 어려움에 부딪친다. 결혼이나 가정문제 등으로 한국에 돌아가는 사람도 많다. 해외취업이 계약직으로 이뤄지거나 처음부터 경력쌓기 차원에서 단기간 예정된 것이라면 현지나 국내에서의 재취업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것.

은퇴할 때까지 외국에서 살거나 이민을 가는 경우를 제외하면 상당수가 일정기간이 지난 뒤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다. 이후 정착문제가 또 다른 과제로 남는다.

일본의 한 회사에서 6년째 근무해 해 온 김민석씨(32)는 “회사와의 계약만료를 앞두고 일본에 남을지, 한국에 돌아갈지 고민에 빠졌다. 긴 외국생활의 피로감에 쌓이면서 한국에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지만 실업난이 심각한 한국실정상 원하는 일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국내로의 재취업을 고려했을 때, 해외에서의 경력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오히려 국내에서 기반을 다지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국내에서 일자리를 못 얻으니까 도피성 해외 취업을 한 것 아니냐”는 일부 취업 담당자의 시선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헤드헌팅업체 록키엑세스 강주연 대표는 “해외기업 근무 경력이 있으니 잘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철저한 오산”이라며 "외국어나 전문기술이 정말 뛰어나지 않는 한 채용정보업체들의 시선을 끌기 힘들다"고 말한다. 현지에서 적어도 3~5년은 일해야 해외 취업 경력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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