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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고_詩]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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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전국노래자랑에서 일등 했다

객사 소식 없는

아비가 보았을까

출발선 위치 다르다고

발밑 원망하지 않는다

혈안(血眼)의 동물처럼

도박장을 드나드는 아비라도

자기에게 생일날을 선물한 사람이라고

둥근 돌처럼 말한다

어릴 적 뽑기 기계에서 뽑은

가장자리 뜯긴 꽃잎 같은

작은 토끼 인형 하나

내던지듯 선물하고 떠도는 아비

잊지 않는다

살아있겠지 하는 말끝에

그리움은 곰국 같은 진국

열 살부터 자기 생계를 책임진 조카

스무 살에 흡혈 같은 아비 나타나

조카 이름으로 자동차를 사서

다시 사라졌어도

고아는 아니라며

동네 커피숍에 걸린

세한도(歲寒圖)처럼 웃는다

잠시 산책 나온 오후의 놀이터 같은

사생아(私生兒)

부자유친(父子有親)의 삶

새벽 3시에도

깨어 있는 수도자로 산다

 


 

 

 

 

 

 

 

 

 

 

 

저자: 김현희

시인, 껍질의 시(2020) / 고수(高手) (2021) / 견유주의(2021) / 소식주의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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