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1 (일)

  • 맑음동두천 1.1℃
  • 맑음강릉 6.5℃
  • 맑음서울 1.7℃
  • 맑음대전 3.6℃
  • 구름조금대구 4.7℃
  • 구름많음울산 4.0℃
  • 맑음광주 4.3℃
  • 구름조금부산 6.5℃
  • 맑음고창 2.9℃
  • 구름조금제주 6.4℃
  • 맑음강화 0.6℃
  • 맑음보은 2.6℃
  • 맑음금산 3.5℃
  • 맑음강진군 4.8℃
  • 구름조금경주시 4.2℃
  • 맑음거제 4.6℃
기상청 제공

사회

패스트푸드는 인류의 적인가?

URL복사

영화는 종종 대중예술을 넘어 사회적 이슈가 된다. ‘실미도’가 그랬고, ‘화씨 9/11’ 또한 그랬다. ‘슈퍼 사이즈 미’ 또한 그런 경우다. 30일 동안 하루 세 끼를 맥도날드 음식만 먹는 한 남자의 원맨 패스트푸드쇼를 담은 이 다큐는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 소개돼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선댄스는 이 무모하고도 짓궂은 영화에게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각종 시민단체들은 이 영화를 안티 맥도날드 운동을 뒷받침하는 가장 확실하고 자극적인 자료로 내밀었다.


광란의 실험, 경악스러운 결과

패스트푸드는 늘 곁에 있다. 빠르고, 가까이 있고, 싸고 만족스럽다. 즉 현대 사회의 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이 요구하는 바를 완벽하게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 패스트푸드인 것이다. 하지만 그 대가는 무엇일까? 미국의 경우 청소년과 아동의 37%가 지방 과다이며 성인 3명 중 2명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다. 이것은 자기 조절의 실패인가 아니면 패스트푸드사의 잘못인가?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모건 스펄록은 20여 개의 도시를 다니면서 전문가들과 인터뷰한다. 이 도시들 가운데에는 미국에서 가장 뚱뚱한 도시인 휴스턴도 포함돼 있다. (현재는 디트로이트에게 순위를 뺏겼다.) 의사, 체육교사, 영양사부터 입법 당국과 기관의 담당자들이 자신들의 조사와 연구와 견해를 나눴으며 점점 늘어나는 허리둘레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토로한다. 그리고 마침내 스펄록은 패스트푸드의 효과에 대한 매우 독특한 실험을 시행하기로 한다. 실험 대상은 바로 자신이다.

오로지 맥도날드 메뉴에서만 식사를 골라야 하는 이 실험에서 쿼터 파운더스, 빅맥 그리고 후렌치 프라이 등은 30일 내내 그의 주식이 됐다. 튀긴 음식과 나트륨이 가득한 음식의 섭취가 증가하면서 그의 콜레스테롤 수치와 나트륨 수치는 높아졌고 기분 좋게 재미 삼아 시작한 이 실험은 점점 건강하던 스펄록의 몸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게 된다. 스펄록이 자기 몸을 대상으로 한 광란의 패스트푸드 실험의 결과는 경악스럽다. 30일 이후 그의 몸무게는 11.3kg 증가했으며, 혈당 및 콜레스테롤 급상승, 고혈압 및 지방간 등의 증상을 보였다.


시민단체 전쟁을 선포하다

이 영화가 지난 1월 최초로 선댄스에서 공개됐을 때 그 반향은 놀라움 자체였다. ‘죽도록 먹어대는’ 평범한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삶의 일부처럼 가까이했던 패스트푸드의 엄청난 영향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나왔다. 맥도날드는 편파적인 영화일 뿐 신경 쓰지 않는다고 애써 외면했지만 슬금슬금 그들의 메뉴에서 ‘슈퍼 사이즈’ 옵션을 없애는 등 변화를 보였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관객들 또한 충격에 사로잡히기는 마찬가지였다. 상영관을 나온 관객들은 “햄버거가 나쁘다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인줄 몰랐다” 새파랗게 질렸다. 테러보다 무섭다는 비만의 주범이 거대 기업과 그 기업과 결탁한 정부라는 영화의 논리는 미국 뿐 아니라 이 땅에서도 상당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비만과 정치, 그리고 자본의 상관관계에 대한 비판은 오래된 것이다. 패스트푸드 업계 최고의 거대 기업인 맥도날드사를 ‘공공의 적 1호’로 규정하는 안티 맥도날드 운동은 이미 1974년 영국에 첫 번째 맥도날드 매장이 오픈됨과 함께 시작됐다.

환경정의시민연대, 녹색시민연대 등은 ‘슈퍼 사이즈 미’의 개봉에 맞춰 대대적인 캠페인을 진행했다. 각종 세미나와 시위가 열렸고, ‘어린이 시간대 패스트푸드 광고금지’ 운동도 전개됐다. 그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이 한국판 ’슈퍼 사이즈 미‘의 제작이었다. 환경정의 시민연대에 상근하는 환경운동가 윤광용(31) 씨는 지난 10월16일 세계 안티 맥도날드 데이에 맞춰 30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윤씨는 “30일간의 패스트푸드 섭취로 건강이 나빠져 결혼에 결격사유가 될까 봐 걱정이다”면서도 “자라나는 세대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패스트푸드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한국판 ’슈퍼 사이즈 미‘ 제작에 자원했다”고 참여 취지를 밝혔다.


지구를 파괴하는 ‘햄버거 커넥션’

한국맥도날드는 시민단체들의 ‘공격’에 대해 “어떠한 음식이라도 과다하게 먹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며, “비만은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통해 해결 되는게 바람직하다”고 반박하며 패스트푸드의 열량 위생상태 등의 자료를 공개했다. 환경정의 관계자는 맥도날드의 이 같은 주장에 맞서 “무턱대고 우리와는 상관없다는 식으로 반박하거나 문제의 본질을 비만의 문제로만 몰아가는 것은 패스트푸드의 유해성을 둘러싼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문제가 명쾌하게 해결되기 위해서는 열량이나 위생문제가 아닌 재료와 성분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스트푸드에 대한 반대 주장의 배경에는 인체의 유해성 외에도 ‘햄버거 커넥션’로 대변되는 환경파괴 현상도 포함돼 있다. 환경정의 관계자는 “우리가 소비할 햄버거의 재료를 생산하기 위해 소 한 마리당 축구장 크기의 목초지가 형성되고 있다. 수 년 지나면 못쓰게 될 땅을 위해 수십 수백년동안 환경정화를 담당해 온 우림지역이 사라지고, 각종 일회용 쓰레기가 대량 배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물론 패스트푸드뿐만 아니라 한 가지 음식만 먹으면 해로운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패스트푸드가 식생활에 차지하는 분량은 위험스러울만큼 높은 것이 이미 현실이다.

2003년 소비자보호원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6%의 아동들은 매일 패스트푸드를 섭취하고 있고, 청소년들의 19% 정도가 지방을 일일 권장량보다 30%가량 초과섭취하고 있다. 급속도로 서구화되어가고 있는 식생활과 점점 빨라지고 있는 생활리듬을 감안한다면 그 수치는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민의 80% 정도가 전연 운동을 하지 않는다. 이런 현실을 놓고 본다면 패스트푸드만으로 생활하는 사람은 없다는 지적이나 과도하게 칼로리를 섭취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그만큼 영화 설정은 다소 극단적인 면이 있긴 하지만 개연성을 담보하고 있는 것이다. 패스트푸드 기업들의 변명 또한 이 같이 엄밀히 시작된 현실 상황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대법원 예규 제정에도 여야 내란전담재판부 정면충돌...“연내 설치법 처리”vs“명분 없다...중단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률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이제 명분이 없음을 강조하며 관련 법률안의 국회 통과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계엄군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국민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하고 엄정한 내란재판과 내란청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 신속한 내란 종식과 제2의 지귀연 같은 재판부 원천 차단을 위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반드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조희대 사법부는 12·3 내란 이후 1년이 넘도록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책무인 내란청산을 외면해 왔다. 지귀연 재판부의 노골적인 늑장 재판을 방치한 결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며 “예규 하나로 내란재판 지연과 사법불신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사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국회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김예지 의원, 의료인 단체 자율징계권 명시...국가의 행정처분 등과 연계 법률안 대표발의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의료인 단체 자율징계권을 명시하고 그 결과를 국가의 행정처분 등과 연계하는 법률안이 발의됐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비례대표, 보건복지위원회, 재선, 사진)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의료법 제28조(중앙회와 지부)제1항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및 조산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각각 전국적 조직을 두는 의사회·치과의사회·한의사회 및 조산사회(이하 ‘중앙회’라 한다)를 각각 설립하여야 한다”고, 제66조(자격정지 등)제1항은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제65조제1항제2호의2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의료기술과 관련한 판단이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는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수 있다. 1.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때. 2. 의료기관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때”라고, 제68조(행정처분의 기준)는 “제63조, 제64조제1항, 제65조제1항, 제66조제1항에 따른 행정처분의 세부적인 기준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