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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방송사 사상 처음 문닫는 일 생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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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방송이 방송위원회의 방송 재허가 추천 심사에서 전례없는 무더기 탈락사태가 빚어져 국내 방송 사상 처음으로 방송사업권을 박탈당하는 사업자가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지난 26일 허가유효기간이 만료(12월31)되는 42개 지상파방송사업자에 대한 재허가추천 중간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MBC와 SBS는 ‘추천 보류’를, 경인방송(iTV)는 ‘조건부 재허가 추천’을, 강원방송(GTB)은 사실상 허가취소를 의미하는 ‘추천 거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강원민방은 이제 마지막 구제절차인 청문회를 거치게 돼, 사실상 방송사업권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다. 2000년 통합방송위가 출범한 이후 재허가 ‘보류’나 ‘거부’한 사례는 단 한번도 없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재허가 추천권을 통한 방송사 길들이기’ 라는 지적도 나온다.


MBC-SBS 상호 비방 보도, 제 살 깎아

방송위는 이번 결정이 MBC는 ‘부동산 보유 및 운영 관련 사항’, SBS는 ‘방송수익의 환원 관련’, GTB는 ‘대주주의 1인 소유제한 규정 위반’ 등에서 감점을 받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번 재허가 추천 결과를 앞두고 MBC와 SBS는 상호 비판 보도로 물의를 빚었는데, 심사위원회가 제기한 문제점들이 양사가 최근 상대 방송국의 문제에 대해 상호 비방한 내용과 일치한다.

MBC는 국정감사에서 일산 제작센터 인근 부지를 팔면서 800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투기의혹을 받았다. SBS는 윤세영 회장이 방송사 설립 당시 약속한 세전수익 15%의 사회환원이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보류’ 대상이 됐다. 여기에 최근 ‘물은 생명이다’란 환경 캠페인 이후 태영의 하수종말처리장 사업확대 의혹이 불거졌다.

성유보 재허가추천 심사위원회 위원장은 “양사의 최근 불거진 의혹에 대한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보류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재허가 거부 결정을 받은 GTB는 지배주주인 대양의 정세환 회장이 차명 등의 불법적인 방법으로 방송법에 규정된 3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결정타였다. 또 3년간 주식이동 금지조항을 위반한 점과, 허가시 10억원의 방송발전기금 출연과 문화재단 설립 등을 하겠다는 약속이 이행되지 않은 것도 감점요인이 됐다.

재허가 추천은 방송위가 지상파와 케이블 등 방송사업자의 전파 사용 허가를 정통부에 추천하는 절차로, 방송법상 3년마다 한 번씩 심사된다. 방송위는 이번 결과를 위해 올해 5월부터 심사를 진행했다.


전례없는 결정에 방송사 ‘충격’

이번 심사발표와 관련, 방송가는 적잖은 충격에 술렁이고 있다. 하지만 방송 관계자들은 방송위가 올초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다는 반응이다. 또 SBS, 경인방송(ITV), 강원민방(GTB) 등의 노동조합이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요구하고 나선데다, 이번 MBC와 SBS 비방 보도 등으로 의혹이 불거져 나오면서 더욱 구체화됐다.

MBC와 SBS는 국정감사와 언론보도 등으로 각종 의혹이 불거졌지만 재허가는 무난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 다소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MBC는 강력한 유감 표명을 밝히고 향후 심사과정에서 당당하게 입장을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MBC는 “부동산 보유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거나 요구한 사실이 없고 투명하게 추진해 왔다”며 “유독 MBC,에만 부동산 보유 및 운영에 대한 확인절차를 거친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SBS는 재허가 보류를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세전 수익금 15%의 사회 환원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받아온 SBS는 대표이사인 윤석민 씨가 비상임 경영위원직을 사퇴하고 지난 12월 매년 당기 순이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조치를 했기 때문이다.

GTB는 지적된 사항에 대해 사전에 시인했던 부분이긴 했지만, ‘추천거부’ 결정엔 난감해 하는 분위기다. 11월 중순 열릴 예정인 청문회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문제의 핵심이 됐던 정세환 회장이 방송위 결정 전날인 25일 대표이사직을 사퇴했다.


강원민방, 사업권 박탈 위기

이에 따라, 방송위는 두 MBC와 SBS 재허가 추천 보류의 원인이 된 사항들에 대해 사실여부를 확인, 해당 방송사의 의견청취를 실시한다. 이후 심사과정을 거친 뒤 재허가 추천 여부를 다시 의결해야 한다. 방송가에서는 다소 논란은 있겠지만 SBS와 MBC가 재허가 추천을 받지 못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허가 추천이 거부된 GTB는 추천 절차를 다시 밟으려면 청문회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청문은 재허가 추천을 거부할 때 반드시 거치는 마지막 절차로, 2001년 방송위의 본격적인 심사제도 도입 후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던 일이다. 재허가를 받지 못하면, 면허기간이 만료되는 시점(12월31일)이후 방송을 중단해야 하는 국내 방송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1980년 국가보위 비상대책위원회의 언론통폐합 이후 처음 맞는 방송사업 불허가 되는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방송법 재허가 규정만 있고 이후에 대한 규정을 전혀 마련해 놓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방송위는 새로운 사업자가 선정될 때까지 허가 유효기간을 연장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 또한 관련법 규정이 없어 적법성 여부가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만일의 경우 방송이 중단되면 해당 지역주민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어찌됐든 법적 미비점이 조속히 보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허가 최종결과가 11월말로 미뤄짐에 따라 방송과 권력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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