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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돋보기】 대가족에 대한 향수와 자연, 노동이 선사하는 정서적 가치 <알카라스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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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것에 대하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작은 마을 알카라스에서 3대에 걸쳐 복숭아 농사를 지어온 솔레 가족에게 농장을 빼앗길 위기가 찾아온다. 카를라 시몬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로, 카탈루냐어로 된 영화로는 최초로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이 됐다. 

 

 

가족의 갈등과 애환


전세계 영화제 32개 부문 수상, 49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았던 첫 장편 영화 <프리다의 그해 여름>에서 자전적 기억을 바탕으로 섬세한 감성과 절제된 미학적 세계를 창조했던 감독은 <알카라스의 여름>을 통해 가족의 이야기를 더욱 확장한다. 할아버지와 삼촌이 운영하던 알카라스의 복숭아 농장에 머물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토대로 특유의 소박하지만 묵직한 감동을 주는 대가족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감독은 대가족 안에서 생활하며 얻었던 정서적 가치와 빛과 나무, 들판, 내리 쬐는 태양 아래 땀을 흘리는 노동이 선사하는 영화적 가치를 <알카라스의 여름> 속 할아버지부터 손주에 이르는 3대 가족 구성원들을 통해 표현했다. 

 


일평생 복숭아 농장을 일궈온 과묵하지만 인자한 할아버지, 서로를 사랑하지만 농장을 둘러싸고 의견이 갈리는 아빠와 고모들, 가족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10대 자녀들, 꾸밈없고 순수한 어린 아이들까지 알카라스에 함께 모여 여름을 보내는 대가족의 모습은 관객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저마다의 기억 속 가족과 친척을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들은 사라지고 있는 고전적 가치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자아내며, 일상이 선사하는 행복과 가족과 함께 하는 순간의 소중함에 대한 보편적 공감에 이르게 한다. 솔레 가족이 관리하던 복숭아 농지를 상속받은 지주가 명령서를 보내면서, 하루 아침에 농장을 떠나야 하는 가족의 갈등과 애환은 저물어 가는 한 시대와 지키지 못한 전통에 대한 통찰이 담겨있다. 

 

 

비전문 배우 캐스팅과 즉흥 연기


카를라 시몬 감독은 생생한 대가족의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등장인물과 비슷한 배경과 성격을 가진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알카라스에서 오랫동안 복숭아 농사를 지어온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과 언어에 대한 존중이 필요했다. 감독은 농부이거나 농부 가족 출신이며 카탈루냐어를 할 수 있는 현지인 배우를 찾기 원했고, 역할에 적합한 배우를 만나기 위해 팬데믹 이전 1년 동안 모든 마을의 행사와 축제를 찾아다녔다.

 


무려 9천 명이 넘는 사람들의 오디션을 진행한 끝에 모든 가족 구성원에 대한 캐스팅을 완료했다. 감독은 영화 촬영 지역에 집을 빌려 배우들이 매일 오후나 주말마다 수시로 그곳에 들러 함께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배우들은 그곳에 머무는 동안 서로를 실제 이름이 아닌 배역 이름으로 부르며 한 가족처럼 지냈다. 아울러 극의 자연스러움을 위해 카를라 시몬 감독은 배우들이 모든 대사를 외우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일정 부분은 대본 없이 즉흥 연기로 채워 함께 일하고, 함께 먹고, 함께 노는 가족의 풍경을 완성했다.

 


영화의 촬영은 알카라스가 속해 있는 스페인 카탈루냐의 도시 레리다의 여러 시골 지역에서 진행됐다. 건조해 보이는 들판과 잎이 무성한 과일 나무들이 공존하는 레리다의 독특한 시골 풍경은 영화의 배경이 되는 알카라스를 표현하기에 적합했다. 여기에 촬영을 위해 빌린 시골집의 고즈넉한 마당과 수영장, 작열하는 여름의 태양빛과 그 아래 익어가는 과실의 색감, 스페인의 전통적인 식탁 메뉴 에스카르고를 함께 구워 먹는 풍경 등은 카를라 시몬이 기억하는 알카라스의 아름다운 여름을 재현하기 위한 좋은 재료였다. 촬영은 고야상 촬영상 수상자인 여성 촬영감독 다니엘라 카지아스가 맡았다. 다니엘라 카지아스는 와이드 샷을 이용해 알카라스의 목가적인 풍경을 생생하게 포착했고, 동시에 친밀한 클로즈업 샷을 통해 풍경 안에 스며든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명확하게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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