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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OPEC+ 석유 감산 두고 미국-사우디 서로 비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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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관계 재검토” 비난에, 사우디 ‘발끈’
“미가 중간선거 의식해 감산 요청했다” 폭로
미 “사우디, 러 고립노력 방해해 이득 추구”
사우디 언론 “미 사우디 정책 지시하려든다”
전문가 “사우디 미 입장 더 이상 중요치 않아”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미국의 반대에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등이 하루 200만배럴의 석유를 감산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국과 사우디 간 감정싸움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사우디의 감산 결정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고할 것이라고 밝히자 사우디 외교부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해 미국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미국이 1개월만 감산 결정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고 공개했다.

 

사우디의 발표는 백악관이 오는 8일 중간 선거를 앞두고 유가가 올라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으려는 정치적 고려 때문에 감산을 요청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사우디는 미국의 감산 지연 요청을 거부했다며 지연 결정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를 부연하지는 않았다.

 

그러자 백악관이 재차 공개 비난에 나섰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대변인은 "사우디 외교부가 왜곡을 시도하고 있다. 사실은 명백하다.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사우디가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노력을 방해함으로써 고유가로 이득을 보려는 것으로 미국이 판단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커비 대변인은 "우리는 이번 행동과 관련해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평가하고 있으며 러시아에 대한 사우디의 입장이 어떤 지를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설전이 미국이 석유 및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협력국들과 갈등이 높아지고 있음을 새롭게 드러낸 사례라고 지적했다.

 

기존에도 미국은 사우디의 인권상황을, 사우디는 미국의 안보 지원 약화 및 이란과의 핵협정 복원 추진을 우려해왔다.

 

미국 입장에서 사우디의 감산 결정은 오랜 동맹국이 미국의 푸틴 전쟁 억제 노력을 공격한 배신행위로 비쳐진다.

 

사우디는 이번 결정이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 경제적 이유에서 내려진 것이며 사우디 단독이 아닌 OPEC+의 모든 회원국들이 합의로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사우디 언론은 미국이 사우디의 석유 정책을 좌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분개하고 있다.

 

라이스대 베이커연구소 에너지 연구원 짐 크레인은 사우디가 푸틴을 도우려한 것이 아니며 다만 석유와 관련한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모함메드 빈 살만 사우디 황태자는 석유 이외의 산업 다변화 방안을 여러 차례 발표해왔으며 이를 추진하기 위한 자본을 확보하려면 유가를 올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OPEC가 유가안정을 통한 장기적 수요 유지를 중시하면서 최근 몇 년 새 배럴당 60달러~80달러 가격에 만족해왔다면서 그러나 지난주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감산을 결정해 유가를 올렸다고 밝혔다.

 

OPEC+의 감산 결정은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유가 상한선 설정에 합의한 다음날 발표돼 새 제재조치의 효과를 떨어트릴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가 "대가"를 치를 것이며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평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부 의원들은 한발 더 나가서 사우디가 푸틴 편을 든다고 비난하면서 사우디 무기판매를 축소하는 법안과 OPEC+를 담합혐의로 기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우디가 13일 발표한 성명은 감산 결정이 정치적으로 이뤄졌다는 주장을 "전면 배격"한다면서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사우디의 입장을 왜곡하는 모든 시도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사우디가 유엔총회에서 러시아 비난 결의안에 찬성했음을 강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감산결정이 유가상승으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생산자들에게는 장기적 수요 감소를 초래하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밝혔다. IEA는 과도한 금리와 물가상승에 "고유가가 이미 침체 직전의 세계 경제를 침체로 밀어 넣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다른 중동국가들도 미국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푸틴과의 관계 차단을 거부하면서 푸틴을 만나 중재노력을 펴거나 자국의 정치,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의 미국 비판에 대한 반발은 모함메드 황태자가 갈수록 더 독자적으로 행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우디의 의사 결정에서 미국의 입장은 예전만큼 중시되지 않고 있다고 현지 전문가들이 밝혔다.

 

중동연구소(MEI) 객좌연구원 제럴드 페이어스테인은 "사우디의 의사결정 과정에 미국의 이익은 기껏해야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이며 사우디 지도자들의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요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함메드 황태자가 석유감산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울 것으로 생각하지 않거나 나아가 "푸틴에 대한 긍정적 제스처가 될 수 있다"고 봤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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