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역대급 태풍 힌남노에 '고로 휴풍'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포항제철소 내 대부분 지역이 침수돼 전체 3개 고로 중 제3고로를 제외한 2개 고로가 휴풍(가동중단)에 들어갔다.
설비 침수가 심각해 고로 재가동까지는 상당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새벽 포항제철소는 완전 침수돼 새벽 3시부터 제3고로를 제외한 나머지 2개 고로가 ‘휴풍’에 들어갔다.
제3고로도 조만간 ‘휴풍’에 돌입할 예정으로 사실상 포항제철소가 '임시 휴업' 상태 상황일 것으로 보인다. 포항제철소에서 이처럼 고로가 동시다발적으로 ‘휴풍’에 들어간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포항제철소는 제1·2·3·4고로 4개를 운영하는데 이중 제1고로는 노후화돼 가동을 중지한 상태다.
‘휴풍’은 고로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는 것을 멈춘다는 의미로 사실상 가동 중단을 뜻한다. 현지 상황으로 볼 때 유일하게 휴풍하지 않은 제3고로도 조만간 ‘휴풍’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포항제철소는 이번 태풍 영향으로 고로 가동에 필요한 주원료도 모두 침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후판과 선재 부문의 침수가 심각해 고로 재가동까지 최소 1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철소의 고로는 휴풍 기간이 길어지면 이를 재가동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특히 포항제철소는 광양제철소와 함께 포스코 철강 제품의 45%를 생산하는 양대 제철소 중 하나로 고로 ‘휴풍’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한 달 기준으로 수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침수로 제철소 내부 진입이 불가능해 고로 재가동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포스코는 고로 재가동을 위해 내부 재난대응반 등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릴 계획이다.
이번 고로 ‘휴풍’으로 포스코 고객사들에게도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포스코는 고객사들에게 주문을 받아 철강재를 생산하는데 고로 휴풍으로 제품 투입과 생산, 출하 등 고객 사향 공급 계획을 전혀 세우지 못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포항제철소 내 거의 모든 설비동 1층과 지하가 침수되며 설비 복구에는 상당 시일이 걸릴 예정이다. 특히 지하에 있는 전기시설 유실 등으로 고로 재가동은 더 힘든 상황이다.
제철소 내에 적재돼 있던 소재와 제품 등도 이번 침수로 대부분 고철(스크랩) 처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제철소는 이날 오전 대규모 불이 번져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포항남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0분께 포항제철소내 제2열연공장 메인 전기실에서 불이 났다. 이 불은 이후 스텐리스(STS)공장과 코크스공장, 기술연구소까지 번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소 STS 2제강, 2열연공장 2곳에 화재가 발생했다"며 "사고 원인과 피해 현황(인명피해여부 등) 등은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침수와 화재가 잇따라 벌어져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당분간 재가동이 힘든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