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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국내경제 회복기미 여전히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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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민간연구기관들이 정부가 제시한 5% 중반대의 경제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세계 경제성장률이 5%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서도 국내경기의 회복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높다.

이라크파병과 미국 금리인상, 북핵문제 등 불확실성이 강했던 대외적인 문제들이 하나 둘 씩 해소됐다. 그러나 물가는 이미 정부목표치인 2.9%대를 웃돌며 3% 중반대를 움직이고 있고, 앞으로 각종 공공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어 내수불황과 치솟는 물가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여기에 산업간 불균형과 소비문제 등을 중심으로 한 대내적인 문제는 아직까지 해결된 부분이 없어 혹시 일본의 장기불황을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회복기미 안 보이는 양극화







정부가 줄곧 5% 중반내의 경제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물가인상과 경제의 양극화등을 고려하면 5%도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상반기 무역수지흑자 155억1,000만달러로 지난 1998년 이후 5년6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더욱이 1998년의 흑자가 수출증대보다는 외환위기에 따른 수입급감이 원인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순수하게 수출 증가에 따른 흑자라는 점에서 사실상 사상 최대규모다.

이러한 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내수경기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등 산업전반에 퍼져있는 양극화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산업별로는 운수업(8.9%)과 사업서비스업(6.4%) 등을 제외한 대부분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소비자와 직접 연결돼 있는 도·소매업이 2.5% 줄어 석 달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별소비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자동차판매(-14.3%)는 오히려 부진한 상태였고, 숙박·음식업(-0.5%) 등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대기업·중소기업간 격차도 점차 늘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분석한 총자산규모 70억원 이상 외부감사 대상법인 4,62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2003년중 제조업 현금흐름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업체당 평균 유형자산 구입액은 72억3,000만원으로 외환위기 이전인 1994-1997년 평균치 115억7,000만원에 비해 62.5%에 그쳤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706억4,000만원의 현금수입을 올렸으며 이 가운데 462억8,000만원을 투자활동에 충당하고 93억3,000만원을 차입금 상환 등에 썼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수입 20억1,000만원 가운데 투자활동에 들어간 비용이 25억2,000만원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부족자금은 증자나 차입 등을 통해 메운 것으로 나타나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반영했다.


가계부채 해소 ‘머나먼 길’

정부가 신용불량자 구제라는 대의명분으로 오는 8월20일까지 한시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배드뱅크에 대한 실용성이 의문시되는 것과, 은행권이 최근 수년간 중점적으로 공략했던 주택담보대출이 단기화 되면서 가계대출문제도 소비확대에 발목을 잡고 있어 하반기 경제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배드뱅크를 통해 지난 6월26일 현재 대상자 180만명 중 고작 4%도 안 되는 6만4,000여명만이 대출을 받아 구제됐을 뿐이다. 정부가 당초 목표한 40만명을 채우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더욱이 대출승인을 받은 사람 가운데 10%가 넘는 7,000명은 승인 후 선납금을 마련치 못해 대출이 취소되는 등 실제 신용불량자 멍에를 벗어 던진 것은 5만7,000명선.

정부가 문제를 해결키 위해 선납금 3%를 낼 경우 상환기간을 1년 유예해주는 방식으로 세일까지 나섰지만,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를 통해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층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은행권이 기업에 돈을 물리면서 주 고객으로 삼고 있는 개인고객 대상 주택담보대출도 심각한 수준이다.

금융연구원은 우리나라 대출의 66.7%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만기 3년 이하 비중이 77.7%를 차지, 급격한 경기변동이 일어나면 시스템 리스크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 대출의 상당부분이 만기일시상환을 선택함으로써 채무자로서는 한꺼번에 거액을 마련하는 게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은행들이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줄이려면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구조와 상환방식을 만기일시상환 방식에서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신용카드 사용고객 감소와 금리인상여부 물가인상 등도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된다.


日 장기불황 답습하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기화되는 내수불황으로 경제 전체가 활력을 잃어가면서 우리나라도 1990년대 일본과 같은 불황이 올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올해 한국경제성장률이 5%를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동안 일본의 장기불황을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시각이 있었는데 이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장기불황에 우려를 표명했다.

신 연구위원은 “이제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불황을 연착륙 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우려했다.

금융연구원 박종규 박사는 “일본 장기불황은 부동산 버블 붕괴가 결정적 원인이었지만 단초는 설비투자 부진이었다”고 규정하고 “우리 경제도 수년째 설비투자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점을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국내 증권사와 각종 연구기관은 올 경제성장 전망을 4%대로 대부분 낮춘 상태다.

정부도 줄곧 주장해온 5%성장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기다려야할 때는 기다리는 것이 최선의 경제정책일 때도 있다”면서 “국민이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참아주기를 부탁드린다”며 경기불황 가능성을 간접 시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종명 기자 skc113@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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