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8 (목)

  • 맑음동두천 4.4℃
  • 맑음강릉 11.4℃
  • 맑음서울 5.0℃
  • 맑음대전 6.8℃
  • 맑음대구 8.4℃
  • 맑음울산 9.2℃
  • 맑음광주 8.8℃
  • 맑음부산 11.9℃
  • 맑음고창 7.8℃
  • 맑음제주 12.0℃
  • 맑음강화 4.5℃
  • 맑음보은 4.3℃
  • 맑음금산 3.8℃
  • 맑음강진군 10.5℃
  • 맑음경주시 9.3℃
  • 맑음거제 9.7℃
기상청 제공

커버스토리

파병만이 살 길이더냐

URL복사



To President Roh Moo Hyun.(노무현 대통령에게)

I want to live.(나는 살고 싶습니다) I want to go to Korea.(나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Please, don’t send to Iraq Korean soldiers.(제발 이라크에 한국 군인들을 보내지 말아 주십시오)
Please.(제발) This is your mistake.(이건 당신의 실수입니다)
Many Korean people don’t like to send to Iraq.(많은 한국인들은 이라크 파병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All Korean soldier must out of Iraq.(모든 한국 군인들은 이라크에서 철수해야 합니다.

To my all Korean people.(고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께)
Please support me.(제발 저를 도와주십시오)
Please President Bush.(부시 대통령, 제발)
I want to live, I want to go to Korea.(나는 살고싶습니다, 나는 한국에 가고 싶습니다)







23일 부산의 한 의료원에 설치된 김선일씨의 빈소에서 어머니 신영자씨와 아버지 김종규씨가 아들의 죽음에 대한 정부의 명백한 규명을 요구하며 오열하고 있다.

참수 직전 찍은 마지막 김선일씨의 육성이다. 그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명분없는 전쟁을 일으킨 부시 대통령과 파병을 결정해 자신을 죽음으로 내 몬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강한 원망을 했고 “살고 싶다”고 절규했다.

추가파병 결정, 표적 뻔했다

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세력에 의해 피랍되고 결국 피살되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 21일 김선일 씨가 이라크 무장세력에 의해 피랍된 사실이 이라크 알 자지라 방송에 의해 알려졌다. 알 자지라 방송은 테러단체로 알려진 알 자르카위가 24시간을 제시하며 추가파병을 철회하지 않으면 김선일 씨를 참수시키겠다는 협박의 테이프를 공개했다. 그러나 다음날 새벽 4시 참수시한이 마감됐을 때, 정부는 알 자지라 방송 등을 통해 “이라크 파병 재확인” 방침을 이라크 전지역에 내보내는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저지르고 말았다. 마감시한이 연장됐다며 안일하고 무책임하게 사건에 대처하고 여론을 진정시키는 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사이, 김선일 씨는 무장세력의 예고대로 마감시한을 넘기고 바로 참수,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라크 현지 분위기는 추가파병이 결정되면서 이미 극도의 불안감이 조성됐고, 김선일 씨가 피랍됐을 때도 참수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고 전해진다.

이라크 국민들은 고대 인류 문명의 발상지로 높은 긍지와 자존심을 보유하는 한편 외세의 개입에 대해서는 강한 저항의식을 지닌 민족들로 추가파병을 결정한 한국도 이라크 저항세력의 표적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 이라크에는 30여 개국으로 구성된 다국적군이 작전 중인데 자이툰 부대는 병력 규모면에서 미군·영국군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한편 이라크 파병은 완전히 자력에 의해 추진되는 첫 번째 해외 파병임과 동시에 우리 예산을 쓰면서 독립작전을 수행하는 부대 규모 측면에서 볼 때도 규모가 사상 최대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이 저항세력의 표적이 될 것은 예견됐다는 반응이다. 김선일 씨 피살을 두고 “미군과 한국정부의 희생양”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실리없는 파병결정







지난해 5월 14일 이라크 전후 복구 지원을 위해 파병되는 건설공병 서희부대 장병들이 서울공항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전세기에 오르고 있다.

이번 일로 정부는 미국의 ‘눈치보기’로 선량한 한 국민을 이억만리 타향에서 홀로 죽임을 당하게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졌다. 비난의 핵심은 테러범이 ‘한국군 철수, 추가파병 반대’를 협상조건으로 제시한 상황에서 ‘추가파병 불변’ 방침을 굳이 발표할 필요가 있었냐는 것이다. 한미 동맹관계에 미칠 영향을 걱정했다면 공개적인 방법이 아닌 다른 외교 채널을 통해 정부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고 추가 파병 논란이 확산되는 것도 김선일 씨가 귀환한 뒤에도 늦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영국의 파이넨셜 타임스는 지난 24일 ‘한국, 피살로 국제적 목표를 재검토한다’ 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역사적으로 ‘편협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 ‘은둔의 나라’라고 불렸던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 주둔 연합군에 가담하는 데 따른 국제 테러리즘이라는 새로운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는 이라크 파병을 통해 한미동맹의 관계를 다지고 대북정책에서 보다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나아가 이라크 재건 사업에 경제적 이익까지 얻을 수 있다고 파병 원칙을 내세웠다. 그러나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신뢰도 잃고, 별로 실익도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파병을 결정하긴 했으나 지지층의 여론이 등을 돌리자 파병을 미루다 미국이 주한 미군 일부를 이라크로 차출하는 일이 벌어졌다. 또 자칫 이라크 종족 분쟁의 갈등이 증폭될 수 있는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지역으로 파병키로 한 것도 실책이라는 주장이 있다. 이 지역은 이번 미국의 침공에서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으며 주변국들이 터키, 이란, 시리아 등이 쿠르드족 문제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라크 내 대다수 종족인 시아파와 수니파도 쿠르드족 문제라면 신경질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정부, 추가파병 3,000명 결정

파병 반대론자들은 미국의 명분없는 전쟁에 전세계적으로 반전운동이 일어나고 있고 미국내에서조차 반전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한국이 추가파병을 철회해야 한다는 데는 현지에 극도로 퍼져있는 위험성이 증대되고 있고 파병으로 얻는 실리도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찬성론자들은 국익과 한미관계, 유엔 안보리 결의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파병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라크의 평화정착과 신속한 전후 재건을 지원하기 위하여 국군의 추가파병을 결정했다고 한다.

정부는 이번 사건으로 추가 파병원칙에는 변함이 없으나 파병 규모나 병력 구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방부는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 주둔하고 있는 서희. 제마부대에 경계강화 지시를 내렸고 아르빌에 파견할 자이툰부대도 현지에서 발생 가능한 상황에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총 3,000여명의 자이툰 부대를 3차례에 걸쳐 재건 지원병과 경계병을 약 6대 4의 비율로 파견하는 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2003년 10월18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개최하여 3,000여명의 이라크 추가파병을 확정했다. 지난 18일에는 자이툰부대의 이라크 파병지를 아르빌 공항 인근 라쉬킨과 북서쪽 스와라쉬 등 2개 도시로 파병지를 최종 확정됐다. 이제 자이툰부대의 선발대와 본대의 파병만 남겨둔 상태다.


철저한 준비와 대책후 파병 돼야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살해된 가나무역 김선일(34)씨와 관련,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 이라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김선일 씨 피랍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대처방식은 전국민의 비난의 화살로 돌아왔고, 그로 인한 후폭풍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사회전반에 걸쳐 파병찬반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들은 이번 사건이 비단 ‘김선일 씨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민 전체의 문제’라며 분노하고 있다. 국민의 분노는 파병 찬반으로 이어졌다.

여야의원 50여명은 추가파병 중단 및 재검토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추가파병 당론을 강조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찬반론이 분분하고 한나라당도 추가파병 원칙을 강조하지만 정부 책임론을 주장하며 압박하고 있다. 민노당은 추가파병 철회뿐 아니라 서희·제마부대 철군까지 주장하고 있다. 네티즌들도 김선일 추모행사를 하며 대규모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6월 말 주권이양으로 스페인과 도미니카 온두라스 같은 파병국가도 철군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을 과시해서는 안된다. 기존 파병국가도 철수하는 마당에 추가파병은 그야말로 ‘자살행위’인 셈이다.

더구나 이라크 파병에 국익이 없음에도 파병을 강행한 것은 성급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또 이번 사건에서 보여주듯 이라크와 중동에 대한 외교관계도 완벽하게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준비없는 파병을 욕심에 눈이 멀어 파병을 결정했다. 정부는 더 이상의 희생양이 나오지 않도록 독보적인 결정을 접고 파병을 보류하고 연구와 대책부터 세워놓고 추가파병에 관한 재검토를 해야 할 것이다.

홍경희 기자 metell@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14편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 수업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영화와 함께하는’ 첫 번째 시리즈로 발간됐던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가 개정돼 새로 출간됐다. 2021년 처음 발간된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는 전근대 시기를 다룬 4편의 영화와 근현대 시기를 다룬 8편의 영화를 활용한 역사 수업을 제시했다. 이번에 발간되는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 개정증보판은 전근대 영화인 ‘자산어보’와 근현대 영화인 ‘서울의 봄’을 추가해 쉽고 재미있는 한국사 수업을 제시했다. 영화와 함께하는 역사 수업을 고민하는 교사, 영화와 함께 재미있게 역사를 공부하고 싶은 청소년, 그리고 역사 상식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는 영화마다 영화의 기본 정보와 함께 영화에 등장하는 역사적 사건이 역사서에 어떻게 기록돼 있는지, 교과서에는 어떻게 구현돼 있는지 살펴보고 팩트 체크 코너를 통해 그 내용을 영화가 얼마나 역사적 상황과 맥락에 맞게 그려냈는지 분석하고 있다. 이어 선정된 영화를 통해 어떤 역사적 맥락과 상황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소통하며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지 질문과 함께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무대나 역사적 배경이 됐던 곳, 영화 속 역사적 인물을 만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