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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권 경영부실 고객에게 떠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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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카드사 등 주요 금융권이 날로 이어지는 실적 부진으로 예금금리 인하와 수수료 인상, 부가서비스 폐지·축소 등으로 경영부실을 고객에 떠 넘긴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권이 금리인하와 수수료 인상, 각종 부가서비스 폐지·축소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에 발벗고 나섰다.

은행권은 지난 5월 국민은행이 정기예금 금리가 사상 첫 3%대 진입한데 이어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이를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부도위기까지 몰렸던 카드사들은 지출만 발생하는 부가서비스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와 함께 각종 수수료까지 인상하고 있다.

이는 은행권과 카드사의 실적이 초라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카드사 실적 저조

은행권은 1·4분기 역대 최대 수익률 증가율을 보였지만, 부채비율 증가와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 가운데 보완자본 비율이 높아지면서 재무상태는 오히려 악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드사의 수익성 또한 급격히 악화되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순이익을 평균 총 자산으로 나눈 값인 ROA(총 자산 이익률)이 -14.8%를 나타냈다.

이는 카드사가 지난 2001년 역대 최고치인 3.7%를 기록한 뒤 2년여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수익구조가 취약해진 것은 부실채권 증가에 따른 대손비용률이 2001년 3.7%에서 지난해 18.8%로 크게 상승한데다 과당경쟁으로 인한 주유할인 등 수익이 생기지 않는 부가서비스가 많아지면서 수수료 등 비이자 부문의 순이익률이 지난해 -3.5%로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지난 2002년 후반부터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바람에 2003년 카드사의 대손비용이 총비용의 55.8%에 달해 카드사의 비용구조도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금감원은 “카드사의 순이자마진이 매년 1%포인트씩 늘어나 최근 3년 평균치가 10.5%로 높아졌으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가계의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된데다 부실채권마저 크게 늘어 카드사들이 거액의 손실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또한 1·4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6,7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조6,259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늘어난 반면, 부실채권도 한 달에 9,000억원씩 증가하는 등 겉으론 남고 속으론 밑지는 장사를 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카드사의 부실로 인해 은행권이 흡수합병 함으로써 재무상태는 더욱 악화됐다는 것이다.


은행에 돈 맡기면 손해?

은행과 카드사의 재무상태가 여기까지 이르자 양측 모두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운영을 하고 있다.

은행권은 지난 5월 국민은행이 사상 첫 3%대(3.8%) 금리를 선보이면서 조달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명목금리는 3.8%로 콜금리(3.75%)에 비해 높지만, 세금 16.5%(0.627%)와 물가상승률(1분기 평균 3.3%)을 제외한 실질금리는 -0.127%로 돌아선다. 수치상으로는 은행에 돈을 맡기고 수익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덧없는 일이 된다.

비록 6월 중순부터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 가운데 거액 예금 고객들에게 추가로 지급하는 영업점장의 전결금리와 본부 승인금리를 0.05∼0.25% 포인트 인상했지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국민은행의 금리인하는 곧바로 다른 은행으로까지 번져 현재 은행에 정기예금을 해서 실질금리를 얻을 수 있는 3.927%가 넘는 곳은 제일 하나 한미 등 5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은행권은 이 같은 금리인하와 관련 “올 들어 지속된 시장 실세금리 하락세를 반영해 고시금리를 조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카드사 각종 서비스 줄이기 안간힘

은행권이 금리를 낮추면서 수익 만들기에 혈안이 돼 있다면 카드사는 그동안 손실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던 각종 부가서비스를 폐지·축소·변경 등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우리카드는 오는 5일부터 고객 등급별(1∼6그룹)로 현금서비스 수수료를 12.0∼27.4%에서 11.5∼27.4%로 변경키로 했다. 내용상으로는 수수료를 낮춘 것으로 보이지만, 그 속내는 그렇지 않다.

최우수 등급으로 전체고객의 10%정도에 불과한 1그룹의 수수료율은 12.0%에서 11.5%로 0.5%포인트 낮아지지만, 2∼6그룹은 오히려 0.5∼1.0% 포인트 가량 상승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취급수수료도 0.4%를 일괄 적용했던 것을 0.2∼0.5%로 차등 적용키로 했다. 이 또한 1, 2그룹은 각각 0.2% 0.3%로 인하효과를 받지만 4∼6등급은 0.1% 포인트를 유지하거나 1% 포인트 인상토록 돼 있다.

비씨카드도 1일부터 3개월 평균 30만원 미만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무이자 할부와 주유할인, 영화·통신요금할인 등 일부서비스를 제공치 않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이미 ‘희망백화점-삼성카드’회원에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기간을 최장 3개월에서 2개월로 축소했고, 현대카드도 ‘여우카드 회원’이 이철헤어리커와 씨즐러 이용시 제공해오던 할인서비스도 중단했다.

우리카드와 비씨카드 또한 후불교통카드 발급시 대중교통상해보험(최고 1,000만원 보상)에 무료 가입해 줬으나, 폐지했다. 신한카드는 또한 현대오일뱅크 이용시 제공해오던 ℓ당 30원 할인 서비스를 지난 2월 폐지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원래 부가서비스 자체가 신용카드 이용고객에 대한 부가혜택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라며 “일부 고객들이 신용카드는 전혀 이용치 않고 해당 부가서비스만을 집중 이용 카드사 손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명 기자 skc113@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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