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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종자산업을 거대과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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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우리나라의 신종플루 상황이 아주 위급해 지면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특허권을 강제 해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파장을 낳았다.
‘타미플루’는 스위스 제약사인 ‘로슈’가 2016년 까지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 강제해지란 국제법적으로 보호 받는 약품특허를 인정하지 않고 복제 약을 국내에서 생산하겠다는 의미이다.
‘타미플루’의 특허권 강제해지는 인도, 아프리카 등 인구가 많지만 경제적으로 대량 비축할 만한 여유가 없는 나라에서 나오는 얘기다. 세계 13위의 경제 대국인 우리나라의 신종플루 대응 형편이 취약해 한 말이지만 글로벌 경제의 수혜국인 우리의 경우 국제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
고부가치의 종자사업
지금 우리는 지적 재산권 전쟁시대에 살고 있다. 우주선 ‘나로호’의 발사 시기와 궤도 진입실패원인분석도 기술제공 국가인 러시아와 일일이 상의하고 귀속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품교역수지는 2007년 147억불 흑자이지만 원천기술 부족으로 기술수지적자는 31억불로서 기술의 대외의존도가 높다.
농업의 반도체로 비유되고 있는 것이 종자산업이다. 종자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이윤이 큰 기술집약산업이다.
그런가 하면 종자산업을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하여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외국회사들이 가장 먼저 눈독을 들인 부문이 한국의 종자산업이다.
당시 우리나라의 종자산업을 주도해 왔던 흥농, 중앙, 서울종묘가 아쉽게도 다국적 외국기업인 세미니스(멕시코), 노바티스(스위스)에 인수 되었고 흥농, 중앙종묘를 인수한 세미니스는 지난해 다시 미국의 몬산토 사에 인수되었다.
우리가 즐겨 먹기 시작하고 있고 농산물 수출의 효자상품인 파프리카 종자는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무게로 따지면 금 값보다 비싸다. 토마토의 경우엔 같은 종자라도 천원 짜리가 있는가 하면 10만원에 팔리는 품종도 있다. 우리나라의 제일종묘가 개발한 항암 쌈 배추 품종은 쪼그마한 종자 한 알에 200원을 호가하고 있다.
최근 괜찮은(good) 종합화학 기업에서 위대한(great) 농생명공학전문 바이오기업으로 변신한 미국의”몬산토”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몬산토는 1901년 코카콜라에 사카린, 카페인 등의 식품 첨가물을 납품하는 회사로 출발하였다.
그 후 아스피린 제약업과 화학공업, 석유화학 제품업에 이어 1995년엔 농 생명공학으로의 종자업으로 끊임없이 변신하여 세계 최대 종자업체로 성장하였다.
지난해 매출액은 122억불로서 2003년과 비교하여 130%, 순이익은 적자에서 23억불 흑자로 바뀌어 듀폰과 다우 케미컬의 경영실적을 앞 서고 있다.
얼마 전 블룸버그 통신은 몬산토 사가 새 유전자 변형작물(GMO) 종자가격을 최대 42% 인상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대두 옥수수 등을 수입하는 우리로선 그 만큼 수입 가격이 비싸질게 뻔하다.
우리나라는 1995년에 종자산업법을 제정하여 1997년부터 품종보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2002년 1월에는 국제식물 신품종보호동맹(UPOV)에 50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함으로써 회원국간 품종보호를 협력하고 있다. 회원국으로 가입하면 10년 이내에 모든 작물을 품종보호대상으로 지정해야 한다.
그 결과 2002년도의 품종보호대상 작물은 57개 이었지만 2008년에는 223개로 증가했다. 올해 5월부터는 당초 계획보다 3년 앞 당겨 딸기, 감귤, 블루베리, 양 앵두와 김,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를 제외하고 모든 작물로 확대 지정했다.
품종보호대상작물로 지정되면 수입종자 사용에 따른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로열티 지급은 2001년 5.5억 원 에서 2008년도엔 135억 원으로 크게 증가 되었다.
로열티 지급으로 계상되지 않고 종자가격에 포함되어 수입되는 파프리카, 토마토, 양파, 부추, 시금치, 버섯 등과 2012년 이후 지정될 품목을 감안하면 해마다 지급될 로열티는 훨씬 커 진다. 그런가 하면 그 동안 유사 복제제품의 유통으로 품종개발자의 실익이 없었던 신품종 개발과 출원은 크게 증가되고 있다.
품종보호 시행초기인 1998~2002년 까지 3년 동안의 출원은 연간 133개에 불과 했으나 2006~2008년 기간엔 479개 품종으로 증가 되었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
그 동안 신품종을 개발하고도 출원하지 못하던 품종의 출원 증가와 신품종개발을 위한 육종가의 투자 및 연구가 활성화 된 데에 있다. 품종 개발활성화는 수출확대로 이어져 지난해 채소종자 수출은 2,074만 불로서 품종보호 시행초기인 1998년에 비해 두 배로 증가 했다.
특히 그 동안 품종경쟁력이 취약한 화훼류도 해외 우수 유전자원과 신품종개발이 활성화 되면서 생산성 향상과 수출경쟁력도 커지고 있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종자 육종에서의 기초 기술은 굉장히 중요해졌다. 기초 기술은 원하는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유전자를 찾는 작업으로서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비슷할 정도로 어렵다.
다국적 기업인 몬산토 사는 분자 생물학, 병리 등 기초 기술인력을 육종 연구인력보다 두 배 이상으로 운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별로 품종별로 종자시장의 흐름을 파악한다.
건강, 기능성, 웰빙의 소비자 니즈(needs)도 파악하여 10년 후, 20년 후를 대비하고 있다. 몬산토의 연구비는 연간 900억원이고 하나의 종자 개발에 투자하는 비용 또한 1,0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채소종자시장 1,500억원의 절반이 넘는 규모이다.
세계의 종자시장 규모는 45조원에 달한다. 규모가 적은 국내시장에서 세계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종자 강국 코리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학계, 업계의 긴밀한 협력과 역할 분담이 가장 중요하다.
그 가운데 정부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종자협회의 49개 회원 사 가운데 연간 매출액이 100억 원을 넘는 회사는 10개 미만으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미국과 EU는 생물자원 확보와 보존을 위한 생물종(種)다양성 연구를 10대 거대과학분야의 하나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거대과학이란 기초과학 중 막대한 자본과 인력의 투입이 필요하고 거대한 연구시설물을 요구하는 과학분야이다.
연구성과의 파급효과와 경제성은 크지만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며 실패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정부가 주도 해야 할 연구분야로 선정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세계종자시장에서의 전쟁은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다. 점점 커지고 있는 로열티 지급과 종자가격의 상승은 우리의 식탁과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식량작물의 경우 우리는 식량자급이라는 국가 지상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중심이 되어 녹색혁명에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농진청이 보유하고 있는 장비와 시설, 우수 연구인력을 활용해 유전자원의 특성 규명과 우수한 계통의 선발, 분자 마커 개발 등 기초연구에 충실할 경우 종자 강국으로의 도약도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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