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쌍방울그룹 계열사 나노스가 쌍용자동차 인수를 추진 중인 광림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다가 일주일만에 돌연 철회 결정을 내린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회사 측은 사업 외 이슈보다는 본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컨소시엄에 빠지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를 두고 공시 번복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한국거래소 판단이 나오면서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나노스는 본 사업 집중을 위해 광림 컨소시엄이 제출한 쌍용차 인수의향서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나노스는 지난 11일 쌍용차 인수를 위해 구성된 광림 컨소시엄에 참가해 매각주간사에게 공고 전 사전 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다. 즉,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하기로 했다가 일주일 만에 입장을 바꾼 셈이다.
나노스는 이와 관련, 본업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나노스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주요 고객사로부터 기존 사업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받았고 내부적으로도 본업의 경쟁력을 확대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나와 컨소시엄에서 빠지기로 결정했다"며 "또 쌍용차 인수 이슈 때문에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어 그룹 차원에서 좀더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애당초 나노스가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할 만큼 형편이 넉넉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쌍방울 그룹이 쌍용차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컨소시엄을 구성할 필요성은 있었지만, 나노스는 지난 2018년을 고점으로 실적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고, 작년에도 연간 기준 적자를 기록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나노스가 만년 적자 기업이다보니 쌍용차 인수전으로 인한 자금 부담 가중 등 주주들의 우려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에 따라 기존 사업에서의 성과를 내 주주가치 제고와 사업 역량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나노스가 공시를 번복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나노스 측은 사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사실이고 본 인수의향서에서만 빠진 것이기 때문에 공시 번복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거래소는 이와 관련해 공시 번복에 해당하는 지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나노스의 공시 건이 공시 번복에 해당하는 지 여부는 내부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해당 내용에 대해 기업으로부터 경위서를 받고 판단을 내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토 후 공시 번복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불성실공시 지정예고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라면서도 "물론 공시번복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