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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 대통령, 김오수 사표 반려·면담 수용으로 진화…與 검수완박 강행은 부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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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엔 검수완박 우려 뜻…檢엔 더 노력 '동시견제' 포석

 

[시사뉴스 유한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김오수 검찰총장의 사표 제출 하루 만에 반려 카드를 꺼내든 것은 외통수로 접어드는 더불어민주당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추진을 더이상 지켜만 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찰 수사권 폐지·기소권 유지 법안에 여러 허점이 많아 졸속 입법이 우려되는 데다 여론수렴 절차도 생략돼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퇴임을 앞둔 문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어서다.

 

사표는 하루 만에 즉각 반려하면서도 보류해뒀던 김 총장의 면담 요청을 닷새 만에 수용하는 방식을 취했다는 점에서 자신에게 향하는 거부권 부담으로부터 벗어나겠다는 절충안을 선택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임기 안에 검수완박 입법을 매듭짓겠다는 민주당과 검찰 내 조직적 저항을 등에 업은 채 총력 저지 선봉에 나선 김 총장의 '강대강(强對强)' 대치 속 갈등이 돌이킬 수 없는 진영 간 정면충돌 국면으로 전개되기 전에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감도 작용한 듯하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김 총장의 사표를 반려하고 오늘 중으로 면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제출된 김 총장의 사표를 당분간 자신의 선에서 갖고 있겠다고 밝힌 지 반나절도 안돼 즉시 반려했다는 청와대의 공식 발표가 이뤄진 점에서 사안을 바라보는 청와대의 위기 인식이 드러난 것으로 평가된다.

 

정치권에서는 기존 김 총장의 면담 요청에 대한 문 대통령의 수용 여부를 통해 '검수완박' 입법 추진을 바라보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직·간접적으로 들어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후 던져진 사표 수리 여부를 통해서도 어떤 형태로든 문 대통령의 인식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외통수 국면에 놓이자 사표를 우선 반려하고, 면담 수용의 모양새를 갖출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니겠냐는 것이다.

 

다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요청 닷새 만에 김 총장과의 면담 일정이 성사된 배경에 대해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이 사표를 제출했기 때문에 행정부의 수장으로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 면담을 하는 것"이라는 일반론으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러한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말은 뒤집어 보면, 사표를 제출하기 이전에는 문 대통령이 김 총장의 의견을 끝내 듣지 않으려 했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김 총장이 사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기 전에는 면담이 성사되기 어려웠다는 점을 거꾸로 입증시켜준 게 아니냐는 것이다.

 

법조계를 중심으로 그동안 청와대가 '국회의 시간'이라며 입법 절차에 개입할 수 없다는 원칙론으로 일관한 데다, 문 대통령과의 면담 요청에도 미온적이자 김 총장이 '마지막 카드'로 사퇴 시점을 앞당긴 게 아니냐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사퇴 수순을 어느 정도 예측하기는 했지만 민주당의 법안 발의 이틀만에 이뤄질지는 몰랐다는 게 검찰 측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김 총장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외 171명 소속 의원 전원 발의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각각 제출한지 이틀 만인 지난 17일 사퇴 카드를 꺼냈다. 김 총장은 "검찰 수사기능을 전면 폐지하는 입법절차가 진행되는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검찰총장으로서 이러한 갈등과 분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법무부 장관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도 문 대통령의 신뢰를 받아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에 임명된 김 총장의 사퇴를 둘러싼 불쾌한 기류가 아주 없던 것은 아니다. 1차 검경 수사권 조정의 실무자로 검찰 조직 안정화와 함께 검경 수사권 조정의 안착을 역할을 요구받았던 사명은 뒤로한 채, 임기 말 검찰 조직의 입장만을 대변하며 '검수완박' 총력 저지로 입장을 선회한 것에 따른 근본적인 문제 인식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임기 1년을 남겨둔 시점에서 검찰개혁의 방향성과 마지막 검찰총장의 역할에 대해 비교적 분명히 제시한 바 있다. 6대 중대범죄를 제외한 검찰의 수사권 분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등 1차 검경 수사권 조정 제도의 안착과 검찰 내부 구성원 반발 완화가 그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1일 김 총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을 안착시키는 과정에서 스스로 개혁의 주체라는 자긍심을 갖도록 후배들을 잘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에 앞선 5월10일 취임 4주년 특별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추진 방향성에 언급했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검찰개혁이 다 완결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가닥을 잡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미 잡힌 방향을 안착시켜 나가면서 더 완전한 개혁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당시 문 대통령의 언급은 윤석열 당선인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을 골자로 한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을 사퇴 명분으로 정치권에 뛰어들자 기존 제도의 안정적 추진에 방점이 찍혀 있던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1년 사이 '검수완박은 부패완판'이라던 윤 당선인을 중심으로 정권은 교체됐고, 여전히 정치적 중립과는 거리가 먼 검찰의 행태를 보면서 역설적으로 임기 내 '검수완박' 입법 처리가 불가피해졌다는 게 민주당의 논리다.

 

그러나 대선 패배 속 지방선거 승리를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는 민주당의 입장과 달리 법률가 출신의 문 대통령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는 평가가 청와대 안팎에는 존재한다. 진영 결집만을 노린 민주당이 퇴임을 앞둔 문 대통령에게 지나친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사정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검찰 내부적으로 수사권 조정을 반대한다면 국회를 충분히 설득할 시간이 필요한데, 검찰총장이 그런 역할은 충분히 하지 않고 법안 발의와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 그만둔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청와대의 문제 인식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당 주도의 검수완박 입법 추진이 1차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제도적 안착을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의 구상과 방향성이 다르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갈등이 발생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게다가 윤 당선인이 심복인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판사출신 측근인 이상민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각각 내정한 상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언제든지 검수완박 입법을 무력화 할 수 있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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