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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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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시네마 돋보기] 약자에 대한 집단 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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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아일랜드의 시골마을. 네 명의 여성이 교회와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잔혹한 막달레나 수녀원으로 보내진다. 그곳에서 그들은 자신의 죄를 참회할 것을 강요당한다. 하지만 그들의 죄라는 것은 미혼모거나 너무 예쁘거나 못생겼다는 것, 너무 똑똑하거나 멍청하다는 것, 순결을 잃어버린 강간의 희생자라는 어불성설의 것들이다.

수녀원은 그녀들에게 죄 값을 치러야 한다는 이유로 비인간적이며 부당한 노동과 참회를 요구한다. 소녀들은 재치를 발휘해 위협으로부터 잠시 벗어나지만 노예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분노와 절망 속에서 그들은 마침내 탈출을 꿈꾼다.
저들이 지은 죄는 무엇인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여성판이라 불릴만한 ‘막달레나 시스터즈’는 1960년대 잉글랜드를 배경으로 막달레나 수녀원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됐던 억압과 착취에 대해 감독은 저들이 지은 죄는 무엇인가, 그것을 판단하고 단죄할 수 있는 이는 누구인가라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피터 뮬란 감독은 연기력과 연출력을 동시에 갖춘 실력파. 대니 보일 감독의 ‘트레인스포팅’ ‘쉘로우 그레이브’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고,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내 이름은 조’를 통해 1998년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은 바 있다.

피터 뮬란은 현대 유럽을 대표하는 좌파감독 켄 로치 영화의 배우답게 상당히 선동적인 연출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고발영화가 빠지기 쉬운 함정인 자극적인 영상과 감상적인 설정은 피했다. 다큐적인 시선으로 문제의 본질에 보다 정직하고 날카롭게 다가가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대상은 가톨릭 아닌 폭력 자체

‘막달레나 시스터즈’는 바티칸의 심기를 건드렸고 가톨릭 교단은 적의에 찬 반응을 보였다. 교회와 남성으로 상징되는 집단이 약자를 억압해온 광기의 역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교단의 폐쇄적 태도는 여전히 부당한 권위와 약자에 대한 야만적 지배욕이 인류에게 존재하고 있음을 역으로 일깨워준다.

피터 뮬란 감독은 가톨릭 교단의 비난에 대해 “가톨릭 교회가 아일랜드에서 어떻게 젊은 여성들을 억압했는가를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라 여성의 자유와 성 교육 노동의 신성함을 억압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 모든 신앙을 비난하는 영화”라고 항변했다.

2002년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예술영화전용관 씨어터2.0의 개관 1주년 기념작으로 씨어터2.0에서 5월27일까지 단관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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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한 시대 타락한 개인·하류인생
감독 : 임권택 / 주연 : 조승우, 김민선


이승만 자유당 정권 말기. 거리는 온통 시위대 행렬로 뒤덮이지만, 껄렁한 교복차림의 태웅(조승우)은 혼란스러운 상황에는 무관심하다. 단지, 홍익고교 짱에게 얻어터진 친구의 앙갚음을 위해 당장 그 놈을 찾아내야겠다는 생각뿐. 결국 짱을 흠씬 두들겨 패주는 데는 성공하지만 그 광경을 보고 분노한 승문에게 칼을 맞는 사고를 당한다. 칼이 꽂힌 몸으로 피를 흘리며 승문의 집으로 찾아간 태웅. 승문에게 직접 칼을 뽑으라 으름장을 놓고, 승문의 누나 혜옥(김민선)은 이런 저돌적인 태웅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금지된 사랑이 일으킨 전쟁·트로이
감독 : 볼프강 페터슨 / 주연 : 브래드 피트, 에릭 바나, 올란도 블룸


고대 그리스 시대, 가장 잔인하고 불운한 사랑에 빠지고 만 비련의 두 주인공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올란도 블룸)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다이앤 크루거). 사랑에 눈 먼 두 남녀는 트로이로 도주하고, 파리스에게 아내를 빼앗긴 메넬라오스(브렌든 글리슨)왕은 자신의 형인 아가멤논(브라이언 콕스)과 함께 모든 그리스 도시국가들을 규합해 트로이로부터 헬레네를 되찾기 위한 전쟁을 일으킨다. 트로이 정복의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불세출의 전쟁 영웅 아킬레스(브래드 피트) 뿐.


뱃속 태아를 기다리는 귀신·디 아이2
감독 : 옥사이드 팡, 대니 팡 / 주연 : 서기, 제대폰 폴디, 원려기


기혼남을 사랑한 조이(서기).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절망감에 충동적으로 수면제를 털어 넣지만 죽음은 그녀를 비껴간다. 누구도 원하지 않는 아기를 가진 조이는 산부인과를 찾는다. 뱃속 아기와의 첫 대면. 산부인과의 초음파 기기가 반사하는 영상이 심상치 않다. 조이는 태아의 움직임을 바라보다 정신을 잃고 만다. 임신 18주. 지하철 플랫폼에서 조이는 음산하고도 불안정한 시선을 느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녀'는 조이에게 무언가 말을 하려는 듯 하다가 진입하는 전동차를 향해 몸을 날린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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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전담재판부, 공정 재판 vs 입법독재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여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대한 위헌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여당에서는 그동안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과 공정성 확보를 명분으로 강력 추진하고 있으며, 야당에서는 헌법상 보장된 사법권의 독립과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배 될 위험성이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여당,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 3대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는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 1·2심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전현희 특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김건희 등의 국정농단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전담재판부 설치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다. 내란전담재판부는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법관으로 구성된다. 관련 사건을 맡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법관’ 판사 3명도 추가 임명하기로 했다. 내란전담재판부·영장전담법관 추천은 전담재판부후보추천위원회가 맡고, 후보추천위원은 법무부 1명, 법원 판사회의 4명, 대한변호사협회 4명씩 추천으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법안에는 위헌 논란이 있던 ‘국회 추천’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전현희 특위 위원장은 “일각에서 제기됐던 판사의 구성 추천 권한을 국회가 갖는 것은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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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F 푸른나무재단, 한국최초! 바티칸 교황청 초청으로 AI 시대 청소년 보호 제안 연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BTF 푸른나무재단(이사장 박길성)이 유일한 한국 연사이자 전 세계 NGO 최초로 2025년 9월 11일~12일 로마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린 교황청 신학학술원 국제세미나에 공식 초청받아 패널 연사로 발표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직접 임명받은 안토니오 스타글리아노 교황청 신학학술원장에게 직접 초청을 받았다. 교황청 국제세미나는 “창조, 자연, 환경, 평화로운 세상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전 세계 종교·학계·문화·시민사회 인사들이 모여 인류와 피조물의 공동선을 위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개최되었다. 세미나는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 추기경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교황이 AI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와 같이 21세기의 도덕적 위기에 함께 맞서며 평화롭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국제적 협력과 피조물(생명) 보호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BTF 푸른나무재단 박길성 이사장은 ‘피조물의 찬가 –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옹호(청소년 위기 문제)’ 세션에서 발표자로 나서, 지난 30년간의 재단 활동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청소년 보호와 AI 시대의 새로운 폭력 대응 과제의 시급성을 공유하며, 국제사회에 새로운 규범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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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끝자락 ‘여유작 콘서트’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오는 10월 8일부터 9일까지 보름달처럼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추석 연휴 끝자락에 ‘여유작 콘서트’를 개최한다. ‘여유작 콘서트’는 가을 하늘 아래 국악마당에서 열리는 야외 힐링 콘서트로,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가족 나들이객과 외국인 관광객, 인근 주민 등 다양한 관객층이 자유롭게 앉아 공연을 감상하며, 도심 속에서 국악을 더욱 친근하게 누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번 공연에는 대중 친화적인 색깔로 사랑받고 있는 두 팀이 무대에 오른다. 먼저 10월 8일 무대에 오르는 삼산은 고향 삼산면에서 이름을 따온 싱어송라이터로, 미디 사운드에 가야금, 해금 등 한국적 색채를 더해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재치 있는 가사와 개성 있는 스타일로 주목받는 신예 국악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어 9일에는 ‘듣는 이의 마음(心)을 풀어주고 채워주는(Full) 음악을 한다’는 의미를 담은 심풀이 무대를 꾸민다. 심풀은 소리꾼 3인(김주원, 박유빈, 김소원)과 해금(서지예), 타악(강경훈), 건반 연주자(김세움)로 구성된 판소리 그룹으로, 현대적이고 대중적인 감각으로 전통 판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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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일 안 해도 돈 준다’…청년 실업 대책, 계속되는 엇박자
‘청년 백수 120만’ 시대를 맞아 정부가 청년 고용 확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올해부터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를 강력 추진하기로 했다. ‘청년백수’는 대한민국에서 15~29세 청년층 중 공식적인 통계에 잡히는 실업자는 아니지만, 실직 상태이거나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또는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쉬었음’ 인구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지난 2월 통계청 발표에서 전년보다 7만여 명 이상 늘어난 120만7천 명에 달했다. 이중 실업자는 약 27만 명, 취업준비자 약 43만 명, ‘그냥 쉬었음’이 약 50만 명으로 그냥 쉰다는 ‘쉬었음’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쉬었음’ 인구는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하는 공식적인 용어로 일할 의사나 능력이 없거나, 있더라도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의 청년(쉬었음 청년, 구직 청년, 일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데 자칫 일 안 해도 정부가 수당도 주고, 각종 지원도 해준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 청년 세대의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